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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체포” 50만명 광화문서 명동까지 행진, 시민들도 “빨리 탄핵돼야”
헌재 있는 안국동 거쳐 명동까지 행진...거리에서 시민들 큰 호응
윤정헌 기자 발행 2024-12-28 19:33:10 수정 2024-12-28 19:41:03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4차 범시민 대행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4.12.28. ⓒ뉴시스
 
2024년 마지막 주말인 28일에도 윤석열 즉각 탄핵·체포와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광화문을 가득 채웠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4차 범시민대행진’이 28일 서울 광화문 앞과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전날 국회의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됐고, 공소장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비상계엄 내란범행이 낱낱이 드러났다. 광화문 앞에 모인 시민들은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로 즉각적인 윤석열 탄핵과 체포, 국민의힘 해체를 외쳤다.
 
김은정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은 “쿠데타 일어난 지 한 달이 되어가는데도 증거인멸 명백해 보이는 수괴와 일당의 체포, 구속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검찰과 경찰이 노동자, 농민 등 삶을 위한 투쟁의 목소리에 어떻게 재갈을 물리고, 시민 권리를 위한 싸움엔 얼마나 신속하게 법적 제재를 가해왔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검경이 어째서 중대하고 엄한 범죄자에 대해선 한없이 너그럽고 신중한가”라고 규탄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최상목 부총리를 향해서는 “주권자의 준엄한 명령 아래 한낱 관료의 선택권은 없다. 주권자의 뜻을 배반하는 건 그 자체가 헌법 파괴행위”라며 “헌법재판관 임명하고, 내란특검법 공포해 이들의 범죄를 낱낱이 드러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노상원의 수첩에는 북방한계선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의 메모가 발견됐다. 윤석열과 김용현은 연평도와 백령도에서 대규모 포격 사격을 자행하고 평양의 무인기를 침투시키고 오물 풍선의 원점을 타격하라고 명령하고, 백령도에서 레이싱드론으로 오물풍선을 격추함으로 군사적 대응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참석자들에게 접경지역 주민들의 평화를 위한 대북전단 금지법 개정안 국회에 국민동의청원 동참을 요청하기도 했다.
 
다양한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학교 밖 청소년 민지환씨는 “저와 같은 학교 밖 청소년뿐만 아니라 여성, 성 소수자, 장애인도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세상을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한덕수 총리는 이태원참사 후 예고 없이 녹사평 분향소를 찾아온 기억을 되새겼다. 이 위원장은 “유가족들은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일국의 국무총리라는 작자가 그런 유가족들을 향해 ‘수고하세요’ 한 마디 던지고 그대로 발길을 돌려버렸다”면서 “야비하고 한심한 인물이고 윤석열의 아바타”라고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 원내대표 권성동은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를 발족하던 날,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 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된다고 유가족들을 모욕하며 막말을 쏟아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는 이태원참사가 발생한 용산구의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단 한 번도 책임감을 가지고 진정성 있게 사과 한번 한 적도 없을뿐더러 참사의 책임이 있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추천한 장본인”이라며 국민의힘 해체를 촉구했다.
 
전태일의료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12월 22일 남태령 투쟁 이후에 지금까지 무려 10억이 넘는 돈이 전태일의료센터 건립기금으로 모여졌다”며 “윤석열 탄핵 이후에 우리 사회는 약자를 배려하고 나누고 연대하는 그런 사회가 꼭 만들어져야 된다는 여러분들의 다짐이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트위터에서 향연이라는 이름으로 주로 농민들의 투쟁과 진보적 소식을 전하는 청년 여성농부 김우주 씨는 “우리는 긴긴 동짓날 밤을 지나서 역사의 한 장면을 남긴 남태령 대첩의 승자가 되었다. 우금치에서 쓰러졌던 동학 농민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냈다”면서 “이번만큼은 산 자들이 죽은 자들을 돕고 위로해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은 내란 이후 25일이 넘도록 따뜻한 방 안에서 먹고 자고 있는데 농민들은 로켓 배송으로 출석 요구서를 받고 뒷목을 잡아야겠냐”면서 “내란 동조범들 적반하장도 너무하지 않냐”고 외쳤다. 그는 “농민 선배님들은 지금 천군만마 얻은 것 같다고 하신다. 피 흘리고 목숨 바친 아스팔트 농사 헛되지 않았다고 행복해하신다”며 “남태령의 불꽃이 전장연으로, 동덕여대로, 곳곳의 농성 현장으로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다. 남태령의 승리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덕여대 졸업생연대 김강리 씨는 “대학 본부가 고소고발로 학생 시위를 틀어막고 허가받지 않은 대자보라며 우리의 목소리를 떼어내도 민주동덕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며 “밤새 남태령을 달궜던 연대의 불빛이 번지는 때에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사람들에게 민주동덕의 학생사회에서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온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한다. 민주동덕도 윤석열 즉각 퇴진을 위해 나서주신 동료 시민 여러분과 함께 함께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4차 범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윤 대통령의 파면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28 ⓒ뉴스1
 
한국 판소리와 춤을 재해석해 세계적 인기를 얻은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공연이 집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범 내려온다’ 공연 뒤 이날치 멤버 안이호는 발언을 통해 “호랑이도 호랑이 나름인데, 내란범들은 씨를 말려버려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자신들의 노래 중 ‘여보시오 장군님들 내 말씀 좀 들어보소’라는 대목을 들며 “요새 장군 보니까 귀가 꽉 막힌 거 같아서 얼른 정신이나 차려줬으며 좋겠다. 별 하면 하늘 위에 빛나는 별만 생각했는데, 가장 영롱한 별은 지금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 우리 반짝반빡 빛나보자”고 말해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안국동을 거쳐 종각, 을지로, 명동으로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구속, 체포’라고 적힌 손피켓과 형형색색의 응원봉, 경광봉 등을 들고 노래에 맞춰 흔들었다. 행진 대열에 주변 시민들이 손을 흔들기도 하고, 노래가 나오면 영상을 찍으며 함께 즐기는 모습도 보였다. 인기곡으로 등장한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부석순의 ‘’거침없이‘, 에스파의 ’위플래시‘ 등이 거리에 흘렀다.
 
수원에서 여자친구와 놀러온 최모(24) 씨는 “추운 날씨에 대단하시다. 차가 안와서 불편한 점은 있지만 저렇게 목소리를 내주는 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얼른 탄핵돼 나라가 안정돼 추운 날씨에 밖으로 나오시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응원했다.
 
서울 마포구 직장인 강모(34) 씨는 “K팝이 흘러나오니까 관광객들이 축제라고 생각하는지 손을 흔든다”며 “추운 날씨에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싶어 안타깝기도 하다”고 말했다.
 
용산 거주 직장인 윤모(36)씨는 “이 정도면 탄핵은 절대 피할 수 없을 거 같다”며 “지금도 이런데 버티면 버틸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올 거 아닌가. 얼른 탄핵하고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31일 오후 8시 광화문에서 ‘아듀 윤석열 송년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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