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글 : 1월4일(토),5일(일) 윤석열 탄핵 범시민대행진 촛불집회 전국 일정 https://tadream.tistory.com/37548
20만 시민 밤샘농성 결심 "윤석열 체포될 때까지"
김민주 기자 minju@mindlenews.com 입력 2025.01.04 22:55 수정 2025.01.04 23:25
헌재 앞, 광화문, 대통령 관저 앞 순차 집회
10대 학생, 2030 여성, 70대 남성, 농민 등 모여
청소년 "남태령, 집회, 국회 못 간 것 부끄러워"
"연대의 힘으로 보낸 하룻밤, 오늘 밤도 힘내자"
민주노총 조합원 연행…"윤석열이나 체포해라!"
4일 오후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대로에서 민주노총 등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25.1.4.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 실패하자, 분노한 20만 시민들이 대통령 관저 앞에 모여 '밤샘 농성'까지 결심했다. '윤석열 체포될 때까지 대통령 관저 앞을 떠나지 않겠다'는 각오로 지난 3일부터 이어진 농성은 내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시민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빛나는 응원봉을 들고 "공수처는 당장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외쳤다.
"진짜 '국민의 힘'을 보여주겠다"
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개최한 '122차 촛불문화제 전국집중촛불' 집회가 열렸다. 주최 쪽 추산 1만 2000명의 시민이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관저에서 빈손으로 나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비판하며,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했다. 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집회에 문을 열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정당한 법 집행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윤석열이 경호처를 자기 사병처럼 쓰고 있다. 이 나라 공권력은 국민 진압에는 폭력을 저지르면서 국민 학살을 하려고 한 대통령에게는 무력하다"고 비판했다.
인천에서 온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촛불집회에 참석해서 "이런 나라에서 제정신으로 살 수 없다"고 말했다. 2025.01.04. 이호작가
김 대표는 "대통령 체포도 지지부진하니 헌법재판소도 안심할 수 없다"며 "윤석열의 파면을 위해 헌법재판소를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 윤석열 파면, 구속은 모두 시간 문제"라고 주장하며 시민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국가 애도 기간인 상황에 시민들은 앞으로 참사가 일어나지 않길 염원했다.
가수 하이미스터메모리 박기혁 씨는 "오늘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라며 "누군가의 형제, 딸, 아들, 어머니, 아버지였던 그분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겠다. 그리고 긴 싸움을 하는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세월이 가면'과 '행복의 나라'를 노래 불렀다.
윤 대통령의 체포를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발언이 줄을 이었다. 구산하 윤석열·김건희 체포단 공동단장 "윤석열과 김건희는 아주 추악하고 추잡"하다며 "공수처가 체포 영장을 집행하러 왔는데 (윤석열은) 관저 안에서 개 산책이나 시키고 젊은 청년을 인간 방패로 사용했다. 극우 유튜버는 내란 선동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악마' 같은 것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윤석열은 지금 제2의 내란을 하고 있다"며 "공수처는 내란 세력의 기를 살려주러 간 것이냐. 정신 똑바로 차려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윤석열은 광장으로 나와라" "윤석열을 체포하라"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가수 하이미스터메모리 박기혁 씨는 촛불집회에 참석해서 '세월이 가면'과 '행복의 나라'를 노래 불렀다. 2025.01.04. 이호작가
독서 토론 모임 운영자인 차영선 씨는 "공수처는 용산 관저에 집들이하러 간 것이냐"며 "대한민국 공권력이 이렇게밖에 되지 않냐. 공수처는 용산 이무기를 당장 체포하라. 이제는 윤석열이 추악하고 역겹다"고 강하게 말했다.
인천에서 온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은 '10대와 20대 여성이 집회에 나오는 것을 설명했다. 학생은 "내 또래가 세월호 4·16 참사로 사망했을 때 나는 초등학생이었다"며 "중학교 3학년에는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고, 온라인에서 고인을 모욕하는 것을 봤다. 지금 나는 고등학생인데 12·3 비상계엄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경찰이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또 제주항공 참사가 일어났다.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제정신으로 살 수 있나. 국회에, 평일 집회에, 남태령에 가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들어라"며 "우리는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필연이고 숙명이다. 진짜 '국민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체포를 각오하는 시간도 있었다. 박은솔 씨는 "우리가 어떤 민족이냐"며 "어떤 외세와 반란도 백성이 나라를 지켜냈다. 지금은 우리가 나라를 지킬 때다. 저 무도하고 사악한 윤건희(윤석열+김건희) 부부를 끌어내 이 나라를 망치고 국민 가슴에 총칼을 겨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은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2025.01.04. 이호작가
김중난 강릉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권성동은 윤석열에 붙어서 내란을 옹호하고 동조하고 있다"며 "이제는 윤석열의 방패막이가 되어 살아남았다. 윤석열 탄핵 소추안 투표 때 마지막까지 본 회의장에 남아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을 확인하고 퇴장시킨 것도 권성동"이라고 다시 짚었다.
김 대표는 "윤석열을 체포하고 권성동을 아웃시켜야 국민의힘을 해체할 수 있다"며 "윤석열과 권성동에게는 국민이 없다. 그리고 부끄러움도 염치도 없고 나라를 사랑하지도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은 시민들이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집회를 이어가는 것에 마음 아파했다. 그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함께 만들자"며 "우리는 서민, 중상층, 농민, 장애인 등이 차별받지 않고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은 자신이 내란 행위를 한 적 없다고 비상계엄은 정당하다고 지껄이고 있다"며 "언제까지 책임을 아래 사람에게 떠넘기고 관저 안에 숨어있을 것이냐. 이런 자가 우리나라 대통령이면 안 되는 것. 민주 시민의 이름으로 힘찬 반격을 시작하자"고 외쳤다.
