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62344

금강 찾은 배우 류승룡 "훼손된 자연 복원해야"
[동행취재] '이제는 금강이다' 21일째, 서천 첫발을 내딛다
17.09.22 08:52 l 최종 업데이트 17.09.22 09:29 l 글: 김종술(e-2580) 편집: 홍현진(hong698)
 신성리 갈대밭의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의 풍광에 빠졌다.
▲  신성리 갈대밭의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의 풍광에 빠졌다. ⓒ 김종술

넓은 강물에 기다랗게 펼쳐진 갈대밭이 장관이다. 갈대밭엔 작은 오솔길이 만들어져있다. 바람에 흔들거리는 갈대는 갈색 물결을 이룬다. 자전거도로에 심어놓은 키 큰 코스모스는 참가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충남문화재단 '이제는 금강이다' 금강의 발원지 뜸봉샘을 출발한 지 21일째. 소설 <금강>의 김홍정 작가, 독도 사진 작가인 이정호씨, 금강의 영상콘텐츠를 제작해온 정경욱 감독, 산악전문가 김성선·조수남씨 등 탐사단과 서천문화원, 서천예총 회원 및 시민들이 찾았다. 오늘은 대전의 지역아동센터인 '해맑음 센터' 학생들과 영화배우 류승룡씨도 함께했다. 참여한 인원만 100여 명 정도다.

198,000㎡의 자연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신성리 갈대밭은 금강변의 철새와 함께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TV 드라마 <추노><자이언트> 등 촬영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나라 3대 갈대밭으로 서천군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김성선 탐사단 대장과 영화배우 류승룡씨 등이 앞장서서 걷고 있다.
▲  김성선 탐사단 대장과 영화배우 류승룡씨 등이 앞장서서 걷고 있다. ⓒ 김종술

이슬이 채 가시지 않은 갈대밭을 걸었다. 살랑살랑 춤추는 갈색 갈대에 매료되었다. 믿고 보는 천만 배우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류승룡씨를 붙잡고 사진을 찍느라 일행들의 발걸음이 자꾸만 뒤처진다. 자전거 도로에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강물은 탁했다. 금강으로 유입되는 작은 수로와 지천에는 쓰레기가 잔뜩 밀려와 있다. 드문드문 눈불개와 민물 숭어가 상층에서 헤엄치는 모습도 보인다. 화양면 연꽃단지까지 걷는 길에는 화장실이 없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일부 참가자들이 화장실 때문에 물을 마시지 못했다.

류승룡씨는 '해맑음 센터' 학생들을 일일이 손을 잡아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아이들과 놀아주느라 앵무새처럼 쉬지 못한다. 연예인을 처음 봤다는 학생은 "오늘 오는 게 싫었는데, 막상 와보니 참 좋았다. 가을 햇살도 좋았고 류승룡 아저씨랑 사진도 찍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류승룡씨에게 금강을 찾은 이유와 금강을 돌아본 소감을 물어봤다.  

 영화배우 류승룡씨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상재선생 생가에 들어서고 있다.
▲  영화배우 류승룡씨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상재선생 생가에 들어서고 있다. ⓒ 김종술

"길 위에서 만난 '여행문화학교 산책'의 김경선 대표를 통해 왔다. 소외되거나 관심이 필요한 학생들이 온다는 소식에 저와 부합해서 맞았던 것 같다. '이제는 금강이다'는 단순히 걷는 것이 아닌 환경문제, 4대강 문제가 결부되어 있다. 문제성이 심각하다는 말만 들었는데, 고향인 서천을 같이 걸으면서 피부로 와 닿게 보고 느끼고 싶었다. 4대강 문제도 알고 싶고, 알리고 싶었다. 

결국에는 여기 온 학생들에게 복지도 좋지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물려주는 그런 게 우리의 사명이지 않을까 하는 교두보적인 사명으로서 작지만, 참여하고, 작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작은 돌들이 소리친다고 했다. 알아야지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추악한 모습이다. 예전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들어보면서 걸으니 아주 심각한 문제로 와 닿았다. 이제라도 빨리 허물고 치유하도록 자연에 되돌렸으면 좋겠다. 

(4대강) 보를 트는 것은 국민 모두가 바라는 바이다.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자는 것은 불편한 시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생태계가 파괴되고 동물들이 죽어가고, 악취가 나고,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으면 상식적으로 아니다. 더 늦기 전에 그것들을 복원하자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다."

 한산모시관에서 서용석 고수, 박성환 소리꾼의 중고제 판소리 한마당이 열리고 있다.
▲  한산모시관에서 서용석 고수, 박성환 소리꾼의 중고제 판소리 한마당이 열리고 있다. ⓒ 김종술

화양면 연꽃단지부터 한산모시관까지는 버스로 이동했다. 한산모시 전통공방에는 모시밭, 태모시만들기, 모시삼기, 모시날기, 모시매기, 꾸리감기, 모시짜기 등 직조과정의 설명과 함께 재현을 하는 곳이다. 넓은 잔디마당에서는 서용석 고수, 박성환 소리꾼의 중고제(中高制) 판소리 한마당이 열렸다. 

 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핀 강변을 따라 걸으며 가을 햇살을 만끽했다.
▲  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핀 강변을 따라 걸으며 가을 햇살을 만끽했다. ⓒ 김종술

이후 이상재 선생 생가지로 이동했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84호인 이상재 선생 생가지는 한산면 종지리에 있다. 조선 후기 종교가·정치가로 일찍이 기독교에 입교하여 신앙운동을 통해 민족정신을 일깨우고자 노력했다. 고종 18년(1881) 신사유람단의 수행원으로 일본을 시찰하고 돌아와 고종 25년(1888) 전권 대신 박정양을 수행하여 주미공사 서기로 부임했다. 

이상재 선생은 일제의 강압에도 불구하고 물산장려운동과 절제운동 등을 전개하면서 민족정신을 고취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고 강직한 성품과 신념, 그리고 민족을 하나로 아우르는 따뜻한 동포애를 통해 당시 나라를 잃고 방황하는 이 땅의 청년들에게 길을 밝게 열어 주는 등불이 되어 독립의 초석이 된 인물이다.

일행은 다시 화양리 연꽃단지로 이동하여 서천 하굿둑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널따란 공원에는 4대강 수변공원으로 조성된 곳에서 트랙터가 수확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인적이 드문 강변에서는 골프채를 휘두르는 사람도 있다. 한 참가자가 혀끝을 찬다. 

"사람도 찾기 힘든 한적한 곳에 4대강 공원을 만들었으니, 누가 찾을까 했는데, 오늘 보니 (골프) 저런 사람들이 살기 딱 좋은 곳이 되었다. 저렇게 골프공을 날리다가 혹시나 사람이라도 맞으면 큰일 날 것이다."

배롱나무꽃이 아름답게 핀 마지막 종착지 문헌 서원으로 이동했다. 문헌서원(文獻書院)은 고려 말의 학자인 가정 이곡과 목은 이색을 배향하기 위해 만든 조선시대의 서원이다. 1984년 5월 17일 충청남도의 문화재자료 제125호로 지정되었다. 이후 김홍신 작가의 인문학 콘서트로 하루를 마감했다.

 서천군의 자랑인 신성리 갈대밭에서 걷기에 앞서 사진도 찍었다.
▲  서천군의 자랑인 신성리 갈대밭에서 걷기에 앞서 사진도 찍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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