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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앞에서 조선일보·요미우리·아사히신문은 하나다?
모리 토모오미 교수, 한반도 평화 국면 日 언론 분석… “‘일본=피해자’ ‘북한=가해자’ 프레임 굳어져”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8년 06월 24일 일요일
한반도 평화 국면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보도가 ‘한반도 멸시’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일본 학자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두 신문은 일본 신문업계에서 발행부수 1·2위를 다투고 있으며 각각 보수와 진보 진영을 대표하고 있다.
언론학자인 모리 토모오미 오타니대 교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2018 한·중·일 언론교류 세미나’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일본 대표 언론보도 논조를 분석했다.
그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두 언론사 사설과 해설 기사를 분석한 결과 “북한에 대한 일본 언론의 고정된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시히신문이 각각 일본에서 보수·진보 진영을 대표함에도 한반도 평화 국면에서 나타난 부정적 논조에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었다.
▲ 언론학자인 모리 토모오미 오타니대 교수(맨 오른쪽)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2018 한·중·일 언론교류 세미나’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일본 대표 언론 논조를 분석했다. 사진=김도연 기자
그가 정리한 두 신문 논조는 다음과 같다. ①북한의 모든 말과 행동은 전술적 차원이며 큰 정책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소 외교’나 ‘유화 정책’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②국제 협력에 의한 경제 제재로 압력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③북한의 한미일 이간책을 경계해야 한다. ④핵 문제가 가장 중요하며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는 필수다. CVID 완료 후 평화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종전 선언’은 본질적 문제가 아니다. ⑤판문점 선언, 6·12 북미 합의는 높이 평가할 수 없다.
모리 교수는 “아사히신문과 요리우리신문 모두 북한은 본질적으로 비정상·무법 국가이며 핵무력을 배경으로 협박과 약속 파기를 반복하는 폭력 집단이라는 인식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며 “경제적 제재로 북한을 압박해 변화시키는 방법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 것도 두 신문의 공통 입장이다. 즉, 북한은 말이 통하지 않는, 믿을 수 없는 상대이기에 제재에 의한 압력 밖에 없다는 인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북미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에 서명한 6·12 싱가포르 합의에 아사히신문은 “합의 내용 빈약”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추상적인 합의”라고 지적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 직후 “이제 남은 것은 대북 제재”라는 조선일보 등 국내 보수·극우 진영 주장과 대동소이하다.
▲ 지난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음 만나 군사분계선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취재단
모리 교수는 2002년 9월 북일 정상회담에서 불거진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당시 일본 언론이 자국 여론에 편승해 국민 분노를 조장하면서부터 ‘북한 악마화’ 프레임이 공고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때 정착된 북한 보도 프레임이 2018년 한반도 평화 국면에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02년 일본인 납치 문제가 제기된 후 일본에서 북한 보도에 보도윤리가 결여돼도 좋다는 풍조가 커졌고 이로 인해 각종 오보와 유죄 추정 보도 등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모리 교수는 이러한 보도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 책임이 누락돼 있고 한반도 멸시관이 반영돼 있다”며 “‘일본인 납치’라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북한에 대해 ‘어둡고 비정상적이며 괴상하다’는 이미지를 심었다”고 평가했다.
모리 교수는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의 유사성을 강조하며 “과거 식민주의자였던 일본은 과거 청산을 불문에 부친 채 ‘납치 문제’의 피해자가 됐다”고 지적한 뒤 “반면 북한은 도덕적, 법적 가해자가 됐다. 언론 보도에 의해 ‘일본=피해자’ ‘북한=가해자’라는 구도가 일본에서 굳어졌다. 이런 현상은 재일조선인에 대한 증오 범죄로까지 이어졌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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