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57932  

비소 생명체 논쟁 제2라운드 점화 GFAJ-1’ DNA에서 비소 전혀 발견되지 않아 
2012년 01월 26일(목) 
 
 
 ▲ 금성은 표면 온도가 464℃에 달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NASA 
 
30년 전 금성에서 전갈과 흡사한 형태의 생명체가 발견됐었다는 주장이 최근 러시아의 한 과학자에 의해 제기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982년 러시아의 금성탐사선 비너스 13호가 촬영한 사진 중에서 전갈처럼 생긴 미확인 물체가 움직이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표면 온도가 464℃에 달하는 금성은 액체 상태의 물이 없고 황산으로 이루어진 구름과 이산화탄소 및 독성물질 등으로 이루어진 대기층이 뒤덮고 있어 생명체가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지구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생명체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2010년 12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발표한 비소 기반의 신종 박테리아 ‘GFAJ-1’이다. 
그런데 최근 이 박테리아의 DNA에서 비소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비소 기반 생명체 논쟁’ 제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2010년 NASA는 생명체의 필수 구성성분인 인(P) 대신 그와 화학적 성질이 유사한 비소(As)를 기반으로 하는 박테리아를 배양했다고 발표했다. 비소는 미토콘드리아에 장애를 줘 세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피부암이나 폐암 등의 발생과 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독성물질이다. 
 
발표 당시 NASA는 “외계 생물체의 증거를 찾는 데 영향을 주는 발견을 했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생명체 발견에 대해 놀라워했다. 하지만 이 놀라운 발견은 곧 다른 과학자들의 반박 주장에 부딪쳐 큰 논쟁을 불러왔다. 
 
비소의 인 기능 대체, 인정할 수 없어

반박하는 과학자들은 대부분 비소 생명체를 배양한 연구결과의 기술적인 세부사항 부족을 공격했다. 예를 들면 오직 비소만을 담고 있어야 하는 배양액에 박테리아의 성장을 도울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인이 함유되어 있었다거나 비소가 박테리아 DNA에 결합했다는 증거는 DNA가 적절하게 정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등의 주장이었다.
즉 GFAJ-1은 비소가 함유된 극한 환경에서 적응한 극한생물일 뿐 비소가 인의 기능을 대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지난해 6월에는 그 실험에 대해 반박하는 논문 8편이 비소 생명체 연구결과가 발표됐던 사이언스지 온라인판에 게재되면서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당시 사이언스지에 비판논문을 발표한 과학자 중 한 명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의 로즈마리 레드필드는 비소를 함유하고 있는 배양액에서 비소를 비양하여 비소가 DNA 기초에 결합하는지의 여부를 분석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그 연구결과를 반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실험실은 자신의 연구를 위해 너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으므로 시간을 따로 투자해서 그 같은 반박 연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당시의 분위기였다.  
 
그런데 최근 로즈마리 레드필드 연구팀이 당시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비소 생물체 연구를 그대로 재현해 배양한 박테리아를 대상으로 질량분석계를 이용해 DNA 단편에 각각 존재하는 요소들을 조사한 결과, 아무런 비소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연구 데이터를 자신의 블로그에 발표했다. 더불어 레드필드 연구팀은 이 연구논문을 이달 말까지 사이언스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비소 생명체 연구논문의 제1저자인 울프 사이먼은 웹사이트에 발표된 레드필드 실험의 세부적 사항이나 조건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울프 사이먼은 “우리도 대사산물 및 RNA, DNA에서 비소를 찾고 있다”며 “학계에서 이루어지는 이 같은 노력과 더불어 우리는 내년까지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고 말해 비소 생명체에 대한 후속 연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혔다. 
 
한편, 울프 사이먼의 원래 연구논문에서 박테리아를 배양하는 데 얼마나 많은 양의 인을 사용했는지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레드필드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도 충분히 인 결핍이 일어나지 않아 대체물인 비소를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울프 사이먼 편의 과학자들에게 반박 당할 수 있는 소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 2noel@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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