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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배제'에 외신기자들 비판 쏟아져…"북한과 똑같다"

입력 : 2022-11-10 14:46:02  수정 : 2022-11-10 14:51:45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WP기자 "트럼프도 대통령 전용기에 기자 배제하진 않았다"

BBC기자 "싫어하는 기자 배제하는게 '글로벌 중추국' 이미지인가"

한겨레 "전용기 탑승 거부…민항기로 순방 취재할 것"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출국을 앞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출국을 앞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외신 기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선 후보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인터뷰했던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미셸 리 기자는 10일 MBC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금지 소식을 트위터로 전하면서 "MBC는 윤 대통령 욕설 논란 당시 그의 욕설을 처음 자막으로 만들었고, 대통령실과 여당은 MBC를 공격해왔다"고 주목했다.


이어 "사람들은 MBC의 전용기 탑승 금지를 트럼프의 백악관과 비교하고 있지만, 내 기억과 뉴스 보도들에 따르면 트럼프의 백악관이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를 배제한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아시아 주재 기자 니콜라 스미스는 "윤석열 대통령실이 MBC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금지한 뒤 한국에서 언론의 자유 논란이 터졌다"며 "우려스려운 사항으로, 대통령실은 명확한 설명 없이 '왜곡된' 보도를 근거로 들었다"고 꼬집었다.


미국 CNN 방송의 서윤정 기자도 일련의 사태를 언급하며 "이것은 언론 탄압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한국에 주재했던 BBC 로라 비커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당시 '글로벌 중추국가'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며 "서울은 세계 언론의 중심지가 됐고, 많은 이들이 중국에서 (서울로) 이동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그가(윤 대통령이) 싫어하는 방송 취재진을 해외순방에서 배제하는 것이 정말 윤 대통령이 그려내고 싶어하던 글로벌 이미지인가?"라고 반문했다.


BBC 진 매킨지 서울 특파원도 윤 대통령의 순방에 MBC 취재진이 배제된 사실을 알리며 "MBC는 그의 '핫 마이크' 사고를 최초로 보도한 매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 본사를 둔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 대표기자인 채드 오 캐롤은 "윤 대통령은 '국익'이 위태롭다며 MBC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참고로 북한이 자국에 방문하는 기자들에게 사용하는 논리를 살펴보라"고 적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외신 기자들에게 제공하는 보도지침문을 첨부했다. 북한은 해당 지침에서 "외신 기자들은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과 임무에 근거한 공정한 보도활동을 통해 북한과 다른 나라들 사이의 우정과 협력이 발전하도록 촉진하고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증진하는데 이바지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 왜곡되거나 악의적인 의도로 잘못된 보도를 한 경우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과 의무에 반하여 북한 사회의 안정과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한 경우 ▲북한과 북한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 취재 활동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에 10년 넘게 체류 중인 영국 출신 프리랜서 기자 라파엘 라시드는 이러한 채드 기자의 트윗을 공유하면서 "대통령실의 왜곡·편파 보도 방지 대책은 북한과 똑같네요"라고 일갈했다. 그는 "남한의 언론 자유를 보호하라"며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결코 용인되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출국을 앞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출국을 앞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계 5개 단체는 이번 사태를 두고 "헌법이 규정한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이날 긴급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대통령실이 권력 비판을 이유로 특정 언론사에 대해 취재 제한 및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반헌법적이고, 반역사적인 취재 제한 조치를 즉시 취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언론계에 공동대응을 강력히 촉구했다.


실제로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기자단은 이날 오전 총회에서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거부와 관련해 투표를 진행한 결과,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각 매체 기자들이 참석한 총회에는 불참자 4명을 제외한 39명이 공동 대응에 찬성했고, 6명은 반대했다. 다만 공동성명 발표나 취재 보이콧 등 공동대응 방식을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추가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한겨레'의 경우 이날 오후 공식 SNS를 통해 "본사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대통령실이 지난 9일 밤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되어 온 점'을 이유로 들어 이번 순방에서 '문화방송(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언론을 통제하려는 반민주주의적 결정이라고 보기 때문"이라며 "'한겨레'는 민항기를 이용해 윤석열 대통령의 11~16일 동남아시아 순방을 취재, 보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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