"이 자리에서 혁명이 일어날 것"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 회원들이 탄핵 찬성 집회를 하고 있다. 2025.1.4. 연합뉴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등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범시민 대행진을,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후 민주노총과 합류했다. 민주노총은 대통령 관저 앞에서 전날 오후 3시부터 밤샘 철야 농성을 했으며, 이들은 오늘 밤도 철야 농성을 할 예정이다.
오후 8시 30분 기준 대통령 관저 근처인 한남초등학교와 한남대교 앞까지 시민들이 가득 메웠다. 주최 쪽 추산 20만 명의 시민이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즉각 체포'를 요구했다. 한강진역을 통과하는 6호선 지하철 열차가 무정차로 통과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밤새 농성을 이어간 것에 대해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이 현실이 아닌 것 같다"며 "계엄을 막은 것도, 10일 만에 탄핵을 만든 것도, 남태령을 넘은 것도 모두 우리 시민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한 한재환 씨는 태극기 부대에만 나이 많은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하자, 시민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는 "나는 예비역 병장"이라며 "대한민국 국군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기본 사명인데, 세상을 많이 살아본 사람으로 우리 젊은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군에도 다녀오지 않은 대통령 말을 듣지 마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체포·탄핵 찬성 집회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내일 밤까지 철야 농성을 이어간다. 2025.1.3. 연합뉴스
그러면서 "어떻게 이런 못난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라며 "골목 깡패도 싸워서 지면 '내가 졌소' 하고 물러나는데, 대통령이 뒷방에 숨어서 지랄 발광을 하고 있다. 참으로 개탄을 금치 못하겠다"고 탄식했다.
시민들은 "우리가 도와줄게, 윤석열을 체포하라" "못 하겠으면 도와줄게 윤석열을 체포하자"고 구호를 외치며 함성 질렀다.
20대 여성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죽지 않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고 말한 20대 학생은 "관저 안에 숨어서 법 위에 군림하려는 윤석열은 사람이길 그만둔 것 같다"며 "사람으로 사는 곳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다. 우리 스스로 생각하자. 그렇지 않으면 민주주의란 절대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혁명은 쉬운 것이 아니다'고 주장하는 20대 여성은 "윤석열 체포가 무산되니 허탈했다"며 "하지만 헬스장에서 바벨을 들다 보면 어느 순간 들 수 있는 때가 온다. 올 겨울 우리의 시민의식이 자랐다. 여기 이 자리에서 혁명이 일어날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자신을 '아이돌 팬'이라고 말한 한 여성 교사는 "나는 교사지만 12·3 비상계엄 이후 모든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정치색이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 민주주의와 독재의 문제다. 민주주의 수업을 하면 요새 너무 부끄럽다. 민주주의를 수호해서 교육자가 편하게 민주주의를 수업할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신고 구간 행진을 시도하다 가로막히자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민주노총 한 조합원이 연행되고 있다. 2025.1.4. 연합뉴스
이날 오전에는 민주노총 조합원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호림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공수처가 영장 집행을 할 때 윤석열이 체포돼 구속될 것을 믿었다"며 "하지만 그렇지 않았고 오히려 민주노총 조합원 세 명을 연행했다. 공권력은 우리에게 언제나 억압적이고 윤석열 광장 앞에서는 무력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이 체포되지 않으면 우리는 떠날 수 없다"며 "여러분과 함께 철야 투쟁을 결심했다. 윤석열이 체포되고 구속된 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파면될 때까지 이곳에서 투쟁할 것"이라고 결심했다. 이 말이 떨어지자 시민들은 "경찰은 연행된 노동자를 석방하라" "경찰은 연행자를 당장 석방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 회장은 "연대의 힘으로 하룻밤을 보냈다"며 "경찰이나 공수처는 일말의 양심이 있으면 윤석열과 김건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에 보답해야 한다. 나라를 다시 올바르게 돌려놓는 방법"이라고 했다.
김재하 비상행동 공동대표는 윤석열 체포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달 전 윤석열의 내란 음모를 막은 것은 여러분"이라며 "이제 공수처가 형을 집행하겠지만 체포와 구속 역시 여기 모인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이다. 막바지다.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를 외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공식 집회가 끝난 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나는 세계'를 함께 불렀고, 밤새 시민 발언과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민의힘) 민주노총이 폭행한 경찰관 '혼수상태'? 가짜뉴스 확산 - MBC (0) | 2025.01.05 |
---|---|
[12.3내란] 계엄 해제 직후 사라진 포고령 사본들···육본·지작사 “상황 끝나 파기” - 경향 (0) | 2025.01.05 |
[1월4일 용산 집회] 쏟아지는 눈에도 물러서지 않은 2박3일 한남동 투쟁 - 자주시보 (0) | 2025.01.05 |
(윤석열체포)"몸싸움 밀리면 실탄도 발포" 野 '경호처 제보' 긴급 공개 [현장영상] - JTBC (0) | 2025.01.05 |
"윤석열 체포 시도 당시, 경호처장 '실탄 발포' 명령" - 미디어오늘 (1) | 2025.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