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contents.nahf.or.kr/id/NAHF.iskc.d_0001_0030

지방통치 단위로서 고구려 성
 
당나라 때 중국측 기록에는 고구려의 지방통치 방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큰 성에는 褥薩이란 지방관을 두는데 중국의 都督에 비견되고, 여러 성에는 處閭近支를 두는데 刺史에 비견되고 작은 성에는 可邏達을 두는데 長史에 비견되고 또 작은 성에는 置婁를 두는데 縣令에 비견된다.” 이처럼 고구려는 성을 중심으로 지방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런데 고구려 산성은 대개가 험준한 지형을 이용한 산성이라는 점에서, 주민들의 평상시 거주 공간으로서는 그리 적절한 공간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성이 지방통치의 단위로 기능하게 된 데에는 고구려 영역지배의 특성과 산성 축조의 역사적 변천과정이 그 배경이 되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앞에서 다양한 기준으로 고구려 성을 분류하였는데, 고구려 성은 시대에 따라 이러한 분류 방식의 다양한 유형들이 등장하면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구려 산성은 그 축조시기에 따라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사실 시기별로 산성의 성격과 분포 범위도 달라지게 된다. 특히 거주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러한 변화가 주목된다.

초기산성은 대체로 2~3세기대에 축조된 성으로, 고구려 초기 영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 집안의 丸都城과 覇王朝山城, 환인의 紇升骨城·高儉地山城·城墻砬子山城·瓦房溝山城, 신빈의 黑溝山城·轉水湖山城, 통화의 自安山城 등이 이 시기 대표적인 중형산성들이다. 이들 중형산성은 대개 초기 고구려 영역의 외곽선에 분포하고 있는 군사적인 거점이며 최전선의 방어시설로 구축된 산성들이었다. 이들 초기 산성은 그 위치가 대체로 산정상부에 자리잡음으로써 유사시에 군사적 방어력은 뛰어나지만 평상시의 거주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며, 그 규모가 중형산성 정도로서 주민들의 入居性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즉 초기 산성은 지방통치의 중심지로서의 기능보다는 군사적인 거점으로서의 성격이 두드러진다. 이는 초기 지방지배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중기산성은 3세기말에서 4세기 중엽에 걸쳐 축조되었는데, 대표적으로는 집안·환인 일대에서 요동으로 나가는 교통로상에 위치한 新城·鐵背山城·五龍山城·舊老城·太子城·衫松山城·羅通山城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산성는 규모가 대형화되고, 산성의 위치나 구조가 평지에서의 접근이 용이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산성 내에 관청이나 중요시설물들이 설치됨으로써, 산성이 평상시에도 정치적·행정적 중심지로서 기능하였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후기 산성은 5세기 이후 요동지역을 장악하면서 이 지역 일대에 대거 축조되는데, 그 수가 많아 여기서 일일이 거론하지 않겠다. 이들 중후기산성은 지역중심성으로서의 기능을 잘 보여준다. 중기산성 이후 많은 산성에서 보이는 階段狀垈地나 複郭式山城의 출현도 성 내부의 거주공간의 확대로 주민들의 入居性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산성의 지역 중심지로서의 성격이 강화되는 조건이 된다. 따라서 이제 산성은 순수 군사적인 기능만이 아니라 지방통치의 중심지로서 기능하면서, 그 역사적 성격이 부각되게 된다.

마지막으로 산성과 산성 주위에 분포하는 平地城과의 관계를 살펴보자. 4세기까지 고구려 영역 내에 존재하였던 중요 평지성으로는 고구려의 도성인 집안의 國內城, 환인의 下古城子城, 통화의 赤柏松古城, 제2玄鶖郡治로 비정되는 영릉진의 永陵南古城, 목기진의 평지토성, 무순 東洲小甲邦古城, 제3玄鶖郡治로 비정되는 무순의 勞動公園古城, 西安平縣治로 비정되는 단동의 靉下尖古城 등이 있다. 이들 평지성은 漢代의 토성지이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은 성들이다. 이들 평지토성은 고구려시대에서도 계속 활용되었다. 특히 정치적 중심지로서 인구가 밀집되고 관청 등 주요시설이 필요한 國內(집안)나 卒本(환인)지역 등에서는 더욱 그러하였다.

고구려는 이들 평지성의 주위에 군사적 목적으로 산성을 축조하였다. 집안의 丸都城, 환인의 紇升骨城, 영릉진의 舊老城, 무순의 新城, 단동의 泊衮城(단동 호산산성) 등이 그러하다. 평지성 부근의 산성이 거주성을 확보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볼 때, 산성과 평지성이 밀접히 연관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 결과 평지성과 산성이 조합된 구조를 갖추게 되는데, 특히 도성의 경우에 그러한 특성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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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성 개관 - 동북아역사넷  https://tadream.tistory.com/3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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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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