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63520.html


SPC, 숨진 노동자 빈소에 ‘파리바게뜨 빵’ 놓고 갔다…“답례품”

등록 :2022-10-20 14:51 수정 :2022-10-20 17:35 장현은 기자 


에스피씨 그룹 계열사 빵공장에서 숨진 20대 노동자의 빈소에 회사가 보낸 파리바게뜨 빵 두 박스가 놓여 있다. 유족은 “이 공장에서 일하다 아이가 숨졌는데 이 빵을 답례품으로 주는 게 말이되냐”고 비판했다. 사진 유족 제공

에스피씨 그룹 계열사 빵공장에서 숨진 20대 노동자의 빈소에 회사가 보낸 파리바게뜨 빵 두 박스가 놓여 있다. 유족은 “이 공장에서 일하다 아이가 숨졌는데 이 빵을 답례품으로 주는 게 말이되냐”고 비판했다. 사진 유족 제공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에스피씨(SPC) 그룹이 그룹 계열사 빵공장 기계에 끼여 숨진 20대 노동자의 장례식장에 조문객 답례품으로 주라며 파리바게뜨 빵을 놓고 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에스피씨 그룹 쪽은 지난 16일께 사고로 숨진 ㄱ씨(23)씨의 장례식장에 파리바게뜨 빵 두 박스를 두고 갔다. 상자 안에는 땅콩크림빵과 단팥빵이 들어있었다. ㄱ씨의 유족은 “16일 처음 빵을 발견하고 유족이 사 왔을 리 없어 장례식장 직원들에게 ‘이 빵을 누가 갖다 놓았냐’고 물었는데, ‘회사에서 답례품으로 주라고 갖다 놓았습니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유족은 “장례식장 직원들은 회사에서 주라고 하니까 (빈소에 오는 사람들에게) 싸서 나눠줬다고 하더라”며 “우리 아이가 이 공장에서 일하다가 숨졌는데 이 빵을 답례품으로 주는 게 말이 되냐”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5일 ㄱ씨는 에스피씨그룹 계열사 에스피엘(SPL)의 경기도 평택 공장에서 ‘12시간 맞교대’ 야간작업을 하다 새벽 6시께 샌드위치 소스를 혼합하던 중 상반신이 교반기에 끼여 숨졌다. 사고가 난 공장은 에스피씨 제과점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에 빵 반죽과 재료를 납품한다. 이후 에스피엘은 사고가 난 기계에 흰 천을 씌워두고 다음 날 곧장 기계 가동을 시작하고, 사고 현장을 목격한 노동자 일부를 출근시켜 재료를 폐기하기도 해 ‘동료가 겪을 죄책감이나 트라우마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에스피씨 쪽의 이런 무신경한 처신은 이미 불붙은 ‘파리바게뜨 불매운동’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법원이 파리바게뜨·던킨·배스킨라빈스 매장 앞 1인 시위를 금지한 이후 오히려 법원이 금지한 59개 문구들이 ‘#소비자59’라는 해시태그로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파리바게뜨 빵 답례품’ 사건으로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다. 빵 소스 배합 작업을 하다가 숨진 고인의 빈소에 소스가 들어간 빵을 가져다놓은 것은 극히 비상식적인 행태이자 고인과 유족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사망사고 뒤 현장에서 천 하나 덮어 높고 사고 목격한 근무자 근무하게 한 것도 어이없는데, 빈소에 답례품까지 놓고 가다니 어이가 없다” “노동자 처우 개선 시위하는 노동자들 단식 때 무시하더니, 빵 소스 배합하다 숨진 사람 장례식장에는 소스가 들어간 빵을 답례품으로 두고 갔다. 평생 불매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트위터 이용자(@0kg_)는 “장례식장에 단팥빵 던져놓고 간 싸이코패스”라는 말로 에스피씨의 행태를 지적했으며, 또다른 이용자(@xuxxxuxxo)는 “요즘 SPC에 대한 불매 정신뿐만 아니라 분노가 너무 극에 달해서 한 마리 곰처럼 그 회사를 찢어버리고 싶다”고 표현했다.


이 일을 계기로 과거 에스피씨 사주 일가와 관련한 사회적 논란도 재소환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 부사장의 마약 사건이다. 허 부회장은 2018년 마약 사건으로 경영에서 배제됐으나, 3년 만인 지난해 11월 에스피씨 그룹 계열사 ‘섹타나인' 신규사업 책임임원으로 복귀한 바 있다.


에스피씨 그룹은 통상적인 경조사 지원품이었다는 입장이다. 에스피씨 관계자는 “에스피씨 직원이나 그 가족이 상을 당하면 일괄적으로 나가는 경조사 지원품 중의 하나다. 직원이 상을 당하면 다른 회사에서 떡 내놓고 숟가락 제공하듯 일괄 나가는 그런 품목”이라며 “(사고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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