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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막바지에도 광장에 모인 시민들 “‘특검법 거부’ 최상목, 응당한 책임 물을 것”
윤석열 퇴진 이후 이야기하는 시민들 “‘다시 만난 세계’는 8년 전과 달라야”
김백겸 기자 kbg@vop.co.kr 발행 2025-02-01 19:07:19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윤 대통령의 파면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2.1 ⓒ뉴스1
 
황금연휴의 막바지인 1일 광화문 광장에는 10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퇴진'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내란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응당한 책임을 묻겠다"며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의 퇴진 이후에 대해서도 "8년 전 박근혜 탄핵 때와는 달라야 한다"며 사회대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윤석열 즉각퇴진·시민대개혁 비상행동이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한 9차 범시민대행진에는 주최 측 추산 연인원 10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거부권이 왠말이냐 내란범을 특검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전날 최 권한대행의 내란특검법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비판했다.
 
영상의 기온이지만 여전히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시민들은 두터운 외투로 한기를 막으며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아스팔트 위를 지켰다. '상목아 헌재가 우습냐'고 손수 손으로 적은 손피켓을 든 시민도 눈에 띄었다.
 
대표 발언에 나선 김민문정 비상행동공동의장은 내란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최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이미 증거가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윤석열은 법기술과 선동, 그리고 겁박으로 파면과 처벌을 면하려 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최 권한대행은 또다시 내란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제는 특검이 필요 없다며 최 권한대행을 통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면서 "이는 내란범죄자들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자 국회의 입법 절차를 무력화하는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반드시 응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역 없는 진상 규명과 엄정한 처벌 없는 내란 종식은 불가능하다. 내란 특검법을 즉각 입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은 민생, 노동 등 여러 분야에서 윤 대통령 파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붕어빵 천원에 세 개 협회' 활동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황보현 씨는 "겨울 서민 간식의 대명사인 붕어빵 가격 너무나 많이 올랐다"면서 "붕어빵 가격만 오른 게 아니라 시장에 가서 체감하는 물가가 모두 올랐다"고 지적했다.
 
황 씨는 "그 배경에는 경제 불안정이 있고 더 나아가 국가의 혼란이 있다. 그리고 경제에 무지한 대통령이 있었다"면서 "그 범인은 바로 윤석열이다. 그래서 우리가 윤석열을 반드시 탄핵해 경제를 안정시키고 서민 물가를 돌려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종사하고 있다는 최원의 씨는 윤 대통령의 퇴진으로 소중한 일상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여의도에서, 남태령에서, 한강진에서 그리고 광화문에서 깨달았다"면서 "나는 분명 이 동료 시민들과 함께 이 연대를 딛고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을 지금 이 순간에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찾은 소중한 일상을 살다 보면 저도 언젠가는 아이들이 마음 놓고 즐겁게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대전에서 광화문광장을 찾은 직장인 김동수 씨는 "내란 세력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짓과 범죄를 왜곡하고 정당성을 억지로 부여하려 했다"면서 "그러나 이런 식으로 모략과 음모를 꾸민다고 한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 손바닥 틈 사이로 햇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이들의 만행은 하루가 다르게 속속 드러나고 있고, 이들이 저지른 죄의 대가는 머지않아 치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고 노동자의 사연도 소개됐다. 군산시 가족센터에서 일하다 해고된 박상이 씨는 하청업체의 비리를 공익제보했다가 해고 통보를 받았던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저는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복직을 못 하고 있다"면서 "불법 비리 업체 호원대는 수탁을 포기하고 도망갔고, 새롭게 수탁자가 된 군산대의 책임 교수는 민주노총 활동을 1년 동안 하지 않으면 복직시켜주겠다는 막말을 해댔다"고 전했다.
 
박 씨는 "4년째 이어지는 싸움 속에 솔직히 지칠 때도 있었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동지애였다"면서 "여기에 더해 윤석열을 체포, 구속시킨 시민들의 힘까지 더해진다면 조만간 현장에 복직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태원 참사가 닮았다고 지적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故) 김의진 씨의 어머니 임현주 씨는 "이태원 참사와 12.3 내란 사태는 서로 닮아 있다"면서 "죄지은 자가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다니며 악행을 저지른 죄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씨는 "이태원 참사에서는 윤석열과 이상민이, 12.3 내란 사태에서는 윤석열과 김용현이 범행을 넘어서 국민들을 우롱하는 몽상가의 '법꾸라지쇼'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의 품격을 전락시키는 행태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의 사퇴를 언급하면서 "그가 재직한 기간에 일어난 참사가 한두 개가 아닌데 사퇴하면서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고 망언을 했으니 그 또한 철저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윤 대통령의 파면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2.1 ⓒ뉴스1
 
이태원 유가족 "죄인들이 뻣뻣이 고개를 들고...이태원참사·12.3내란 닮아"
 
윤 대통령의 퇴진 이후 새로운 사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교육대학생인 장서은 씨는 지난달 19일 서부지버 폭동 사태를 언급하면서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기 위한 민주시민교육을 확대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며 "진짜 문제는 대통령의 내란 수괴인 우리 사회"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을 어겨도 당당한 사람, 잘못에 책임지지 않는 사람을 처벌하고 청산하는 것이 진정으로 민주사회를 향한 첫발걸음"이라며 "세상은 교육만으로 바뀌지 않는다. 사회가 변화해야 교육이 변화할 수 있고 교육이 변화해야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노동자도 계엄 사태에 대한 공포를 전하며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희망했다. 네팔 출신의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이 실시됐을 때 이주민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면서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한국말을 못한다고 차별 받고 혐오당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런 일이 더 많아질까 두려워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사장의 동의 없이 사업장 변경을 마음대로 못 하고 강제 노동을 하고 있다"면서 "퇴진을 넘어 다시 만날 새로운 세계에는 이주민의 자리가 동등하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얀마, 이집트, 필리핀, 네팔에서 온 이주민들은 독재와 쿠데타 경험을 이야기하며 계엄의 공포를 느끼고 광장에 온다고 한다"면서 "더 이상 억압과 차별에 굴하지 말자. 병든 사회를 위한 노동자, 시민의 투쟁에 이주민도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박래군 사회대개혁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 대해 "적폐 청산은 흐지부지되었고 끝내 윤석열 같은 자가 대통령이 되는 걸 보아야 했다"면서 "8년 전의 잘못을 되풀이할 수 없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공동위원장은 "비상행동은 11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사회대개혁안을 만들고 있다"면서 오는 6일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플랫폼 개설 등에 시민들이 많은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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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가 바꿔야 할 세상, 앞으로 어떻게 바꿔야 될 것인지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남겨두시기 바란다"면서 "이번에 달라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희망의 근거가 되자"고 강조했다.
 
집회를 이후 시민들은 동십자각, 안국사거리, 보신각, 을지로, 명동, 숭례문 등을 거쳐 시청 앞까지 행진을 했다. 이들은 '다시 만난 세계' 등 대중음악과 민중가요에 맞춰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한편 비상행동 측은 오는 8일 진행되는 10차 범시민대행진은 쓰레기를 참가자들이 그대로 되가져 가는 '노윤노쓰' 집회로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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