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10241747001


페미 혐오 논란서 시작된 ‘인헌고 사태’…정치색 띤 어른싸움 비화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입력 : 2019.10.24 17:47 수정 : 2019.10.24 21:35 


성평화동아리, 성의식 왜곡…지도교사 물러나며 폐쇄 수순

이후 동아리 몇몇 “사상 독재” 주장…보수단체도 끼어들어


“학교 일부 교사들이 특정 정치사상을 강요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의 공립고등학교인 인헌고에서 발생한 이른바 ‘사상 독재’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달 초 A군 등 몇몇 학생들이 “교사가 현 정권에 반대하는 학생들을 탄압한다”는 등의 취지로 학교 내외에서 항의 집회에 나섰고, 일부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하면서 사안이 알려졌다. 이후 보수단체와 보수 유튜버 등이 개입하면서 인헌고 문제는 학교 담장을 넘어 정치색을 띤 ‘어른 싸움’이 됐다. 문제가 커지자 서울시교육청은 인헌고에 대한 특별장학을 진행하고 있다. 24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학생들이 주장하는 사례가 실제로 있었는지 등에 대해 대면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A군 등은 “교사가 조국 관련 뉴스를 믿으면 개돼지라고 했다” “마라톤 대회에서 반일사상을 강요했다”는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 반면 다른 인헌고 학생 상당수는 “과장됐다” “그런 사실이 없다”며 A군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급기야 인헌고 학생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학교 문제는 학내에서 해결하겠다.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사상 주입을 강요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애초 인헌고 사태는 A군 등이 올 3월부터 결성해 활동해온 학내 자율동아리 ‘왈리(WALIH)’에서부터 시작됐다. 왈리는 ‘전국연합성평화동아리’를 지칭하는 단체인데, A군 등이 결성한 인헌고의 ‘왈리’는 이 단체의 지부 격이다.


왈리는 초기에는 지도교사가 배정돼 정상적으로 활동했지만, A군 등이 펼치는 주장과 활동이 성평등 의식을 왜곡하고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를 담고 있다는 학내 비판이 제기되면서 문제가 됐다. 이를 인식한 지도교사는 “더 이상 지도해줄 수 없다”며 물러났고, 지도교사가 없는 자율동아리는 폐쇄해야 하는 현행 규정에 따라 왈리는 폐쇄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A군 등은 지난 5월부터 “사상 독재” “페미니즘 독재” 등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A군 등의 그간 활동 방향을 짐작하게 할 수 있는 글과 게시물이 여럿 올라와 있다. A군은 SNS에 쓴 본인의 칼럼에서 “여성이 약자라는 건 성 왜곡이다. 2017년 강력범죄, 폭력범죄 피해자는 남자가 더 많다. 그럼에도 여성계는 여성은 피해자라는 디폴트값을 유지하기 위해 데이트폭력 등의 통계를 조작하며 선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A군 등이 “왈리에서 토의해 모은 의견”이라 밝힌 의견을 보면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하자’ ‘남성은 모험심, 여성은 공감과 모성애’ ‘현 학생들이 받고 있는 성평등 교육이 학생들의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개념을 왜곡시킨다’고 적혀 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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