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economy/finance/848878.html?_fr=mt2


삼성증권 보고서 “한반도 CVIP 시대 열린다”

등록 :2018-06-13 14:05 수정 :2018-06-14 15:53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 첫 보고서 내

완전하고 가시적이며 되돌릴 수 없는 번영 뜻

한반도 통일비용 아닌 통합비용으로 접근

북한 경제개방 랜드마크로 원산특구 지목


그래픽_김지야

그래픽_김지야


북한 경제재건 비용의 산정기준을 ‘통일비용’이 아니라 ‘통합비용’ 개념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원산이 북한 경제개방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은 13일 ‘한반도 CVIP의 시대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싱가포르 회담의 결과는 역사적 변곡점이 될 것이며, 핵과 미사일의 자리에 ‘경제’가 들어설 것”이라며 남북 경제협력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보고서 제목의 ‘CVIP’는 ‘완전하고 가시적이며 되돌릴 수 없는 번영’(Complete, Visible, Irreversible Prosperity)을 뜻한다.


삼성증권은 우선 북한 경제재건 비용 산정기준으로 평화와 번영을 유지하는 데 드는 ‘통합비용’ 개념을 제시했다. 과거 통일비용 개념은 독일식 흡수통일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는 상황에선 ‘점진적 경제통합’의 틀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통합비용으로 계산하면, 한국 입장에서 비용은 크게 축소된다. 독일식 통일비용에 포함되는 경제활성화·사회보장성 지출이 필요없고, 북한 인프라 재건에 집중적으로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남한은 방위비 감소, 이념 및 체제 유지비 소멸, 규모의 경제, 남북한 지역경제의 유기적 결합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북한은 군수산업 비중을 축소해 왜곡된 산업구조조정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북한 재건의 주요 재원으로 북한의 ‘대일 청구권’을 언급했다. 한국·베트남·필리핀 등 과거 일본 침략 피해를 당한 아시아 국가들이 일본 배상금으로 각종 사회기반 시설 등에 투자했듯, 북한도 대일 청구권을 활용해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배상금 규모는 2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했다. 나아가 북한이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면,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사회의 자금 지원이 가능해지고, 한국 주도로 북한 개발을 위한 신탁기금을 조성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제시했다.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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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남북 경협의 1단계인 ‘경제기반 구축, 신뢰형성 기간’에는 건설·건자재·에너지 등 인프라 투자가 핵심이며, 특히 초기엔 북한의 경제특구 중심으로 개방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중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향이자 금강산과 연결되는 ‘원산 특구’가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단계는 ‘불신해소, 개방확대 기간’으로, 남북한이 공동으로 자원개발에 나서고, 자원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투자 등이 가능해진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는 자원개발·관광·물류 산업 등으로 수혜가 확대된다고 전망했다. 금융업 지원도 민간까지 넓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끝으로 3단계는 ‘실질적 투자, 협력 본격화 기간’으로, 과거 동유럽처럼 북한이 수출산업의 생산기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에 정보기술(IT)과 자동차의 조립공장을 세울 수 있고 금융시장 개방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지난 7일 북한 전담 리서치팀을 꾸려 첫 보고서를 냈다.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은 “12일 회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당분간 시장은 이를 중립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회담이 거듭될수록 세간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체제안정을 유지하면서 경제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특구와 개발구 중심으로 경제개발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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