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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정원 간첩조작 사건’ 수사팀에 조작자료 낸 국정원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입력 : 2018.09.14 06:00:04 수정 : 2018.09.14 06:02:02 


ㆍ유우성씨 사건, 조작 사실 드러나지 않게 재녹음한 파일 제출

ㆍ국장 관여 유력 증거도 지워…검찰, 당시 대공수사국장 구속


[단독]‘국정원 간첩조작 사건’ 수사팀에 조작자료 낸 국정원


국가정보원이 유우성씨(사진) 간첩 조작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출범한 검찰 수사팀에도 조작·누락된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2014년 중국에서 유씨 관련 자료를 제공한 김모씨가 서류 조작 사실을 시인한 15시간 분량의 1차 조사 녹음 파일 대신 조작을 은폐하려고 다시 조사한 30분가량의 2차 조사 녹음 파일만 제출했다. 유씨 수사에 쓴 국정원 예산 관련 문건에서 이모 당시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에게 보고됐다는 문구를 삭제해 검찰에 보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최근 재수사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2014년 수사에선 처벌받지 않았던 이 전 국장을 지난 10일 구속했다. 


1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은 2014년 1월부터 유씨를 간첩으로 기소한 사건의 재판에 자신들이 제출한 유씨 출입경기록, 중국 영사의 확인서 등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일자 그해 2월 중국 협력자인 김씨를 한국으로 불러 자체 조사를 벌였다. 1차 조사에서 김씨는 “서류 내용을 내가 쓴 뒤 중국 관리에게 비공식으로 건네 확인 도장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허위 서류임을 인정한 것이다. 15시간의 조사는 녹음 파일로 남았다. 


국정원은 며칠 뒤 1차 조사에 참여한 수사관을 배제하고, 새로 수사관을 배정해 약 30분 동안 2차 조사를 했다. 서류를 만드는 과정은 질문에서 제외하고, 서류를 어떻게 받아왔는지만 조사하는 방식으로 조작 사실이 드러나지 않게 했다. 


검찰 수사팀은 그해 3월 국정원이 김씨를 조사한 녹음 파일의 존재를 알고 국정원에 제출을 요구했지만 국정원은 1차 조사 파일은 누락하고 2차 조사 파일만 제출했다. 검찰은 최근 재수사에서 당시 1차 조사 내용을 압축한 요약본을 확보했고, 대공수사국장이었던 이 전 국장이 자료 누락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정원은 당시 검찰에 제출한 유씨 수사 예산 문건에서 ‘국장님께 소요 예산 보고’라는 한 줄이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 이 전 국장이 관여했다는 유력한 증거를 지운 것이다. 검찰은 2014년 수사기록과 최근 국정원에서 받은 원본 문건에서 차이를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당시 하급자들을 추궁해 이 전 국장의 지시로 한 줄을 삭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2014년 검찰 수사팀은 이 전 국장을 조사했지만 관여 증거를 찾지 못하고 무혐의 처분했다, 하급자인 당시 김모 과장과 이모 대공수사처장만 기소돼 각각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지난 4월 국정원의 수사의뢰를 받고 당시 국정원의 자료 조작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조만간 이 전 국장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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