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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육장관 후보 ‘미국 교수’ 딸 이중국적…차관 때 취득

등록 :2022-10-17 16:22 수정 :2022-10-17 18:26 이유진 기자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딸

외고 나와 미국 시민권 가지고 유학

“한국 국적 못 택한 건 국적법 개정 때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9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후보자 지명 소회를 밝히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9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후보자 지명 소회를 밝히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딸 이아무개(34)씨가 미국과 한국 국적을 모두 가진 이중국적자(복수국적자)로 확인됐다. 미국에서 태어나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이씨는 아버지가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으로 재직하던 2010년 이중국적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후보자가 사회적 책무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고위 공직자였던 시기에 자녀와 관련해 이런 결정이 이뤄진 데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교육·사회·문화 정책을 총괄하게 될 최고위공직자의 자녀가 이중국적자라는 점에서 향후 파장이 예고된다.


1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1988년 미국에서 태어난 이씨는 2010년 6월9일 ‘외국국적 불이행 서약서’를 법무부장관에게 제출했다.


우리나라는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2010년 5월4일 국적법 개정에 따라 가능해졌다. 이씨와 같은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만22살이 되기 전까지 하나의 국적을 선택하여야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서약하는 경우에 한해 이중국적이 허용된다. 국적법 개정은 이씨가 만22살이 되기 두 달 전에 이뤄졌다.


이씨는 서울 대원외고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 진학해 학사와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미국의 한 대학에서 조교수로 일하고 있다.


고위 공직자, 특히 교육부장관에게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는 낙마로 직행하는 중대 사안이었다. 2000년 송자 전 교육부 장관, 2005년 이기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모두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 등이 불거져 각각 24일, 5일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두 딸이 이중국적자임이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드러났는데, 당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고위공직자 자녀의 복수국적 문제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문제”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서동용 의원은 “과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고위공직자로 재직하면서 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녀의 결정을 허락한 것은 직위에 걸맞지 않은 처신이었다”며 “조기유학에 따른 국부 유출을 우려하던 이 후보자가 정작 자신의 자녀는 외고 졸업 뒤 미국 시민권을 들고 아이비리그 대학에 보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재직 시절이던 2006년 김병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외고가 유학의 수요를 흡수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에 대해 이 후보자는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을 통해 “딸은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할 예정이었으나 국적법이 개정돼 복수국적자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외국국적 불이행 서약서를 제출했다”며 “성인인 딸의 의사를 존중했다”고 해명했다.


이주호 재직 KDI에 딸과 함께 보고서 게재도


한편, 이 후보자가 2020년 딸 이씨와 함께 연구보고서를 쓰고 자신이 교수로 재직 중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에 게재한 사실도 최근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보고서의 공저자는 모두 3명인데 딸 이씨가 제1저자로 올라와 있다. 학계에 따르면 가족끼리 연구는 괜한 오해를 살까봐 연구자들이 대부분 피한다고 한다. 더욱이 해당 보고서는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등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는데, 이씨는 경제학 전공으로 앞선 연구도 대부분 교육 분야와 상관이 없다는 점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딸 이씨의 세부 전공이 디지털 경제학이라 디지털 교과서와 관련이 없지 않고, ‘교수 대 교수’로서 협업해 연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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