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04805


"품위 없다·김여정에 완패"... 펜스 방한에 미 언론 '혹평'

"한국 가지 않는 것이 나을 뻔... 김여정에 스포트라이트 뺏겨"

18.02.13 09:21 l 최종 업데이트 18.02.13 09:21 l 윤현(yoonys21)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행보를 비판하는 CNN 뉴스 갈무리.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행보를 비판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북한 대표단을 외면하며 대북 강경책으로 일관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행보에 미국 언론도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CNN은 12일(현지시각) 북한에 정통한 미국의 고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펜스 부통령이 이번 방한에서 대북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기회를 놓쳐버렸다"라며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이미지를 깎아내렸다"라고 비판했다.


이 소식통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 입장할 때 기립하지 않고 박수도 치지 않은 것에 대해 "일부러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이라며 "품위 없는(undignified) 행동이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개막식에서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과 인사를 나누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만약 펜스 대통령이 존중을 표하는 작은 제스처라도 취했다면 북미가 서로 신뢰를 쌓고 외교적 대화로 이끌 수도 있었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펜스 부통령이 전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노력을 전제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해 "백악관이나 국무부와 사전 조율하지 않고 한 말로 보이는 만큼 여전히 북한은 의심을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식통은 "앞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과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앞뒤가 일치하지도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다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 적당하고 포괄적인 합의에 나설 용의가 있을 것"이라며 "비핵화라는 것은 제한적인 핵보유국 인정이나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연기 합의 등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개최국 선수단 입장 때 기립은 당연한 예의


<USA투데이>도 "펜스 부통령은 한국에 오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뻔했다"라며 "개막식에서 남북이 공동 입장할 때 기립하지 않음으로써 개최국인 한국을 불쾌하게 만들었고 당연한 예의조차 유치한 정치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펜스 부통령은 애국심 전략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남북 공동 입장에는 한국 선수들도 있었다"라며 "북한이 독재 정권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한국은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남북 선수단에는 미국의 굳건한 동맹인 한국 선수들도 있었다"라며 "미국은 한국에서 많은 존경을 받고 있으며, 펜스 부통령은 작은 행동만으로도 미국을 향한 존경심에 화답할 수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펜스 부통령이 올림픽이라는 국제 행사에서 남북 선수단이 입장할 때 기립하는 것을 북한 체제에 대한 인정이라고 여기는 것은 터무니없다"라며 "미국인이라도 펜스 부통령의 행동은 당황스러웠다"라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 북한 손 안에서 놀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한 행보를 비교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한 행보를 비교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는 칼럼에서 "김여정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알 수 없는 매력을 뽐내며 펜스 부통령으로 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았다"라며 "외교적 이미지 메이킹에서 김여정이 펜스 부통령에 완승을 거뒀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펜스 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때까지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해묵은 메시지'를 가져온 반면에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하는 예상치 못한 메시지를 가져왔다"라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부 한국 전문가였던 민타로 오바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펜스 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을 훼손하려는 이미지를 보이면서 결국 북한의 손 안에서 놀았다(right into hands)"라고 지적했다. 


코네티컷대 역사학과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도 "펜스 부통령이 남북 단일팀 구성을 칭찬했더라면 비핵화 대화를 여는 데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그렇게 했더라고 미국의 입지는 약화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남캘리포니아대의 데이비드 강 교수는 "미국의 강경파들은 펜스 대통령의 행동을 훌륭하게 평가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도 국내에서는 북한 대표단에 지나치게 유화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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