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1102120425&code=990101
[사설]한·중 FTA 서두를 이유 없다
입력 : 2012-01-10 21:20:42ㅣ수정 : 2012-01-10 21:20:42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그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공식협상 개시에 필요한 국내 절차를 밟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이 사실상 한·중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셈이다. 정부는 FTA를 위한 양국의 공동연구가 상당기간 진행돼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중 FTA에 소극적이던 이명박 정부가 임기 1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협상 개시 쪽으로 방향을 튼 데 대해 관측이 무성하다.
한·중 FTA는 중국이 줄곧 우리 쪽에 협상을 재촉해온 사안이다. 그동안 중국의 관심은 FTA를 통한 경제적 이해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정치 질서를 둘러싼 대미국 견제에 더 쏠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만큼 한·중 FTA에 얽힌 외교안보적 이해는 복잡하고 크다. 정부가 얼마나 세밀한 전략적 구상 아래 협상 개시 결정을 내렸는지 의문이다. 김정일 사후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 확대와 중국의 역할 등을 의식해 FTA를 서두르는 측면이 있다면 자칫 일을 그르칠 공산이 크다. 미국·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권과 FTA를 체결한 첫 국가’라는 허울좋은 실적에 욕심부릴 일도 아니다.
농수축산물과 섬유 등 중소기업형 공산품 분야에 미칠 한·중 FTA의 경제적 파장은 미국·EU와의 FTA에 비해 훨씬 클 것으로 우려된다. 관세장벽이 사라질 경우 이들 산업의 피해는 가공할 수준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농축산업으로서는 미국·EU와의 FTA에 따른 피해도 가늠하기 힘든 마당에 쓰나미급 충격이 추가되는 셈이다. 우리와 지정학적 여건이 같은 산둥성 경지면적이 한국의 4.4배, 과일·채소 생산량은 9~10배다. 물리적 거리로 볼 때 제주산 농산물이 서울 가락동 시장에 출하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 될 수 있다. 농축수산업의 초토화가 우려되는 이유다. 한·중 FTA를 통한 중국의 내수시장 선점 효과 등은 대부분이 대기업 등 국제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되고 중소기업·농축수산업 등 취약분야는 기반이 더욱 약화될 것이 뻔하다. 계층 간·산업 간 양극화 확대를 가속화할 것이 불보듯하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더 심화하는 문제도 있다. 지금도 수출의 4분의 1, 수입의 5분의 1이 중국에 집중돼 중국 경기변화·물가상승 여파가 고스란히 한국에 전가되는 차이나리스크 우려가 점증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경제영토 확장’이니 ‘시장 선점’이니 하는 막연한 ‘FTA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양극화 완화 등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갖추는 데 더 집중해야 할 때다. 한·중 FTA를 급하게 서둘러서는 안되며 추진하더라도 공론화 과정을 충실히 밟아 국민적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 그래야 한·미 FTA에서와 같은 국민적 갈등과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졸속·불평등 협상으로 점철된 한·미 FTA를 교훈삼아 통상독주를 견제하는 법적 장치를 갖추는 일은 국회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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