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954
조중동, 윤석열 대통령 외교에 “능력부족” “참사” “저자세” 혹평
기자명 정민경 기자 입력 2022.09.23 07:47 수정 2022.09.23 08:40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미, 한일 정상간 만남 마무리한 윤 대통령에 비판
일정 변동되고 짧아진 회담에 성과도 회의적…보수신문 사설도 “반성해야”
미국 자이언트스텝으로 환율 1400원 돌파, 러시아 ‘동원령’에 대규모 시위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 외교 가운데 한미, 한일 정상간 만남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많은 언론은 당초 계획보다 짧고 성과를 내지 못한 회담을 비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비속어만 남긴 외교’라는 비판도 나왔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한겨레는 성과가 적었던 윤 대통령의 외교를 이날 1면 머릿기사로 배치했다. 반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으로 인한 환율 변동을 1면 머릿기사로 뽑았다.
이 외 이날 주요 뉴스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동원령’을 선포해 시민 저항이 겉잡을 수 없이 커졌고 러시아를 빠져나가는 시민들이 많아졌다는 소식도 있다.
다음은 23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 ‘초라한 30분 48초’”
국민일보 “한미 48초, 한일 30분, 뉴욕 ‘빈손 외교’ 논란”
동아일보 “美 ‘4번째 자이언트스텝’ 예고에 환율 1409원”
서울신문 “美 또 자이언트스텝, 환율 1400원 돌파”
세계일보 “美 브레이크없는 긴축 환율 1400원도 뚫렸다”
조선일보 “환율 1400원, 美자이언트 스텝에 뚫렸다”
중앙일보 “파월, 푸틴 쇼크…원화값 1400원 깨졌다”
한겨레 “회담 불발에 성과도 못낸 ‘외교 참사’”
한국일보 “환율 1409원…‘3고’에 짓눌린 경제”
▲23일 주요종합일간지 1면 모음.
성과보다 비속어 논란만 낳은 윤 대통령 외교
이날 1면 머릿기사로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비판한 곳은 경향신문, 국민일보, 한겨레였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한미정상회담은 불발됐고 짧은 환담이 이뤄졌으며 48초로 대화시간이 짧았다고 전했다. 한일정상회담 역시 약식 회담 형태로 치러졌고 30분간의 만남이 이뤄졌다. 일본은 이를 회담이 아닌 ‘감담’으로 표현했다.
논란의 중심은 ‘비속어 논란’이었다. 윤 대통령이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은 22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프레스룸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야당(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대통령의 우려를 표시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23일 한겨레 만평.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 제목을 “‘비속어’ 화제만 낳은 윤 대통령의 뉴욕 정상외교”라고 지었다. 그 이유는 한미정상회담이나 한일정상회담의 성과가 없이 비속어 논란만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사설은 “순방 기간 중 두 정상이 여러 차례 만나는 동안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한 설명은 한·미 간에 달랐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금융 안정화 협력 △확장억제 등에 관해 협의했다’고 밝혔지만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에 그런 내용은 없었다”며 “한·일 정상 간 만남도 논란이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가 참석한 행사장까지 찾아가 30분간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양국의 어떤 언론도 현장을 취재하지 못했다. 일본 기자들이 건물로 들어가는 윤 대통령을 우연히 지켜봤을 뿐 기자회견도 공동선언문도 없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사설은 “이번 정상외교는 실망스럽다. 사전에 합의된 회담이 상대의 고의나 실수로 결렬된 것이라면 한국 대통령이 외교적 결례를 당한 것”이라며 “일정이 조율되지 않은 회담을 성사된 것처럼 발표한 것이라면 외교 성과를 부풀리기 위한 과욕이 부른 참사”라고 전했다.
▲23일 국민일보 사설.
