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ewsface.kr/news/news_view.htm?news_idx=4459
53명 집단지성 ‘이근안 쓰레기 행적’ 기록 ‘경악’
목사 된 후에도 김근태 비아냥…네티즌 “잊지말자” 폭풍알티
민일성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2.30 14:25 | 최종 수정시간 11.12.30 14:45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별세로 독재정권의 고문만행에 대한 분노가 높은 가운데 당시 ‘고문기술자’ 이근안 전 경감을 행적을 정리한 엔하위키의 글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네티즌 집단 지성이 대표적 고문만행자인 이근안씨의 행보를 차곡차곡 기록한 것이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패러디 격인 엔하위키는 ‘이근안’ 항목에서 △프로필 △고문수법 △도피‧자수‧처벌 △목사 안수 후의 행적 △최근 근황 △대표적 피해자 등으로 이 전 경감의 행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처럼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사전 사이트’로 30일 오전 1시까지 ‘이근안’에 대한 글에 53명의 편집자가 참여해 85번 수정했다. 예배를 보는 사진, 안수 받는 사진 등도 함께 게재돼 있으며 주요 키워드에는 관련 기사와 블로그 글들이 링크돼 있다(☞ 글 보러가기).
트위터러들은 엔하위키 ‘이근안 행적 정리’에 “이근안이라는 쓰레기의 행적을 누군가 엔하에 차곡차곡 정리해서 올려놨구나”, “종교에 숨어 악행을 포장하는 잡놈”, “잊지 말아요”, “관심글로 두고두고 볼 거임”, “자세하게 적혀있어, 읽으면서 몸이 아프다”, “가슴이 아파도 알아야 할 진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폭풍알티’ 하고 있다.
ⓒ 엔하위키 화면캡처
프로필과 관련 엔하위키는 “1938년생. 우범곤 등과 더불어 대한민국 경찰사에서 영원히 가루가 되도록 까여도 시원치 않은, 아니 그 존재를 부정해야 하는 존재. 군사독재 정권 시절 민주화 인사와 무고한 사람들을 고문한 고문기술자로 별명은 박중령과 불곰이며 숱한 사람들을 다양한 고문으로 괴롭힌 인간쓰레기 겸 인간말종. 천하의 개쌍놈으로 평가받는다. 비슷한 사람으로 정형근이 있다”고 소개했다.
“1970년 경찰에 발을 들인 이후 줄곧 대공분야에서 일하면서 4건의 간첩검거 유공을 포함, 16차례의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며 엔하위키는 “당시 경찰내에서는 ‘이근안이 없으면 대공수사가 안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고문 수법’과 관련 엔하위키는 “당시 고문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회고에 따르면 몽둥이로 구타하는 것이 가장 견디기 쉬웠다고 할 정도로 그의 고문은 다양하고도 악랄했는데, 잠 안재우기는 물론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기본적인 고문으로 시행하였고 날개꺾기, 통닭구이도 이근안이 처음 개발한 고문이며 관절빼기는 그가 1인자였다고 한다”며 “남성 피해자들을 가장 괴롭혔던 고문은 요도에 볼펜심을 삽입해서 괴롭히는 요도 볼펜심 고문이었다”고 악랄한 고문 방법을 설명했다.
또 “일단 간첩혐의로 잡혀오면 누명을 씌우기 위해 자백이 필요한데, 온몸을 구타한 뒤 칠성판에 몸을 묶고 얼굴에 수건을 뒤집어씌운 다음 샤워기를 들이대 숨을 못 쉬게 하는 물고문, 새끼발가락에 전깃줄을 감아 전류를 흘려보내는 전기고문이 이어졌다”며 “보통 공안사건에서는 고정간첩으로 활동해왔다는 거짓 자백을 하고 나서야 고문이 멈춰졌다고 한다”고 밝혔다.
엔하위키는 “1980년대 ‘학림사건’으로 그에게 고문을 당한 경험이 있는 정치인 민병두는 당시를 회고하며 “고문 기술자로 악명 높은 이근안은 선데이서울을 보면서 전기고문의 볼트수를 올렸다 내렸다”며 “나 역시 온갖 구타와 잠 안 재우기 등의 고문을 당하고 동료들의 소재지를 댔다”고 고백했다”고 잔악상을 전했다.
