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210261135001
청년 때 사서 노년 때까지 빚 갚는 이상한 ‘청년주택’
입력 : 2022.10.26 11:35 수정 : 2022.10.26 18:29 송진식 기자
‘나눔’형 주택 대출받아 사면 40년간 이자+원금 상환해야
새 정부 ‘청년주택’ 관심모았지만 기존 장기 모기지론과 유사
정부 “5억원짜리 7000만원이면 가능” 홍보, “부적절” 비판
강남 방향의 아파트 단지 모습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적인 부동산 공약인 청년층 대상 주택공급안이 공개됐다. 정부는 26일 ‘청년·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호 공급계획’을 통해 “미래의 중산층으로 성장해나갈 청년층과 무주택 서민의 주거사다리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공급계획을 보면 공공분양 물량을 이전 정부 대비 3배 가량 늘린 총 50만 가구를 윤 대통령 임기 내 공급해 청년층이 집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게 골자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공공임대 예산은 줄였는데, ‘청년층에게 임대보단 집을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청년층 공급안에서 제시된 금융지원 프로그램이다. 주택구매자금 마련이 여의치않은 청년층임을 고려하면 50만 가구 중 절반(25만가구)을 차지하는 ‘나눔형’ 주택이 현실적으로 구매 접근성이 높다. 나눔형은 시세의 70%로 분양을 받은 뒤 저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해 장기간 대출금을 갚는 방식이다.
나눔형의 금융지원 내역을 보면 분양가의 최대 80%까지 LTV를 올려주고,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면제해준다. 대출금은 최대 5억원까지 가능하다. 이자는 1.9~3.0%, 40년 만기 상환 조건이다.
결국 자금이 넉넉치않은 청년층은 구매자금 대부분을 대출받아야 나눔형 주택을 살 수 있다. 상환까지 40년이 걸리기때문에 방식 자체는 기존 장기 모기지론과 크게 다를 바없다. 시중 은행의 장기 모기지론에 비하면 이자가 저렴하다는게 장점일 수 있지만, 상환 기간과 방식, 부동산 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해 청년층에서 장기 모기지론이 일반적으로 이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가계부채가 위험수준에 달해있는데 청년층의 개별 상환능력이나 채무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LTV 80% 상향, DSR 면제라는 대출규제 완화책을 적용한 부분도 적절성 논란이 일 수 있다.
2억8000만원 대출 시 매월 80여만원씩 480개월 상환
이자가 저렴하다고해도 공공분양에까지 정부가 “빚을 내 집을 사라”고 청년층에 권유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날 나눔주택을 설명하면서 “시세 5억원 주택 구입을 위해 필요한 목돈이 7000만원 수준”이라고 홍보했다. 시세 5억원일 경우 공공분양 시 시세의 70% 가량인 3억5000만원에 분양되는데, 이 중 2억8000만원을 정부가 장기·저리 대출해줄테니(기금 등) 7000만원만 있으면 된다는 논리다.
정부가 든 예시를 적용해 2억8000만원을 2.0%의 금리로 대출받을 경우 원금 외 발생하는 이자만 1억2000여만원이 된다. 이를 40년 장기상환(원리금균등상환)할 경우 대출자는 산술적으로 매월 80여만원씩(이자+원금) 480개월을 납부해야 한다.
물론 40년 장기 상환을 하지 않고 도중에 집을 팔고 대출을 갚는 방법도 있다. 정부는 나눔형 주택의 의무거주기간인 5년이 지난 뒤 이를 공공에 환매할 경우 차익의 70%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경우 집을 판매하는 시점의 시세가 최초 분양가보다 어느정도 높아야 차익도 생기고, 그간 납입한 이자 손실도 메울 수 있다.
최근 부동산 시세는 원희룡 국토부장관 스스로 “과도하다”고 매번 주장할 정도로 올라있다. 정부가 나눔형 주택에 적용할 ‘시세’의 기준 역시 과도하게 오른 최근 시세가 될 수 밖에 없다. 향후 집값 하락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환매를 통해 대출자가 차익실현 등이 가능할지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는 의미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오르고 경기가 좋을 때는 모르겠지만 향후 부동산 경기 하강 및 집값 하락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불확실한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정부가 빛을 내 집을 사라고 권유하는게 옳은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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