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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시민 “고 이선균 배우와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
박승철 기자 psc2023@mindlenews.com 입력 2024.01.27 22:55 수정 2024.01.27 23:00
75차 촛불대행진 서울 숭례문~시청 구간에서 열려
“나와 여러분 모두가 이선균…끝까지 진상 규명해야”
윤미향 “이선균 섰던 포토라인에 함께 서서 저항하자”
“상인 울부짖는데 참사 현장을 화해 무대로…인간말종”
27일 오후 서울 숭례문~시청 구간에서 열린 제75차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2024.1.27. 사진작가 이호
촛불 시민들이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에 대해 “사실상 경찰과 언론에 의해 타살된 그와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27일 서울 숭례문~서울시청 구간에서 열린 제75차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은 “인격 살인 명예훼손 언론은 사죄하라”, “마녀사냥 검찰 독재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촛불대행진에 앞서 고 이선균 배우를 죽음에 이르게 한 언론, 경찰, 검찰을 규탄하는 문화예술인 행동의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집회도 함께 열렸다.
정지영 영화감독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그(이선균 배우)를 죽음에 이르게 한 언론과 경찰, 정부 당국의 반문명적, 반인권 행태를 질타한다”면서 “슬픔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는 것은 그의 죽음이 사회적 타살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짓말탐지기 조사 요구까지 억울함을 호소하던 이선균 배우가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이유를 알아야겠다”면서 “경찰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공표하고 언론은 왜 마녀사냥을 했는가”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또 “문화예술인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정치적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말했다.
고경일 우리만화연대 회장은 “이선균 배우에 대해 망신주기 수사로 죽음으로 몰아간 경찰을 용서할까”라면서 “이선균 배우를 대중들에게 발가벗겨 수치심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은 언론을 용서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선균 배우를 먹잇감으로 마약 수사 실적내기를 한 검찰과 한동훈을 용서할 수 있나”면서 “이선균 배우를 세간의 화젯거리로 만들고 그 뒤에 숨어 호의호식하고 디오르 백을 받는 김건희와 윤석열을 용서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또 “넬슨 만델라는 잊지는 않지만 용서한다고 했다”면서 “잊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이선균 배우가 먹잇감이 되어 저들의 사냥놀이의 희생양이 됐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검찰과 언론, 현 정권의 폭정을 잊지 말고 가슴에 눌러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여러분과 우리가 이선균이다”면서 “끝까지 진상규명을 이뤄내고 4월에 승리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김성민 다큐창작소 감독은 “수많은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위로와 즐거운 기억을 줬든 그 사람 이선균을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면서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사람이 이선균 배우”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람을 이 정권이 어떻게 만들었나”라면서 “모욕하고 망신주고 결국에는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목숨을 끊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그렇게 순수한 사람을 윤석열 정권이 죽였다”면서 “정치검찰, 쓰레기 언론이 모욕해 죽을 때까지 괴롭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들을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나”면서 “그 죗값을 치르게 하려면 우리가 끝장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근태 한국영화배우조합 위원장은 “이선균 배우의 존엄과 명예가 훼손됐다”면서 “물증이 없다면 혐의없음으로 끝내야 하지만 신종마약 가능성으로 이어졌다”면서 “피의자의 인권을 무시하고 심리적 압박을 가한 경찰과 언론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언론의 공정한 보도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선균을 살아생전에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고 이선균 배우는 앞으로도 우리 마음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은 검찰과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이선균 배우를 회상했다. 윤 의원은 “이선균 배우님의 부고를 접하며 안간힘을 다해 부여잡고 있던 저 자신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면서 “약해지지 않기 위해, 포기하지 않기 위해 나 자신을 다잡고 살면서도 매 순간순간 온갖 모욕과 조롱, 위협을 견디며 사는 것 보다 죽는 것이 훨씬 편안하고 행복할 것 같다는 틈만 나면 내 영혼을 나약하게 만드는 속삭임은 이겨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 숭례문~시청 구간에서 열린 제75차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윤미향 의원이 고 이선균 배우 사망 사건 관련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7. 사진작가 이호
이어 “취재라인 앞에 섰던 그의 눈빛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었다. 살고 싶다고”라면서 “그러나 살아 내는 것이 너무나 힘들어 누군가 곁에 서 있어 주면 좋겠다고”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거리에서 온갖 공격과 겁박과 의심을 당하며 살아온 지난 30년, 피해자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며 희망으로 엮어온 삶이었다”면서 “그런데 한순간에 도륙당하고 무너져버린 지난 시간과 검찰과 언론이 쏘아대던 수백 수천의 광폭의 화살, 재판 과정에서의 수모와 심리적 고문은 ‘살아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살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삶의 일부라 생각했던 동료들의 경계와 침묵, 심지어 비난은 나를 매일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했다”면서 “그래서 나는 검찰과 언론, 여론 재판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이선균 배우를 보며 슬프고 화가 나고 아프고 이런 사회의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에게 너무 죄스럽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홀로 섰던 그 취재라인 앞에서 그가 가진 낯섦, 그 치욕 같은 마음을 알기에, 너무 늦었지만, 그가 섰던 폴리스라인 앞에 함께 서 있고 싶다”면서 “경찰서 들어가는 입구에, 기자 떼들이 덤벼드는 취재라인에 함께 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함께 저항해야 하지 않겠나”면서 “이선균 배우가 섰던 취재라인 앞에 함께 서서 저항하며 때로는 방패가 되어 화살을 함께 맞으며 부딪히며 싸워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구자필 기본사회 충남본부 공동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서천 시장 방문 이벤트를 비판했다. 구 대표는 “20일 밤 소식을 듣고 바로 내려갔는데 200개가 넘는 점포가 완전히 전소되고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바뀌었다”면서 “그런데 상인을 위로하겠다고 내려갔던 윤석열과 한동훈은 그 자리에서 폴더인사하고 정치쇼하고 사진만 찍고 온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상인에게 ‘윤 대통령이 오니까 2층에서 대기해라. 만나게 해 주겠다’고 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1층에서 국힘 관계자하고 겨우 상인회장 1명만 만나고 갔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또 “윤석열 정부의 국민을 외면하고 기만하는 행동을 그냥 볼 수 없다”면서 “다가오는 선택의 시간에 국민이 윤석열 정부를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민 강북촛불행동 대표는 “지난 한 주간 우리는 역겨운 정치쇼를 봤다”면서 “디오르 백이 갈라놓은 20년 호형호제라는 제목의 유치한 정치쇼였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김건희 명품 가방 뇌물 사건에 대해 국민이 염려할 부분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자 비서실장을 통해 비대위원장에서 사퇴하라고 했다는 것”이라면서 “언론은 충돌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마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당장 갈라질 것처럼 기사를 써댔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또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은 한몸이고 서로 생존을 위해 함께할 수밖에 없는 운명 공동체”라면서 “국민의힘을 구하기 위해 한동훈과 윤석열이 싸우는 쇼를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인은 울부짖고 있는데 상인을 무시하고 참사 현장을 자신들의 화해를 위한 무대로 만들었다”면서 “인간 말종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연인원 6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시민들은 한화플라자 앞→한국은행 앞 교차로→을지로입구역→종각역→세종대로 사거리→프레스센터 앞 구간을 행진한 뒤 집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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