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newsverse.kr/news/articleView.html?idxno=2545
이태원 참사 희생 미국인 유학생 가족의 분노 "한국 안 가"
기자명 애틀랜타=이상연 객원특파원 입력 2022.11.03 15:30
이태원 참사로 숨진 스티븐 블레시 아버지 AJC와 인터뷰
"아들 유해 찾으러 한국 안 가...아마 분노 때문에 감옥갈 것"
한양대에 함께 유학 중인 켄터키대 앤 기스케와 함께 희생
한국정부-한인사회, 참사 발생 5일 지나도록 위로조차 없어
지난 28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의 희생자인 애틀랜타 거주 고 스티븐 블레시(20)씨의 가족이 한국 정부와 경찰의 사건 대응 및 처리에 매우 분노하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한라산을 찾은 스티븐 블레시(맨 오른쪽)와 앤 기스케(맨 왼쪽)). 두 사람은 이 사진을 찍고 이틀 뒤 이태원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진=Anne Gieske Instagram)
고인의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씨는 1일 애틀랜타 최대 신문인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AJC)과 인터뷰를 갖고 "주변 사람들이 '아들의 유해를 찾으러 서울에 갈 것이냐'고 물었다"면서 "하지만 만약 서울에 간다면 내가 (분노를 참지 못해) 결국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찰관들(cops)은 우리를 완전히 실망시켰다"며 경찰의 미숙한 대응을 지적한 뒤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분노했다.
그는 조지아주 토박이로 같은 동네에 있는 대학에 다니던 아들 스티븐 블레시가 모험 정신을 갖고 있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블레시씨는 "아들은 항상 모험을 떠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면서 "한국행은 스티븐의 생애 첫번째 큰 모험이었고,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몇년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경영학을 전공한 스티븐 블레시씨는 케네소주립대 유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은 11명의 학생 중 1명이었으며 이태원 참사로 숨진 켄터키대 여학생 앤 마리 기스케(20)씨와는 한양대에서 함께 수학하며 친한 사이가 됐다. 블레시씨는 "아들과 앤이 서로 알고 있었고, 이태원 핼러원 행사에 함께 갔다"면서 "내 아들과 함께 있던 다른 미국 시민도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고 말했다.
기스케씨는 오하이오가 지역구인 브래드 웬스트럽 공화당 하원의원의 조카 딸로 밝혀진 바 있다.
블레시씨는 "참사 소식을 듣고 학교를 통해 연락을 취했는데 기숙사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스티븐의 휴대폰으로 계속 전화를 걸었다"면서 "결국 한국 경찰이 전화를 받고, 현장에서 회수된 수백 대의 다른 전화기와 함께 스티븐의 휴대폰을 보관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블레시씨 가족. 왼쪽부터 아버지 스티브, 어머니 마리아, 스티븐, 조이. (사진=가족사진/AJC)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한 블레시씨는 대사관과 협조해 아들의 시신을 화장하고 유해를 장례식장을 통해 인계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삶이 계속돼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앞으로의 인생은 결코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며 눈물을 감췄다.
이태원 참사 소식이 알려진 뒤 LA한인회와 휴스턴한인회 등은 한인회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안타깝게 희생된 젊은 영혼들을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정작 지역 출신 희생자가 발생한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애틀랜타한인회는 참사와 관련한 짦은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합동분향소 설치나 별도의 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숨진 블레시씨가 다니던 케네소주립대에는 수많은 한인 재학생들이 수학하고 있으며, 한인 교수들도 다수 재직하고 있다.
지역 한인들은 "한국 정부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과연 국가를 대표해 위로를 전할 마음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이상연은 1994년 서울 한국일보에 입사해 특별취재부 사회부 경제부 등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2005년 미국 조지아대학교(UGA)에서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애틀랜타와 미주 한인 사회를 커버하는 애틀랜타 K 미디어 그룹을 설립해 현재 대표 기자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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