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62091.html


[단독] “대통령 지원기관”이라는 감사원장, 직원들 해명 요청 거부

등록 :2022-10-11 07:00 수정 :2022-10-11 15:48 서혜미 기자 


감사원 실무자협의회, 내부망 글 올려

“국정운영 지원기관” 최재해 원장 발언 해명요청

감사원 “10월 중 면담 예정”


최재해 감사원장이 7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최 원장은 이날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동취재사진

최재해 감사원장이 7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최 원장은 이날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동취재사진


최재해 감사원장이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이라는 국회 발언 등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감사원 직원들의 면담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사실은 감사원 직원이 감사원 운영방식을 비판하는 취지의 글을 내부망에 올리며 알려졌다.


1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 6급 이하 직원들로 구성된 감사원 실무자협의회 회장은 지난달 27일 감사원 내부망 오아시스에 ‘감사원 발전을 위한 충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감사원 실무자협의회는 내부 규정에 따라 근무환경·기관운영 개선에 관한 사항을 논의해 감사원장에게 건의하거나 면담을 신청할 수 있다.


김아무개 실무협의회장은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최재해 원장에게 면담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면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썼다고 한다. 면담 신청 내용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취임 이후 감찰을 받고 있는 직원 5명 문제 및 내부 인사적체 문제, 최 원장의 국회 발언과 이에 정치적 중립 훼손이라며 반발한 더불어민주당의 감사원법 개정 추진 문제 등이라고 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인사 적체에 대한 중장기적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고, 최 원장이 국회에서 감사원의 역할을 ‘국정운영 지원기관’이라고 말한 것이 감사원의 정체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내용”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7월29일 최 원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감사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는 기관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지원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법사위원장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도 “귀를 의심케 한다”며 최 원장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은 감사원 특별감찰 착수 전 국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감사원법(2조)은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실무자협의회장과) 면담을 조율하고 있는 과정에 해당 게시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 10월 중 원장-협의회 면담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사원 실무자협의회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무자협의회는 지난해 6월 대선 출마설이 나오던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현 국민의힘 의원)을 면담했다. 당시 실무자협의회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이나 독립성이 훼손될까 봐 우려된다”며 최 원장에게 사임 필요성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감사원은 부인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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