“1971년 어로작업 중 납북되었다가 늘 감시 속에 살았던 김성학씨는 역시 1985년 12월에 이근안에게 전기고문을 당하여 척추디스크가 다 녹아내려 장애인이 되었다”며 조선일보 1999년 10월 29일자 기사에 따르면 “주로 당했던 고문으로는 의자에 앉혀놓고 머리를 뒤로 젖히고는 얼굴을 수건으로 덮고 물을 따라 숨을 못쉬게 하거나, 거꾸로 매달아 놓고 몽둥이로 내려치는 방법으로 고문하였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개한 함주명씨의 사례는 너무나 참혹하다. 1983년 2월 사업체를 운영하던 함주명씨는 졸지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후조종한 북한 간첩으로 몰려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63일 불법구금 당하며 이근안씨에게 43일간 고문을 당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진술했다.
“한 일주일동안 잠을 안재우더군요. 사람이 일주일동안 잠을 안자면요, 몽롱한 정신상태가 지속돼 마치 꿈처럼 모든 감각이 뒤떨어지고 먹먹해져요. 그런 후에 온몸을 개패듯이 패요. 인간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잔인하게. 거의 실신상태가 될 때까지…. 이런데도 시인안해? 그러면서 퉁퉁 부어 옴쭉달싹 할 수 없게 된 양 어깨를 볼펜심으로 쿡쿡 찌르는 거예요. 그래도 부인하면 사람 하나 딱 누울만한 칠성판에 뉘어놓고 사지를 찢어 다섯 군데로 묶는 장치가 있어요. 그렇게 꼼짝할 수 없게 되면 이근안이 내 가슴 위로 올라타. 그리고 수건을 입에 덮어씌운 다음 샤워꼭지를 들이대면서, 시인해! 시인해! 공기는 안 들어오고, 물만 들어오는 거지. 그래도 시인 안하면 새끼발가락에 플러스 마이너스로 전류를 흘려보내요. 온몸에 전류가 흐르면 완전히 죽어나가게끔 돼요. 그때 희미하게 무슨 소리가 들리면, 죽지 않으려고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는 거예요. 그럼 ‘그만, 풀어줘’. 그런 후 약간 정신을 차리면 조서 쓴 걸 보여줘요. 보면 다 엉터리로 조작돼 있지. 그럼 난 그렇게 간첩질하지 않았다고(원래 그런 적이 없으니까) 주장하면 또 고문이 시작되는 거예요. 이 새끼, 아직 정신 못차렸다면서. 안 당해본 사람은 몰라요. 이근안이 왜 고문기술자인줄 아세요? 딱 죽기 직전까지 고문하기 때문이에요. 죽지 않을 만큼 사람을 괴롭혀서 뭐든 시인하게끔 하는 지옥의 사자. … 요즘도 내가 잠자다 깜짝깜짝 깬다면 믿겠어요?”
이씨는 1988년 12월 퇴직 이후 10년 10개월 동안 도피 생활을 했지만 결국 1999년 10월 28일에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자수하면서 도피 행각도 막을 내렸다. 2000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형을 확정받은 뒤 여주교도소에서 복역하다 2006년 11월 7일 만기 출소했다.
‘목사 안수 후의 행적’과 관련 엔하위키는 “2008년 10월에는 대한예수교 장로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정식 목사가 되었으며, 설교하면서 자신이 고문했던 김근태 전 의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건전지 하나 들이대면서 겁을 줬더니 빌빌거리더라’며 비웃은 적이 있다. 그래서 천하의 개쌍놈 취급을 받고 있다”고 정리했다. 2010년 1월 극우 성향 인터넷 매체 ‘쿨TV’와 인터뷰에서 자신은 고문기술자가 아니라 애국자라고 주장하여 세간의 분노를 샀기도 했다.
