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13250.html

‘최시중 양아들’ 정용욱, 거액뇌물 받고 캐나다 도피?
[한겨레] 김태규 기자    황준범 기자   등록 : 20120103 21:05 | 수정 : 20120104 08:27
   
김학인 이사장 정관계 로비 의혹
학점인정기관 한예원 돈 240억 빼돌려 비자금 조성 
“정용욱에 돈 건넸다” 한예원 관계자 검찰 진술

≫ 수백억원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이 3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의 정·관계 로비 혐의도 수사중이다. 사진 뉴시스

학원 공금 수백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구속된 김학인(48)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한예원) 이사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비자금을 만들어 방송통신업계와 정치권 실세 등에게 건넸다는 것이다.

3일 김 이사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담당한 이숙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이사장은 학원돈 240억원을 유용하고, 법인세 53억원을 포탈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 등)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윤희식)는 김 이사장이 학점인정기관인 한예원을 정규대학인 것처럼 속여 학생들을 유치하고, 학원비를 개인회사인 한국방송아카데미 계좌로 받아서 횡령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김 이사장이 수강료를 자신의 계좌에 넣어 관리하면서 개인 소득으로 처리하고 본인 명의로 서울 신촌과 우면동에 부동산을 구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중국 출장을 가면서 4억원을 국외계좌로 빼돌린 재산도피의 단서도 잡았다고 한다. 이에 앞서 검찰은 “횡령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김 이사장을 협박해 10억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한예원의 전 회계 담당 여직원 최아무개(38)씨도 구속했다. 검찰은 또 계좌추적을 통해 김 이사장이 한예원 상임고문인 ㄱ씨 가족 명의로 설립된 유령기업 ㄱ사를 통해 돈세탁을 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수사의 초점을 김 이사장이 조성한 비자금의 사용처에 맞추고 있다. 김 이사장은 횡령 사실을 부인하면서 비자금의 사용처까지 함구하고 있지만, 검찰은 “김 이사장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최측근 정용욱(49)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한예원 관계자의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양아들’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깝고도 오랜 측근이다. 서울 여의도에서 정치 관련 홍보회사를 운영하던 정씨는 10여년 전부터 최 위원장과 각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2007년 대선 때 최 위원장이 이명박 후보의 ‘멘토’로서 홍보전략을 지휘할 때도 정씨가 곁에서 도왔다. 최 위원장은 2008년 방통위원장 취임 뒤 개방형 직위에 관한 특례 규정을 바꾸면서까지 정책보좌역 자리를 신설해 그해 7월 정씨를 기용했다. 정씨는 주로 청와대와 국회를 상대하는 정무 보좌관 구실을 하면서 정치권과 방송통신 업계에서 ‘실세’로 꼽혔다.

최 위원장을 끝까지 보좌할 것으로 보였던 정씨는, 그러나 지난해 10월 “해외에서 사업을 하겠다”며 갑자기 사표를 냈다. 말레이시아를 거쳐 현재는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수사팀 관계자는 일단 “정씨 관련 의혹은 전혀 수사하지 않고 있으며 정씨에 대한 ‘입국시 통보 조처’도 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사정당국 관계자는 “정씨가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많아 복수의 사정기관에서 1~2년 동안 정씨 관련 범죄 첩보를 수집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이사장이 이 정권의 핵심 실세 현역의원 쪽에 수억원을 건넸다는 의혹도 거론되고 있다. 17대 총선에서 출마했다 낙선했던 김 이사장이 올해 치러질 19대 총선 출마를 위해 로비를 벌였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태규 황준범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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