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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MBC 기자 “슬리퍼 난동·깡패” 노발대발.."열차 구둣발은 괜찮고"
현근택 “대통령에 손 모아 물어야 하나? MBC 기자가 신은 슬리퍼 대통령실(매점)서 판다더라”
정현숙 | 기사입력 2022/11/22 [09:23]
탁현민 "기자의 허술한 복장과 반말이 다반사인 대통령 중 무엇이 더 문제인가”
한국기자협회 “대통령실, 도어스테핑 중단 책임 MBC에 떠넘겨”
MBC, JTBC 갈무리
소통을 강조하며 청와대를 떠난 윤석열 대통령은 끝내 가림막을 설치하고 언론과 철벽을 쳤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출근길 약식회견은 새로운 대통령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번 중단 결정으로 소통을 스스로 부정하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MBC 기자의 슬리퍼 착용까지 문제 삼으면서 도어스테핑 중단 결정을 옹호하는 모양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1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MBC 기자를 겨냥해 “지명도 안 했는데 소리를 지르면서 하는 것은, 제가 봤을 때는 난동 수준”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종혁 비대위원은 지난 19일, MBC 기자가 슬리퍼를 신고 대통령 회견에 참석했다면서 “기자는 깡패가 아니어야 하지 않나”라고 했고, 이용호 의원은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인지 모르겠지만, 기자이기 이전에 예의부터 배울 필요가 있겠다”라고 지적했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 앞에서는 항상 다소곳이 손을 모아서 질문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이게 아침에 하다 보니까, 슬리퍼 신은 분들이 많다더라. 거기에 이 슬리퍼가 대통령실에서 파는 거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현 부원장은 “매점 같은 데에서 (판다더라)”라며 “실제로 기자 분들이 상주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이걸 위해 항상 정장 빼입고 구두 신고 이런 건 아니잖냐”라며 "이런 걸 문제 삼는 건 아직 권위주의 시대, 군사정권 시대에나 있었을 법하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부스스한 머리로 출근했지만, 야당에서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날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신년 기자회견 사례를 들며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을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출입기자의 허술한 복장과 반말이 다반사인 대통령의 무례 중 무엇이 더 문제인가"라며 "과연 기자의 예의와 대통령의 책임있는 답변 중 무엇이 중요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질문의 올바름보다 질문한 사람의 태도를 문제삼는 것은 또한 온당한가. 어쨌거나 허무한 종언"이라며 "윤 대통령 문답의 마지막에 등장한 '가벽'은 그래서 더욱 상징적"이라고 힐난했다.
탁 전 비서관은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사례를 들었다. 지난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예령 당시 경기방송 기자가 '대통령의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질문한 것에 대해 탁 전 비서관은 "빈정거리는 듯한 기자의 태도,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게 추상적인, '인상비평'을 질문한 것을 두고 당시 여권에서는 예의 없다는 비판이 일었고, 일부 언론에서도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지적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손석희 JTBC 앵커는 이 논란을 두고 '기자의 질문은 (문재인 정부가) 권위주의 정부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논평했었다"라고 소개했다.
탁 전 비서관은 "기자회견 이후, 문 대통령은 어떤 언급도 없었다"라면서 "청와대도 그것을 이유로 앞으로 기자회견을 하지 말자거나, 그 기자가 예의가 없으니 제재해야 한다거나, 그 때문에 그 언론사의 취재를 제한 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아마 그런 제재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도 이번 도어스테핑 중단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지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을 '불미스러운 사태'로 규정하고, 이를 중단의 이유로 든 점을 비판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날 MBC 인터뷰에서 "나한테 따지는 사람 나 못 보겠어. 그거 말고 뭐가 있을까요. 논리적으로 안 되니까 공격하는 거예요. 슬리퍼를 신었다. 팔짱을 꼈다. 뒤에다가 질문을 했다. 그게 하나하나 굉장히 상식적이지 않아요."라고 꼬집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단히 위협적인 상황이 이루어졌던 것도 아니고 테러가 염려되는 것도 아닌데, 소통의 활성화를 하겠다는 명분을 스스로 부정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특정 언론을 본보기로 삼아 언론을 길들이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라며 "대통령실은 도어스테핑 중단을 교묘하게 MBC의 잘못으로 돌려 출입기자들 사이 갈등을 유발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네티즌들은 지난 18일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이기주 기자가 설전을 벌인 기자회견장에서 다수의 현장 취재기자들이 슬리퍼를 착용한 모습과 윤 대통령의 열차 구둣발 사진을 온라인으로 공유했다.
이들은 "대통령실 상주하는 출입기자가 실내에서 실내화 신은 게 뭐가 잘못인가?" "열차 구둣발은 괜찮고 슬리퍼는 노발대발" "공직 결격 사유" "유치한 트집잡기"라면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2월 13일 북한·동아시아 전문가인 케빈 그레이 영국 서섹스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소식을 트윗에 링크하며 “공직 결격사유”라고 꼬집었다.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 도어스테핑에서 다수의 기자들이 슬리퍼를 신고 있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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