엔하위키는 “사실 목사가 된거 자체에 대해서 뭐라고 할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김신조나 기타 과거에 어떤 일을 하다가 목회자가 된 경우 적어도 과거와 결별을 하거나 과거의 잘못은 자신을 이 길로 인도하겠다는 신의 뜻이라는 신앙고백을 한다지만 이근안은 그런거 없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기독교는 원래 사랑과 용서를 가르치는 종교다”라며 “과거에 무고한 사람들을 고문해서 죄가 있다고 진술을 조작한 자가 과거의 적들에게 용서를 구하기는 커녕 오히려 고문받던 모습을 비하하고 놀리는데 목사이기 이전에 신자로서의 자격이나 있는가”라고 목사 안수 후의 행태를 비판했다.
엔하위키는 “정형근, 백모씨등등 남영동에서 같이 고문에 가담한 경정들은 실명이 공개되었음에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며 “하기야 박종철 사건때 실제 수사 및 은폐를 명령한 모씨의 경우는 나중에 월간조선에서 스스로를 김삼룡을 처단한 반공투사로 자처해서 충격과 공포를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 씨는 지난해 2월 시사주간지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건전지 2개를 이용해 겁만 주었기 때문에 고문이 아니”라며 자신의 심문은 “일종의 예술”이라고 망언을 해 비난이 일었었다.
이날 트위터 타임라인에는 김근태 상임고문의 명복을 기원하는 글과 함께 ‘이근안-정형근-전두환’에 대한 비난 의견이 이어졌다. 특히 이근안씨의 목사 안수 사진이 확산되며 일부 네티즌들은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교단에 목사 안수 철회를 촉구했다. 이근안씨가 ‘김철수’로 개명한 점도 “진실로 회개했다면 이름에 성씨까지 바꿀 필요가 있을까요”라며 뭇매에 올랐다.
ⓒ 트위터 코리아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트위터에 “‘내가 직접 조사해 간첩 혐의로 형을 받은 범죄자들이 버젓이 국가기관에 의해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돼 한없는 좌절감을 느낀다’(이근안). 이런 사람의 설교를 듣고 ‘아멘’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데, 한없는 좌절감을 느낍니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근안은 ‘특별한 괴물’이 아닙니다. 노덕술, 최운하, 김창룡을 잇는 ‘충직한’ 경찰의 계보를 이은 사람이죠. 한겨울에 물대포 쏘는 ‘잔인한 심사’도 그 계보 위에 있습니다. ‘충직’과 ‘잔인’을 함께 엮은 건, 그 위에 있는 ‘권력’입니다”라고 일갈했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김근태의 죽음을 슬퍼하기보다 이근안에 대한 분노가 먼저 치밀어오르는 까닭은, 어설픈 화해와 용서가 결국 더 큰 비극과 절망으로 되돌아온다는 생각 때문... 그러나 그대. 잘 가소서”라고 애도했다.
한나라당 패러디 봇인 ‘Hannarardang’은 “오늘 새벽 별세한 김근태 전 의원의 명복을 빕니다. 금일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에서 이근안 목사의 주재로 추도예배를 드릴 예정입니다. 설교제목은 <사과하지 않고 사는 법>입니다”라고 비꼬았다.
한 트위터러는 “고문기술자 이근안에게 고문을 지시한 당시 안기부의 정형근을 2008년에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한 사람은 이명박이었다. 고문을 지시하고 감독했던 자에게 국민의 복지를 맡기는 정권이 바로 이명박 정권입니다. 후안무치한 사람들입니다. 정말 역겹네요”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트위터러도 “정형근이 국회의원으로 승승장구하고, MB정권 초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하고, 회개했다는 이근안이가 ‘고문은 예술이었다’고 언론지상에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젊은 세대들에게 말하고 싶다. 피와 삶을 받쳐 이룩해온 민주화, 당신들이 계승해야만 한다고”라고 통탄했다.
한 네티즌은 “이근안의 목사안수는 철회되어야 합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교단에 요청합니다. 이근안의 목사안수를 철회해 주십시오! 이근안의 신성모독을 그냥 보고만 있으렵니까?”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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