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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저류지 때문에…남한강 ‘이포보 지하수 고갈’
[한겨레] 김기성 기자  등록 : 20111227 17:21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이포보의 상류 쪽에 조성한 저류지가 주변 농지의 지하수 고갈을 재촉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저류지 주변지역 농민들은 “저류지 공사 뒤 지하수가 말라붙어 식수와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며 4대강 사업 한강3공구 시행자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과 시공업체인 대림산업의 관계자 등 4명을 지난 10월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서울국토관리청 의뢰로 지하수 고갈 원인을 조사한 호서대 연구팀은 ‘한강살리기 3공구(이포보) 저류지 및 하도 굴착에 따른 주변지역 지하수 영향 검토’라는 자료에서 “대신면 양촌리·당산리의 37농가, 87개 관정은 저류지 굴착이 지하수위 저하에 주원인”이라고 밝힌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호서대 연구팀은 ‘7개 마을, 109농가, 292개 관정’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는데, 이 가운데 특히 양촌리·당산리 19농가는 저류지 굴착으로 지하수위가 2m 이상 낮아져 양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나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자료에서 “조사지역의 지하수위 저하에는 저류지 굴착, 남한강 수위 변화 등 수리지질학적 요인과 수막재배로 인한 과다 취수, 부실 관정 설치 등의 복합적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양촌영농조합법인 대표 박영복씨를 비롯한 저류지 주변 대신면 주민 83가구가 지난 4월 “저류지 공사로 지하수가 고갈됐다”며 여주군과 서울국토청에 민원을 제기한 뒤 진상조사 차원에서 이뤄졌다.

서울국토청은 그동안 “4대강 사업 전에도 저류지 인근에 수막재배(2중 비닐하우스 위에 지하수를 뿌려 수막을 만들어 하우스의 열 유출을 막고 채소를 재배하는 시설)가 성행해 지하수가 고갈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서울국토청과 대림산업은 손해사정 절차를 통해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 10월 착공해 조성중인 이포보 저류지는 30년에 한번 쏟아질 수 있는 폭우에 대비해 파놓은 거대한 구덩이로서, 규모는 축구장 250여개를 합친 면적보다 넓은 185만㎡에 이른다. 남한강 주변 농경지를 사들여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인 이 저류지는 남한강 본류 수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물이 흘러들어오게 하는 구조로 돼 있다. 

여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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