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contents.nahf.or.kr/id/NAHF.iscd.d_0001
1. 끝나지 않은 역사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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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은 사업시행 초기에 고구려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고구려사를 중국사라고 강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이로 인해 ‘동북공정’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고구려사 빼앗기 사업’ 등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동북공정’의 내용이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지면서, 고조선·발해의 역사까지 중국사로 편입시키려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더 나아가 한반도의 정세 변화에 대비한 역사적 명분마련을 위한 중국의 국가전략이라는 것도 드러났다.
▲ 왜곡된 내용의 부조물과 설명문(고구려 부조, 중국 지린성 지린시 용담산성)
-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고 왜곡하고 있는 내용이 보인다.
이런 점에서 ‘동북공정’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과 우려가 고조되자, 정부에서도 장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중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였다. 2004년 8월 한중 구두양해사항 합의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한중 양국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동북공정’의 결과물이 발간되어 ‘동북공정’의 논리가 확산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에 2006년 9월과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와 후진타오 국가주석에게 이 문제를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하였다. 중국 최고지도자는 구두양해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겠다고 화답하였다. 그리고 2007년 2월, 5년 계획으로 추진된 ‘동북공정’은 외견상 종료되었다.
한중 구두양해사항
다음의 5개 사항에 대해 합의하였다.
① 중국 정부는 고구려사 문제가 양국 간 중대 현안으로 대두된데 유념
② 역사 문제로 한중 우호협력 관계의 손상 방지와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 발전에 노력
③ 고구려사 문제의 공정한 해결을 도모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정치 문제화하는 것을 방지
④ 중국 측은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의 고구려사 관련 기술에 대한 한국 측의 관심에 이해를 표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감으로써 문제가 복잡해지는 것을 방지
⑤ 학술교류의 조속한 개최를 통해 해결
▲ 왜곡된 내용의 부조물과 설명문(발해 부조, 중국 지린성 지린시 용담산성)
- 부조에 묘사된 장면은 마치 당의 책봉에 의해 발해가 건국된 것인 양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또한 발해의 건국 세력을 말갈인으로, 발해를 당의 지방정권으로 왜곡하고 있는 내용이 설명문에 보인다.
그러나 중국 최고위층의 구두약속과 5년간의 ‘동북공정’ 연구사업을 종료하였다고 하여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역사학에서는 연구성과가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며, 발간된 연구물은 내용의 타당성 여부와 상관없이 상당기간 존속하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동북공정’의 연구성과들은 학술적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고구려·발해 유적지의 표지판이나 박물관 안내문, 대학 교재 및 교양서 등에까지 수록되고 있다. 이제 ‘동북공정’은 전문학자들의 영역을 벗어나 학생들과 일반 중국인들의 상식을 바꾸어가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고조선·고구려·발해의 역사를 중국사라고 보는 인식을 넓은 의미에서 ‘동북공정’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동북공정’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언제 끝날지 모른다. 동아시아의 역사는 과거부터 서로 맞물려 전개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므로, 이제 관련 국가들은 사실에 바탕을 둔 화해와 협력의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적 사실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역사왜곡에 대처하고 우리 역사를 지켜낼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동북공정’의 목적과 주요 주장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파악하여,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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