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에 극대노한 노동자·시민 "윤석열을 체포하라"
김민주 기자 minju@mindlenews.com 입력 2024.12.04 22:00 수정 2024.12.04 22:52
 
전국에서 '윤석열퇴진 시민촛불' 참여 인파
시민들 한마음으로 "이제 죄값 치를 때 됐다"
학생들 "학교서 배운 민주주의 되찾기 원해"
시민들 모여 "윤석열은 이제 대통령이 아니다"
경찰이 행진 막기도 했지만 큰 마찰은 없어
 
4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숭례문을 지나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숭례문을 지나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이제는 더 이상 집에 있을 수 없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외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총을 빼든 비상계엄령에 분노한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웠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과 시민사회 단체들은 함께 촛불을 들고 "윤석열은 퇴진하라"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외쳤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4일 오후 6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시민촛불'을 개최했다. 집회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발언으로 이뤄졌고, 시민 발언이 끝난 뒤 광화문 광장에서부터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행진을 했다.
 
사회를 맡은 시민사회단체연대회 이승훈 공동위원장은 "국회에 무장한 특전사가 총을 가지고 난입했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를 내팽개치고 책임 정치를 외면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가수 안계섭 씨가 집회에 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밤 우리 노동자들이 노동자의 이름으로 군대를 막아섰다"며 "시민들이 생명을 던져 나라를 지킨 것이다. 이 승리가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하며 '내 오랜 벗 전태일 노래'를 부르며 집회가 시작됐다.
 
첫 번째 발언은 법률 전문가로 시작했다. 참여연대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이)계엄을 생각했다는 것과 국민을 상대로 군대를 동원했다는 것 자체가 범죄"라며 "대통령은 국민이 그렇게 만만하냐. 이제는 대통령이라고 할 수도 없다. 내란죄 수괴에 해당하는 반국가단체 범죄자"라고 했다.
 
시민들과 시민단체는 "국민주권 실현하자" 구호를 외쳤다. 퇴근 시간이 지나자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졌다.
 
지난밤 시민들은 모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김채은 학생은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것을 두고 "윤석열이 말하는 국가가 무엇이냐"며 "윤석열은 왕이 아니다. 이제는 정당한 죗값을 치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4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주최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주최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쌍둥이 아들을 군대에 보낸 엄마에게 지난밤은 너무 길었다. 이민형 씨는 "군대에 간 아들은 전쟁으로 부모가 죽을까 두렵고, 부모는 군대에 있는 아들이 죽을까 두려운 나라"라며 "윤석열은 불법 계엄령을 선포해 이 나라의 아들들을 앞장세웠다. 지금 당장 쫓아가서 끌어 내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고등학생인 유원우 군은 "윤석열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대한민국이란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이렇게 연약한 줄 몰랐던 내가 부끄럽다. 이제 이 체제를 지켜보고자 마음먹었다.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를 되찾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학생 신재현 씨는 "8년 전 이 자리에서 촛불을 들었던 고등학생"이라며 "대통령은 우리를 지킨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오히려 국민이 피땀 흘려 일군 사회를 망가뜨렸다. 반역자를 끌어내릴 때"라고 전했다.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몽실 씨는 광주 시민이다. 그는 "광주 시민에게 '비상 계엄령'은 트라우마를 부르는 단어"라며 "윤석열을 규탄하고 퇴진에 모든 힘을 기울일 것이다. 이제 윤석열은 대통령이 아니다"고 했다.
 
시민들의 발언이 끝나자 바로 사물놀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향하는 행진을 준비했다. 참석한 인원이 많은 만큼 준비 시간이 걸렸지만, 이내 질서를 지켜 오후 7시 30분부터 행진을 시작했다. 
 
4일 오후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이 행진하던 중 경찰이 길을 막아섰다. 2024.12.4. 민주노총 유튜브 갈무리
4일 오후 ‘내란죄 윤석열 퇴진! 시민촛불’이 행진하던 중 경찰이 길을 막아섰다. 2024.12.4. 민주노총 유튜브 갈무리
 
시민들은 "윤석열은 물러가라"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외치며 행진을 했다. 행진이 숙대입구 지하철역을 지날 때 경찰이 행진을 막았다.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비켜라"고 외쳤다. 큰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오는 5일 저녁 6시 광화문 광장에서 '내란범 윤석열퇴진 시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7일에는 오후 2시에 '내란범 윤석열 즉각 퇴진 민주노총 행진'을 진행하고, 오후 3시에는 '내란범 윤석열 퇴진! 사회대개혁 쟁취! 범국민대회, 대회 후 행진'을 예정하고 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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