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404889


[영상] 최북단 고성 출신 청년, 올림픽 덕분에 다시 꾸게 된 꿈

18.02.13 14:11 l 최종 업데이트 18.02.13 14:11 l 영상: 김혜주(hyeju728) 글: 김종훈(moviekjh)


▲ [오마이TV] 최북단 고성 출신 청년, 올림픽 덕분에 다시 꾸게 된 꿈 ⓒ 김혜주


'그래도 기대가 되지 않냐'는 물음에 청년 윤용현씨는 마침내 환한 미소를 보였다. 윤씨는 국토 최북단, 강원도 고성 출신이다. 


용현씨는 우리나이로 38살이다. 솔직히 말하면 청년이라기엔 다소 나이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강원도 고성군의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그는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한다. 그것도 매우 어린편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용현씨는 이십대의 많은 시간을 고성에서 보냈다. 용현씨뿐 아니라 그의 동년배 친구들도 고향 고성에서 꿈을 키우고 뜻을 펼칠 준비를 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북한으로 향하는 길이 열려있었기 때문이다.


1998년부터 크루즈를 이용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다. 이후엔 강원도 고성을 지나는 육로를 통해서 금강산으로 갈 수 있게 됐다. 한국전쟁 후 수십 년 동안 단절됐던 국토최북단에 길이 생기자 자연스레 사람이 몰렸다. 용현씨는 이 과정을 온전히 지켜봤다. 그리고 고향땅 고성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고 준비했다. 


정확히 10년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2008년 여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이후, 뚫렸던 길이 다시 끊겼다. 길이 막히니 사람도 사라졌다. 북적이던 동네는 색을 잃어갔다. 용현씨는 "정말로 버텨보려고 애썼는데 도저히 기대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씁쓸해 했다. 용현씨도 결국 좀 더 사람이 많은, 길이 연결된 속초로 적을 옮겼다. 벌써 수년이 흘렀다. 


그런데 이번 2018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상황이 다시 바뀌었다. 남북단일팀이 만들어지고, 북한 예술단이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하고, 북한 최고위급 지도자들이 남한을 방문했다. 당장 막혔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용현씨는 조심스러웠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에. 그러나 이 점 하나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막혔던 길이 뚫려야 사람이 온다. 그래야 청년들도 돌아오고 다시 꿈을 꿀 수 있다. 용현씨가 이번 평창올림픽과 남북 간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기대를 하는 이유다.


용현씨는 논란이 됐던 여자아이스하키단일팀을 보면서 "선수들은 지금 아무런 티끌만한 감정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이유를 물으니 "감정을 다 땀으로 뺐을 것"이라며 "처음엔 되게 어색하지만 힘든 순간을 함께 지나면 동료애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최북단 고성 출신 청년이 바라본 2018년 평창올림픽과 남북단일팀 논란, 그리고 금강산 관광 재개에 관한 기대감 등, 오마이TV가 고성 출신 청년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취재 : 김종훈, 영상취재·편집 : 김혜주)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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