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20217005023&Section=01

KTX 민영화, MB정부-대우건설 '짬짜미'?
[단독] 대우건설 보고서와 정부 민영화 용역 보고서 '판박이'
박세열 기자,여정민 기자  기사입력 2012-02-17 오전 10:48:39                    

이명박 정부의 부분 KTX 민영화 사업 계획이 구체화되기 전에 민영 KTX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우건설이 민영화 참여를 전제로 사업 제안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레시안>은 2010년 10월 작성된 대우건설의 'Green 고속철도 민간투자사업 사업 제안서'를 입수했다. 보고서가 작성된 시점은 정부의 KTX 민영화 용역 보고서가 작성되기 전이다.

국토해양부는 정부 출연연인 한국교통연구원(COTI)에 지난 2009년 12월 KTX 민영화 사업 관련 연구를 발주했다. 이 용역은 지난 2010년 12월 마무리됐고, 2011년 2월 24일 새누리당 백성운, 최구식 의원이 주최한 '철도 운송 시장의 경쟁 도입과 효과'를 시작으로 정부측 논리를 대변하는 한국교통연구원에 의해 그 내용이 대중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 대우건설이 지난 2010년 10월 작성한 민영 KTX 관련 사업 제안서 ⓒ프레시안(박세열)

정부 용역 보고서 나오기 두달 전 작성된 대우건설 사업제안서

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가 2010년 12월 정부에 보고됐다고 가정했을 때, 이미 두 달 전에 대우건설이 비슷한 내용의 사업제안서를 작성한 배경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이 정부의 용역 보고서 일부를 참고했거나, 정부 용역 보고서에 대우건설 사업 제안서 내용이 참고 자료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우건설의 이 사업제안서에 수서-호남, 수서-부산 노선 등을 민간이 30년간 위탁해 운영하는 방안 등 정부 측 논리가 그대로 포함돼 있다는 점도 여러 의구심을 낳는 요인이다. 이 제안서에 제시된 KTX 민영화 일정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정과 거의 비슷하다.

특정 기업을 미리 염두한 채 이명박 정부가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제안서에는 최근 민영화 논란을 빚었던 수서-목포, 수서 부산 신 노선을 1단계, 수서-강릉간 신 노선을 2단계로 설정해 놓았다. 수서-강릉간 신 노선에도 민간이 참여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 현재 한국교통연구원과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KTX 민영화 논리와 비슷한 내용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민주통합당 'KTX 민영화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애 의원은 "결국 KTX 민영화가 건설 자본의 요구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며 "정부는 KTX 민영화 '꼼수'를 지금이라도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자금조달, 연기금 투자도 제안

그 외에 대우건설의 모기업이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자금 조달 등을 맡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고, 연기금 투자, 외국 자본 투자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책은행이 철도 운영권 일부를 민간에 파는데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기금 동원 등을 통해 무리하게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동부그룹, 두산 등 대형 건설사들이 KTX 민영화 사업 컨소시엄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국철도공사의 유일한 흑자 사업을 대기업에 특혜를 주며 판다"는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를 주도하고 있는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 고려대 후배로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실세'로 통한다. 산업은행 역시 이 대통령의 측근인 강만수 회장이 수장으로 앉아 있다. 이 대통령 측근들이 KTX 민영화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도 이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다.

KTX 민영화 사업에는 대기업이 군침을 흘릴만한 부대 사업들이 많다. 정부의 입김이 미치는 대우건설과 산업은행을 통해 민영화의 물꼬를 트게 되면 대기업들이 민영KTX의 컨소시엄에 참여하거나 지분을 투자해 역세권 개발 등의 이권을 챙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철도공사 노조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역사 안에 카지노 같은 사행성 사업을 유치하는 경우도 있다. 극단적인 케이스지만, 민영 KTX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모델을 들고 나올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세열 기자,여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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