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나꼼수 비판은 틀렸다
[칼럼]암만봐도 나꼼수를 도발해 덩달아 뜨고싶어 안달일뿐
서영석 칼럼니스트 | newsface21@gmail.com 
12.01.04 14:11 | 최종 수정시간 12.01.04 14:13     
 
사실 '나는꼼수다'는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훌륭한 자기변명이 되기 때문에 굳이 옹호하고 자시고 할 이유는 없다. 

SNS위력에 소름끼쳐하고 있는 조중동이나 수구세력들이 나꼼수를 비난한다면 그냥 무시해도 그만이다. 귀담아 들을 이유도 없거니와 나꼼수 자체가 매체적 성격을 갖고 있는데다 조중동보다 어떤면에선 더 큰 위력을 갖고 있으니 나꼼수 자신들이 그들의 비난을 잠재울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중동의 한 대척점이라 할 수있는 이른바 진보적 인사들이 나꼼수를 비난하거나 비판할 때는 딱히 나꼼수가 자기 변호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없지 않다. 김어준 씨도 그런데 힘쓸 여유도, 이유도 없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 천상 그런데 대한 변호는 나꼼수가 아닌 남이 해줄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꼼수에 대한 비판은 몇가지 정형이 있다.

첫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건 "나꼼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모든 것을 대변해야 한다"는 나꼼수 전지적 시점의 비판이다.

가령 "내년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중간파 유권자를 공략해야 하는데 우리편끼리 놀다보면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못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따위의 지적이 그것이다. 한술 더 떠 나꼼수가 소수정파 친노세력의 선동방송이 되면 나꼼수가 설득해야 할 40% 부동층에 대한 외연을 확대하기 곤란해진다는 식으로 논리가 달나라로 향한다. 나꼼수는 6백만 다운로드를 받는 국민방송이니 친노세력들만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 스펙트럼을 전방위로 넓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괴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다. 엄밀히 말하면 나꼼수는 정치풍자 팟캐스트방송일 뿐이다. 어떤 주제를 택하든 그것은 전적으로 나꼼수가 선택해야 할 일이다. 내년 선거에 이기기 위해 특정세력을 규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방송들을 또하나 만들면 된다. 실제 민중의 소리에서는 '애국전선'이란 팟캐스트 방송을 제작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1인미디어 '희소식'도 마찬가지다. 나꼼수가 인기 있다고 느닷없이 나타나 '친노방송'만 만들면 되느냐고 훈장질하는건 그야말로 '오버'다. 게다가 이들이 "나꼼수가 노무현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면서.." 운운하는데까지 이르면 어이없고 아연할 뿐이다. 나꼼수가 노무현 정부 대변인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게다가 나꼼수가 소수정파 친노세력의 선동방송이라고 표현한 것도 팩트의 오류에다 증오심이 덧칠된 표현일 뿐이다. 김어준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한다고 해서 나꼼수를 친노방송이라고 한다면 윤도현의 러브레터도 친노방송이고 김제동의 스타골든벨도 친노방송이다. 게다가 친노세력이 소수정파라면 그 정파하고 1대1 통합한 민주당은 뭐하는 정당이란 말인가. 나꼼수의 자매방송인 '나는 꼽사리다'의 주요한 패널인 우석훈 씨는 참여정부 내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이다.

두번째 나꼼수 비판의 정형은 나꼼수 그 자체와 나꼼수에 열광하는, 혹은 청취하는 청취자들을 혼동하거나 동일선상에서 취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꼼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나꼼수를 비판하면 '폭풍까임'을 당한다고 주장한다. "목숨 걸지 않으면 나꼼수 못 까요", "꼼진리교 신자들은 워낙 닥치고 찬양이 아니면 다 나꼼수에 대한 질투로 읽더라구요"라는 진중권 씨의 주장이 대표적이다.

사실 제대로 된 비판이면 그렇게 까임을 당할 이유도 없겠지만 이런 류의 비판은 그야말로 스타와 팬을 혼동하는 일반적 오류일 뿐이다. 김연아나 슈퍼주니어 팬들로부터 욕을 먹고 흠씬 두들겨 맞은뒤 김연아와 슈퍼주니어를 씹는 것과 진배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 이들이 과연 얼마나 까임을 당했는지도 실은 의문이다. 클라우드 닷컴에 따르면 지난 90일간 소설가 이외수 씨가 받은 리트윗은 63만회에 달한다. 필자는 36만회이고 진중권 씨는 25만회다. 여기에 든 사람들은 필자를 포함해 한국에서 톱클래스의 리트윗을 받는 사람들의 통계다. 그런 나도 실제 reply나 인용하기를 통해 까임을 당하는 회수는 극히 적다. 몇번 까임을 당하고나서 폭풍까임을 당한다고 하소연하는건 그야말로 자기과신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이 갈망하는 그 무언가를 다른 사람이 쥐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화를 내고 분통을 터뜨리며 이 때문에 적대적으로 반응한다면 그것은 시기심에 해당한다. 정봉주 전의원이 이들의 비판에 대해 "나꼼수를 도발해 덩달아 뜨고 싶은 것"이라고 지적한건 전적으로 옳다. 다만 진중권 씨가 '질투'라고 표현한 것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시기심은 나꼼수와 비판자들 양자간의 문제지만, 질투는 나꼼수와 나꼼수 팬, 그리고 비판자의 삼각관계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꼼수의 열혈팬들이 나꼼수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나꼼수 멤버들이 목숨을 걸고 현정권과 싸울때 입진보들은 뭐했느냐"는 역비판에 맘상할 일도 없다. 아무 일도 안했다면 그런 역비판은 감수하고 반성할 일이고, 자신도 못지 않게 투쟁했는데 그런 얘길 듣는다면 한귀로 흘리면 그뿐 아니겠는가.

서영석/ 정치평론가, 전 서프라이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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