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19671


모두 휴관한 공립 도서관, 성업 중인 사설 독서실

코로나19 사태 속 교육부-교육청 "독서실 휴업 현황 따로 조사 안 해" 논란

20.03.07 11:24 l 최종 업데이트 20.03.07 11:24 l 윤근혁(bulgom)


 6일 오후 8시 서울에 있는 A독서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  6일 오후 8시 서울에 있는 A독서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 윤근혁

   

5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A독서실 앞. 5개층 건물을 모두 독서실로 쓰는 이 건물 1층 현관엔 중고등학생 것으로 보이는 신발 여섯 켤레가 놓여 있다.


신발 바로 위엔 지문인식기가 있다. 손가락 지문을 찍어야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 독서실은 이날도 오전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이 독서실 앞 한길 건너편에 있는 B독서실도 학생들이 드나들었다. 고교생으로 보이는 서너 명의 학생이 독서실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2층 '고등전문관 관리형 독서실'이라는 간판이 적힌 입구에 다다랐다. 역시 지문인식기가 달려 있다. 


'지문인식기' 달고 불 밝힌 전국 독서실


B독서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독서실 학생 수가 예전보다 줄지는 않았다"고 말한 뒤 "더 이상 말하기 곤란하다"면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B독서실 옆 건물에 있는 C독서실도 성업 중인 것은 마찬가지. 학교가 문을 닫자 학생들 가운데 일부가 대낮부터 독서실로 몰리는 것이다. 이날 같은 동네에 있는 독서실 3곳을 무작위로 찾아갔지만, 휴업하는 곳은 없었다.


이 지역엔 마포평생학습관(마포공립도서관) 아현분관이 있다. 입구는 쇠파이프로 된 차단시설로 막혀 있다. 현관 유리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아현분관 임시 재휴관 안내. 최근 정부의 위기 경보 '심각' 격상에 따른 다중이용시설 자제 요청 및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하여 다음과 같이 임시 재휴관 하고자 합니다. 휴관기관 2020. 2. 24~별도 안내 시까지." 

 

 굳게 문이 닫힌 서울마포평생학습관(도서관) 아현분관 현관 모습.

▲  굳게 문이 닫힌 서울마포평생학습관(도서관) 아현분관 현관 ⓒ 윤근혁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고 공무원이 관리하는 공립 도서관은 일제히 무기한 문을 닫았지만, 주변에 있는 독서실은 모두 문을 연 것이다. 독서실은 도서관보다 더 밀폐 공간일 수밖에 없기에 "이해할 수 없는 일"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지역에 있는 독서실은 올해 1월 기준으로 모두 1094개다. 전국으로 보면 1만여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교육당국은 휴업 여부에 대해 독서실을 따로 따로 떼어내 집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독서실은 법상 학원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체 학원의 휴원 집계자료에 포함되어 있다"면서도 "그런데 독서실이 어느 정도 휴업한 것인지 따로 집계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시도교육청이 독서실 휴업 여부를 별개로 조사하지 않아 교육부도 휴업 상황을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5일 현재 전국 학원의 휴원율은 42.1%다. 전체 학원 8만6435곳 가운데 3만6424곳만 휴원한 것이다. 현재 독서실 휴업률은 학원 휴원율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 독서실이 얼마나 문을 열고 있는지 파악도 못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당국은 "독서실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학생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참학 "독서실이 학원? 휴원 실태 따로 집계 안 한 것 이해 못해"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독서실이 법률상 학원이라는 사실을 일반인이 어떻게 알 수 있나"라면서 "독서실도 학원처럼 휴원 대상이었는데 왜 교육부와 교육청이 휴업 실태를 제대로 집계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독서실은 그냥 눈 감아 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부장은 "교육당국도 힘들겠지만, 독서실에 대해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은 직무태만이란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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