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829577.html


MB정부 해외자원개발, 사업착수 과정뿐 아니라 관리도 ‘엉터리’

등록 :2018-01-26 17:29 수정 :2018-01-26 17:51


산업부 해외자원개발 태스크포스 2차 전체회의서 ‘관리부실’ 점검

하베스트 블랙골드 시설건설 계약, 3억달러라더니 7억달러 부담

멕시코 볼레오 사업에선 7800만달러 부가세 환급 못 받고 허공에

태스크포스, ‘원인 규명’ 분과 신설하고 부실 사례 백서 만들기로


석유공사가 인수한 캐나다 에너지회사인 하베스트. 한겨레 자료

석유공사가 인수한 캐나다 에너지회사인 하베스트. 한겨레 자료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나선 공기업들이 제대로 된 경제성 평가 없이 대형 사업에 착수하고 난 뒤, 사업 관리마저 부실하게 함으로써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하베스트를 인수하고 천문학적 손실을 본 석유공사의 경우 2010년 ‘블랙골드’ 광구에서 오일샌드를 생산하기 위해 지에스(GS)건설과 3억달러 규모의 이피씨(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그 뒤 계약방식이 바뀌면서 건설비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멕시코 볼레오 광산 투자로 ‘파산’ 위기에 놓인 광물자원공사는 부가세 환급을 받기 위한 회계 처리를 미흡하게 함으로써 7800만달러를 허공에 날린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꾸린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는 이날 2차 회의를 열고 하베스트·볼레오 사업 관리 부실 사례를 점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10년 GS건설과 블랙골드 광구 생산시설 EPC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방식은 ‘총액 계약’이었고 규모는 3억달러(약 3600억원)였다. 그러나 그 뒤 계약방식이 ‘실비 정산’으로 바뀜으로써 석유공사가 GS건설에 지급한 건설비는 총 7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 건설 과정에서 계약의 구체적 내용이 바뀌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금액이 2배 이상 뛴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처럼 계약 내용과 금액이 급격히 변하는데도 해당 내용은 하베스트 이사회에서만 논의됐을 뿐, 모회사인 석유공사 이사회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가스 처리시설(Bilbo plant) 건설 때도 품질 기준에 맞지 않는 부실 설계를 해서 제품의 품질 저하를 초래했다. 파이프라인 등을 사용할 때 계약된 약정 물량을 채우지 못해 3년간 1000만달러의 위약금도 지불했다.


광물자원공사가 멕시코에서 벌인 볼레오 광산 사업에서도 관리 부실 문제가 드러났다. 우선 사업부서와 회계부서 사이에서도 황, 디젤 등 재고자산 평가가 2배 이상 차이 났다. 광물자원공사가 볼레오 광산의 재고 평가를 얼마큼 허술하게 했는지를 보여준다.


또 5만달러 이상 대형 계약도 입찰을 거치지 않고 대부분 수의계약을 처리됐다. 부가세 환급을 받기 위한 증빙자료(회계장부)를 제대로 만들지 못해 7800만달러의 돈을 되돌려 받지 못하기도 했다. 미사용항공권을 제삼자에게 양도하거나 무제한으로 시간외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방만 운영과 도덕적 해이 사례도 확인됐다.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 진행된 해외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해 국회의 국정조사와 감사원·검찰 조사 등이 진행됐으며, 당시 조사는 대체로 사업착수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감사원의 마지막 감사는 2015년으로, 유가가 본격적으로 떨어진 기간(2015∼2016년)에 해당 공기업들이 부실 가능성이 커진 사업들을 어떻게 관리했는지는 감사 대상에 오른 적이 없다.


한편, 산업부 태스크포스에 부실 발생 원인과 책임을 보다 철저하게 규명하기 위한 별도 분과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분과장은 이명박 정부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쓴소리를 내 온 고기영 한신대 교수가 맡게 됐다. 태스크포스는 향후 부실 사례를 모은 백서를 작성해 공개할 예정이다. 또 2월 초에는 연구용역을 맡은 지질자원연구원과 태스크포스 민간위원들이 하베스트 등 주요 부실 사업 현장을 실사한다.


박중구 태스크포스 위원장은 “지질자원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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