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16784.html 

한나라 의원 “최시중이 ‘차에 실었다’고 현금…”
[한겨레] 등록 : 20120131 08:25 | 수정 : 20120131 09:00
   
여 의원 “2008년 쇼핑백 속 2천만원 돌려줘” 
“다른 2명에게도 1천5백만원 전달됐다” 증언
촛불수습 정국때…‘의원 관리용’ 명목 건넨 듯

≫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기자실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려고 굳은 표정으로 단상에 오르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난 27일 사퇴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008년 추석(9월14일) 직전 한나라당 친이명박계 의원들에게 수백만~수천만원씩의 돈을 전달했다는 증언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30일 “2008년 추석 직전에 최시중 위원장이 만나자고 해서 시내 한 호텔에서 조찬을 함께 했는데, 헤어질 때 그가 ‘차에 실었다’고 하길래 나중에 살펴보니 쇼핑백에 현찰 2000만원이 들어 있었다”며 “비서를 시켜 즉시 (최 위원장의) 정용욱 정책보좌역에게 되돌려줬다”고 말했다.

자신 외에 다른 친이계 의원 두 명에게도 각각 1000만원과 500만원의 현찰이 정 보좌역을 통해 전달됐고, 이들 또한 즉시 되돌려줬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최시중 전 위원장이 3명의 친이계 의원에게 모두 3500만원을 전달한 셈이다. 이 의원 외에 다른 두 의원은 “아는 바 없다. 별로 할 얘기가 없다”고 답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돈이 오간 2008년 추석 무렵은 이명박 정부 출범 때의 인사파동과 쇠고기 촛불집회 이후 청와대와 내각이 개편된 직후였다. 또 그해 4월 총선 공천 때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이상득 의원 퇴진을 주장하고 박영준 당시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겨냥해 ‘권력 사유화’ 논쟁을 벌인 뒤끝이다. 이 때문에 최 전 위원장이 친이계와 소장파를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을 관리하기 위해 돈을 건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돈 살포 대상자가 이들 3명의 의원 외에 더 있는지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특히 최 전 위원장은 당시 조찬에서 “역대 정권마다 당선축하금을 받았는데 이명박 정부는 안 받았다. 그걸 받아서 나눠주면 불만 없이 열심히들 뛰었을 텐데 이 정부는 그러질 않아서 흔들렸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이미 당선축하금을 받고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전 위원장이 뿌린 돈이 정권 관리 차원에서 재계 등으로부터 거둔 자금일 가능성이 엿보인다.

앞서 <아시아경제>는 지난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의 보좌관 말을 인용해, 2009년 미디어법 통과(7월) 직후 당시 최 위원장의 정용욱 보좌역이 “해외출장 갈 때 용돈으로 쓰라고 의원에게 전해달라”며 500만원을 건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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