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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시민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권을 거부한다”
박승철 기자 psc2023@mindlenews.com 입력 2024.02.03 23:35 수정 2024.02.03 23:36
76차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 열려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막고, 정쟁화한 자들은 누구?”
“윤 정권, 유가족을 지원과 배상 요구 집단으로 매도”
유가족 “국힘 합의 위해 특검 요구권 포기…돌아온 건 거부권”
촛불행동 “촛불 후보는 당선, 적폐 후보는 낙선 운동”
3일 오후 서울 숭례문~시청 구간에서 76차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이 열리고 있다. 2024.2.3. 사진작가 이호
촛불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3일 서울 숭례문~시청 구간에서 열린 76차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 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은 “거부권을 거부한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한 윤석열을 탄핵하자”, “국민을 적으로 대하는 윤석열을 탄핵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촛불행동은 총선 낙선, 당선 운동을 벌이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대표는 “윤석열 정권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는데 윤 정권 내내 30%대 지지율이었다”면서 “이런 정권이 우리 역사에 존재했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국민이 탄핵한 정권 아닌가”라면서 “탄핵이 민생이고, 탄핵이 평화와 안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이태원 참사의 책임자들이 고개를 들고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진상 규명을 가로막는 자들이 누구고 참사를 정쟁화한 자들이 누구냐”고 말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김은희 용산 촛불행동 대표도 윤석열 정권의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를 규탄했다. 김 대표는 “이 정권은 왜 이다지도 파렴치한 악마냐는 말이다”라면서 “159명이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죽었음에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자들이 파렴치한 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죄의식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사람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면서 “직접 만나기는커녕 유가족들을 길바닥에 내동댕이쳤고, 오체투지를 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패륜 정권이 누구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그러면서 기만적인 참사 피해 지원 대책을 내놨다”면서 “누가 지원해 달라고 했나”고 말했다. 이어 “애초부터 우리의 요구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었다”면서 “윤 정권은 유가족을 재정 지원과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으로 매도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윤 정권의 거부권 행사로 더 분명해 졌다”면서 “이 자들은 진상 규명이 두렵고, 그래서 진상 규명을 안하겠다는 것인데 감추려는 자가 범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권 탄핵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죄의식도 양심도 없는 이 범죄자를 용서할 수 없다”면서 “오로지 탄핵이 추모고, 진상 규명의 출발점이고 명예 회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정권을 탄핵해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된다”면서 “책임 있는 모든 자를 법의 심판대에 올려 죗값을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송채림 씨의 아버지 송진영 씨도 단상 위에 올랐다. 송 씨는 “인륜도 천륜도 무시하는 이 패륜 정권을 규탄한다”면서 “29일 이태원에 10만 명이 모일 걸로 예상됐고 13만 명이 운집했는데 경찰 1개 중대만 배치했어도 한 사람의 목숨도 잃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것은 왜일까”라면서 “그 진실이 알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오후 열린 76차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2024.2.3. 사진작가 이호
송 씨는 또 “참사 후 159명의 아이들은 연고지와 관계없이 46곳으로 흩어 놓았다”면서 “이것은 가족이 모이지 못하게 하는 조직적 은폐의 근거”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전부 마약 검사를 했지만 단 한 건의 마약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이것은 고의적으로 마약 프레임을 씌워 아이들 명예를 실추하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송 씨는 또 “삼풍백화점, 대구 지하철, 세월호 그리고 이태원 참사까지 이렇게 끝도 없이 이어지는 참사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면서 “최소한 아침에 집을 나서는 이들이 저녁에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년이 넘는 시간을 싸워왔다”면서 “진실 버스를 타고 전국을 돌며 진상 규명을 호소하고 국민의힘 당사 앞 길바닥에서 노숙하며 항의 시위를 했다”고 말했다.
송 씨는 “159km를 행진하며 특별법을 호소하고 국회 앞 텐트에서 곡기를 끊는 단식도 서슴지 않았다”면서 “한여름 땡볕과 폭우 속에서 삼보일배하며 피눈물을 흘리고 영하의 눈밭에서 온몸을 적셔가며 오체투지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해서 이태원 특별법을 만들어냈는데 국민의힘이 반대해 강제 조사권, 동행 명령권, 특검 요구권 등을 포기하며 합의 처리를 간청했다”면서 “돌아온 답은 결국 정쟁의 소지가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행동은 22대 총선 낙선, 당선 운동을 위한 준비 작업도 본격화한다. 김은진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지난 1월 초 총선 계획 총투표를 통해 확정된 국회의원 후보 지지, 낙선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서 “1일부터 윤석열 탄핵 발의에 나설 촛불 후보 신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탄핵에 동의하는 국회의원 후보는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다”면서 “전국 각 지역에서 출마하는 진보, 민주개혁 후보들이 참여하도록 촛불 시민이 알려주시고 안내해 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윤석열 독재 부역 세력을 낙선 대상으로 선정하고 촛불 국민이 대중적 낙선 운동을 벌일 것”이라면서 “촛불 후보와 낙선 후보는 13일부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정권이 아무리 날뛰어도 촛불 국민은 오직 윤석열 탄핵”이라면서 “22대 총선은 윤석열 탄핵 총선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22대 총선에 참여하는 모든 후보에게 제안한다”면서 “윤석열 탄핵을 위한 촛불 후보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촛불행동이 전국 촛불 국민과 함께 가장 앞장서서 싸우겠다”면서 “촛불이 앞장서서 윤석열 탄핵 국회 건설하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연인원 5000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시청->이태원 참사 분향소 -> 세종대로 사거리 -> 종각역 -> 을지로입구역 -> 한국은행 앞 사거리 -> 시청 구간을 행진한 뒤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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