조선 사설 “외교 능력 부족, 재정비 가장 먼저 할 사람은 대통령”
중앙 사설 “윤 대통령과 참모진, 깊이 성찰해야”
동아 사설 “‘인증샷 찍기 외교’, 실수 만회하려고 무리수 둬”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1면 머릿기사를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에 대한 기사로 배치하진 않고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에 의한 환율 변화 기사를 배치했다. 그러나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외교를 비판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미, 한일 정상 외교가 남긴 개운치 않은 문제들”에서 “보통 정상회담은 양국이 동시에 발표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대통령실은 일본이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했다. 일본 측이 확정된 게 아니라고 하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본도 흔쾌히 하기로 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반발을 불렀다”며 “결국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의 행사장을 찾아가 회담을 시작한 후에야 회담 사실이 공개됐다. 우리는 ‘약식 회담’이라고 했지만 일본은 ‘간담’이라고 했다. 야당은 ‘굴욕 외교’라고 비판했다. 일본과 정상회담으로 성과를 내야겠다는 조급증이 이런 상황을 불렀다는 지적이 많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뒤 회의장을 나오면서 비속어로 미 의회를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며 “한미 정상회담은 불발되고, 한일 정상회담도 개운치 않게 이뤄진 뒤에 알려진 이 뉴스는 정상 외교에 흠을 내고 있다. 새 정부 외교는 방향은 옳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재정비가 필요하고 가장 먼저 그래야 할 사람은 물론 윤 대통령”이라고 전했다.
▲23일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의 이날 사설 제목은 “48초 만남에 저자세 논란까지 부른 외교 실책”이었다. 이 사설은 “한·미 정상의 만남이 48초 회동으로 끝난 건 참사”라며 “런던에서의 조문 논란에 이어 어제는 뉴욕에서 윤 대통령이 회의장을 나오며 입 밖에 낸 막말 파문까지 불거지면서 야당의 공격 재료가 되고 있다”고 썼다.
이어 “캐나다를 거쳐 귀국길에 오를 윤 대통령과 참모진들이 깊이 성찰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23일 중앙일보 사설.
동아일보 역시 이날 사설 “쫓아가 30분, 기다려 48초, 막말 사고… 국격 돌아보게 한 외교”에서 “저자세 감수, 인증샷 찍기 외교가 된 것은 참모들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실수를 어떻게든 만회하려고 또 다른 무리수를 두면서 빚어진 일”이라며 “대통령실이 확정되지도 않은 양자회담을 섣불리 발표하고, 그 때문에 일이 꼬이게 되자 모양새를 구기더라도 성과를 내겠다는 욕심을 부린 탓이다. 이번에 나타난 스턴트식 즉석 외교는 사전준비 부실과 대처능력 부족을 실토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아일보 사설은 “더 큰 사고는 윤 대통령에게서 나왔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고 나오는 길에 비속어를 써가며 의회주의를 폄훼하는 듯한 발언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노출돼 외신에까지 보도됐다”며 “그 점잖지 못한 언사는 외교 현장에 나선 윤 대통령의 느슨한 마음 자세까지 고스란히 드러낸 부끄러운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 정도면 국민이 나라의 격(格)을 걱정하며 자존심 상해하는 지경이 됐다. 무거운 반성과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23일 동아일보 사설.
미국 자이언트스텝으로 환율 1400원 돌파,
러시아 ‘동원령’에 대규모 시위
이날 윤 대통령 외교에 대한 소식 외에는 미국의 자이언트스텝(금리 0.75%P 인상)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내준 것이 주요 소식으로 다뤄졌다. 많은 신문들은 고환율에 고금리, 고물가 등 3고(高)현상이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불러올 것이라 예상했다.
▲23일 국민일보 1면.
서울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환율이 치솟으면 수입 물가가 오르고 무역적자가 확대된다. 달러가 초가세를 보이면 높은 금리를 좇아 외국 자금의 이탈 가능성도 높아진다. 여기에 환투기 세력까지 끼어들면 환율 상승을 가속화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고환율 말고도 고금리, 고물가 등 3고로 한국경제는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있다. 3고로 인한 피해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면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내년 상반기엔 가장 극심해질 것이라는 징후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23일 한국일보 2면.
이 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제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필요한 ‘동원령’을 발동한 것도 이슈다. 러시아 전역에서는 반전시위와 함께 국회 탈출도 속출하고 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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