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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방미 투자유치 '생색'냈지만, '말'로 주고 '되'로 받았다
기자명 애틀랜타=이상연 기자 / 김태현 기자   입력 2023.04.28 16:49  
 
15억달러 투자 미 코닝사 대주주는 삼성
한국기업 美 투자 2건만해도 80억 달러 규모
MOU 50건…구속력 없어 '속빈 강정(?)'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 기간 중인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 기간 중인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사진=대통령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 행사에서 미국 특수유리제조업체인 코닝의 15억달러(한화 약 1조9,000억원) 한국 투자가 발표됐다. 
 
대통령실의 표현대로 '깜짝' 발표이지만 투자가 향후 5년간 15억달러라는 소개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언론 어디에도 코닝의 한국 투자를 보도한 곳은 없었다. 미스터리한 이 투자 발표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코닝사의 대주주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부각됐다. 당시 행사에도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참석하고 있었다. 
 
코닝은 지난 1973년 삼성과 합작해 삼성코닝을 설립하며 한국시장에 진출했고 2013년에는 합작관계를 청산했지만 협력 관계 유지를 위해 삼성이 코닝의 우선주를 대량 매입했다. 지난 2021년에는 삼성이 코닝 지분 9%를 확보하며 자산운용사인 미국 뱅가드그룹(10.6%)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코닝이 실제 어떤 투자 약속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년간 15억달러는 신규투자라기 보다는 사업 계획상 투자를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맞춰 발표했을 가능성이 있다. 웬들 위크스 코닝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1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IT용 중형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생산에 2026년까지 충남 아산 등에 4조1,000억원 투자를 발표한 상태고, 대형 올레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올레드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 만큼 한국의 올레드 디스플레이 시장의 투자 매력과 성장성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국빈방문에서 한국 측이 발표한 미국기업의 투자는 다분히 대통령 국빈 방문 '생색 내기'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미 첫 성과로 발표됐던 넷플릭스의 25억달러(한화 3조3,000억원) 투자는 새로운 투자 패키지를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에 하던 지출을 4년간 지속하는 방식의 투자 '패키징(포장)'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과 넷플릭스가 굳이 4년이라는 기간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맞춘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 투자 계획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용 인력이 없고 시장 상황에 따라 중간에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는 구두 약속이라는 것이다. 반면 한국 기업들의 미국에 대한 투자는 모두 물리적인 공장을 짓고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미국 노동자를 고용하는 하드웨어 투자여서 약속한 금액을 모두 쏟아부어야 한다.
 
이번 국빈방문 기간 발표된 한국기업의 대형 미국 투자는 2건으로 투자 규모만 총 80억달러(한화 약 10조6,400억원)에 이른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이 50억달러(한화 약 6조6,000억원)를 들여 조지아주 바토우카운티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삼성SDI는 미국 GM과 함께 30억달러(약 4조원) 짜리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향후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미국 측이 내밀 청구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미 양국간 총 50건의 MOU(양해각서)가 체결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바이오 23건,  첨단산업 13건, 에너지 13건, 콘텐츠 1건 등이다. 하지만 MOU는 아무런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실제 투자로 이어질 확률은 매우 낮다. 실제 지난 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국빈방문을 통해 총 66건, 금액으로는 371억달러 규모의 MOU를 체결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뤄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상연은 1994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특별취재부 사회부 경제부 등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2005년 미국 조지아대학교(UGA)에서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애틀랜타와 미주 한인 사회를 커버하는 애틀랜타 K 미디어 그룹을 설립해 현재 대표 기자로 재직 중이며, 뉴스버스 객원특파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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