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97605&CMPT_CD=P0001
굴업도밖에 모르는 바보 이승기... 그립습니다
[사진] 한국녹색회 고 이승기 정책실장 노제 현장
12.02.14 18:27 ㅣ최종 업데이트 12.02.14 18:27 이정민 (min93)
▲ 고 이승기 실장의 중학생 아들은 말 없이 그렇게 가슴 속 눈물을 훔쳤다. ⓒ 이정민
"생이 다하도록 굴업도를 지키겠다던 그가 떠났습니다. 굴업도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그가 굴업도에서 안타깝게 생을 마쳤습니다. 이제 그가 보고 싶고 그에 대한 그리움이 일거든 우리는 굴업도로 달려갈 것입니다."
14일 오전 9시, 인천 구월동 인천시청 앞 광장 마당이 노제 깃발로 가득찼다. 지난 11일 인천 굴업도에서 생태답사를 하다 실족사한 고 이승기(향년 52세) 한국녹색회 정책실장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눈물로 강을 이루었다(관련기사 : <굴업도에 무덤 쓰겠다던 당신, 결국은...>).
▲ 굴업도밖에 몰랐던 바보 이승기 실장 ⓒ 이정민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를 남겨두고 작별인사도 채 못한 채 그는 그렇게 떠나갔다. 대학 재학 중이던 1981년, 그가 처음 환경운동에 발을 디딘 시점이다.
"자연보호는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태도와 정신을 바로잡는 운동이다."
스승의 이러한 가르침에 따라 그는 자신의 미래를 정하고 흔들림 없이 30년간 외길을 걸어갔다. 환경운동에 필요한 이론을 다지기 위해 생물학 공부를 했고, 비무장지대(DMZ), 밤섬, 동강 등 직접 이곳저곳을 발로 뛰어다니며 몸소 환경보호를 실천했다.
▲ 그를 향한 그리움이 눈물이 되어 강을 이루었다. ⓒ 이정민
▲ 추도사 낭독 굴업도를 사랑했던 환경지킴이, 이승기님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 이정민
그는 굴업도 환경지킴이 활동을 자처하며 제 집처럼 드나들었다. 천혜의 자연사박물관으로 불리는 굴업도가 국내 대기업인 CJ에 의해 레저단지(골프장)로 훼손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이 실장은 굴업도 주민 한 명 한 명을 만나가며 이해를 구했다. 또 학계에 굴업도의 가치를 알리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그의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 덕분인지 다른 환경단체, 시민단체가 가세했다. 이어 지자체의 결단을 이끌어내 CJ의 굴업도 골프장 개발 포기선언을 얻어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또 다른 꼼수 개발계획에 그는 하루도 쉴 수가 없었다.
▲ 부디 이제 모두 내려놓고 편히 쉬시기를... ⓒ 이정민
▲ 이승기 실장을 추모하는 살풀이 진혼무(향수) ⓒ 이정민
그는 굴업도 섬 한 켠에 아예 들어와 살면서 해양환경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면 그는 보전과 개발의 조화를 꾀할 아이디어를 기획, 굴업도 국제공모전 준비를 열정적으로 했다.
이런 일환으로 그는 최근 1년에 몇 차례 겨우 모습을 드러내는 토끼섬 산호초 촬영을 결심한다. 지난 11일 물때를 맞춰 토끼섬에 들어간 그는 험한 바위들 사이에서 촬영을 감행하다 미끄러져 끝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 길을 떠나버렸다.
▲ 그리움이 일거든 굴업도로 오세요 고 이승기 실장과 많은 시간을 함께했던 한 지인은 노제 내내 끝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이정민
▲ 시청 앞 노제 당신이 사랑하고 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전송을 받으며 이제 편히 잠드소서... ⓒ 이정민
한국녹색회 창립부터 30년간 환경운동에 젊음을 바친 고 이승기 실장. 그의 돌연한 죽음은 주변 사람들에겐 청천벽력과 같은 비보였다. 그는 중학생 막내, 대학생 둘째, 결혼을 앞둔 맏딸을 남겨두고 가족 곁을 말도 없이 떠났다.
외로운 환경운동가, 굴업도 바보 지킴이, 한국녹색회의 정신적 멘토였던 고 이승기 실장을 이제 떠나보낸다. 아니 그 길을 언제나 함께 가려 한다. 무덤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굴업도를 지키겠다던 그의 다짐을 기억하려 한다. 그 기억은 이제 굴업도를 비추는 하나의 별이 되어 언제나 푸른 섬을 지켜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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