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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같은 주말에 10만 깃발…“소중한 이들, 일상 지키려 나왔죠”
“사실 왜곡, 거짓말로 지지세력 선동
사법기관 흔들며 법치주의 훼손 시도”
고경태 기자 수정 2025-02-01 20:10 등록 2025-02-01 19:30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어 나왔습니다. 하루빨리 봄이 오기를 바랍니다.”(밴드 솔루션스)
“최상목 권한대행은 또다시 내란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주권자 시민의 이름으로 최상목 대행의 사퇴를 요구합니다.”(김민문정 비상행동 공동의장)
검찰의 구속기소로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형사 재판과 탄핵 재판을 동시에 받게 된 가운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1일 오후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주변에서 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9차)에 시민 10만여명(주최 쪽 추산)이 다시 모였다.
시민들은 윤 대통령 파면과 처벌을 촉구하는 한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전날 내란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재차 행사한 것도 강하게 규탄했다. 이날 시민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특검으로 내란 척결”,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 “최상목 대행 즉각 사퇴” 등의 구호를 외쳤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 시작을 알리며 시민들이 펼침막을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이날 집회는 오후 3시30분께부터 광화문 앞 월대에서 색색의 그림과 재치있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든 500여명의 시민이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함께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사회자는 깃발들의 이름을 20여분간 일일이 호명했다.
첫 발언자로 무대에 오른 김민문정 비상행동 공동의장(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은 “내란수괴 윤석열은 기소되고도 거짓말과 궤변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지지세력을 선동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 게다가 공수처와 검·경, 법원, 헌법재판소에 대한 무분별한 공격을 감행하며 법치주의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며 “1월19일 벌어진 서부지법 폭동사건은 내란이 현재 진행형임을 증거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또다시 내란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국민의힘도 이제는 특검이 필요 없다고 한다. 이는 내란범죄자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자 국회 입법절차 무력화하고 헌법과 민주주의 부정하는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에서 한 참석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다양한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붕어빵천원에3개협회’ 깃발을 들고 왔다는 대학생 황보현씨는 “겨울 간식의 대명사 붕어빵이 너무 비싼 것은 국가 경제의 불안정과 혼란을 보여준다. 그 뒤에는 경제에 무지한 대통령이 있었다”며 “우리가 반드시 윤석열을 탄핵해서 서민경제를 되살리고 붕어빵값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광장에서 퀴어 집회가 불허되고 있다“며 “퀴어에게 서울광장 돌려내라”고 외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업계에 종사한다는 최원의씨는 “여의도에서 남태령에서 한강진에서 광화문에서 이 연대를 딛고 일상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깨닫고 있다. 아이들이 맘 놓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온 30대 직장인 김동수씨는 “(윤대통령 쪽은)자신들의 권력이 절차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지휘와 권한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고, 대책을 마련하려 시간을 끄는 게 아니라 시간을 끌기 위해 대책을 돌려막기 한다”며 내란세력이 결코 이길 수 없는 이유를 열거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희생자 고 김의진씨의 어머니 임현주씨도 무대에 섰다. 임씨는 “이태원 참사와 내란 참사는 서로 닮아있다. 죄지은 자들이 얼굴을 뻔뻔하게 들고 악행을 저지르는 것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시민들이 함께 반드시 그 죄를 물어야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우다야라이는 “이주노동자들은 그동안 차별과 혐오를 당하는 일이 많았는데, 12·3 비상계엄 선포를 보며 그런 일 더 많아질까 두려워했다”며 “이주노동자는 기계도 노예도 아니다. 광장에 이주민들이 함께하는 것은 당연하며 민주주의를 위한 연대이다. 다시 만날 새로운 세계에는 이주민의 자리가 동등하게 있어야 한다”고 했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시민들의 발언 사이 공연이 이어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으로 구성된 여러모로합창단이 집회 시작과 함께 무대에 올라 ‘더 늦기 전에’, ‘우리는 가지요’ 를 불렀고, 아디오스 오디오, 솔루션스도 시민의 안부를 물으며 공연했다. 두번째달X오단해가 부르는 ‘쾌지나칭칭나네’에 맞춰 깃발과 손팻말이 경쾌하게 흔들렸다.
밴드 솔루션스는 무대에서 “얼마 전 불법 계엄이 시도됐을 때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행복하게 음악 하는 나라 만들고 싶다’고 했던 시민 발언을 기억한다. 나라를 지켜온 것은 거창한 애국심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지키고 싶은 소중한 마음이다.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지키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광화문에서 안국역을 거쳐 서울광장까지 행진하며 구호를 외쳤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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