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컷오프 위기' 김진태에 '김건희 폰번호' 전송
전혁수 2025년 02월 19일 17시 15분
 


명태균 씨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 공천 당시 컷오프(공천 탈락) 위기에 처한 김진태 강원도지사 예비후보에게 김건희 여사의 연락처를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김 지사의 공천에 김 여사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나온 것이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명 씨가 김 지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가 담겨 있다. 이는 검찰이 지난해 9월 30일 명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PC에서 포렌식 복원한 자료다.
 
2022년 4월 13일 오전, 김 지사는 명 씨에게 "저는 이 상황에서도 명대표님 믿고 어젯밤 잘 잤다. 집채 만한 파도가 밀려오는데도 조개 몇 개를 주우러 강원도 정선으로 출발했다. 부디 이 고난을 이겨내길 믿는다. 아멘"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공천 탈락이 걱정되지만 명 씨를 믿는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당시 김 지사는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공천을 놓고 친 윤석열계로 분류되는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경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 밤 10시 39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황 전 수석의 전략 공천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김진태 캠프가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내용도 기사에 담겼는데, 이는 김 지사가 자신을 컷오프를 미리 알았던 정황을 가리킨다. 
 
▲명태균 씨는 2022년 4월 14일 새벽 0시 3분 김진태 강원도지사에게 김건희 여사의 연락처를 전송했다.
 
김진태에게 김건희 연락처 전송한 뒤, "내가 김진태 살렸다" 강혜경과 통화
 
보도 약 1시간 24분 후인 4월 14일 새벽 0시 3분, 명 씨는 김 지사에게 윤석열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연락처를 전송했다. 두 사람이 통화를 하도록 명 씨가 알선한 정황이다.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9일, 명 씨는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 측으로서는 태극기 부대를 뒤에 업고 있는 김진태와 화해가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2021년 6~7월 경 양측이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해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김 지사는 명 씨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미리 알고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공관위가 황 전 수석을 단수 공천하겠다고 발표하자, 김 지사는 이날(4월 14일) 오전 9시 45분 명 씨에게 "황상무 단수추천"이라는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1분 후인 오전 9시 46분, 명 씨는 강혜경 씨와의 통화에서 "어제 김진태 날라갈라 하다가 어젯밤에 살렸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같은 날 오전 11시 10분 "공관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명 씨에게 보내면서 "제 입장문 이렇게 냈다"고 했고, 명 씨는"잘하셨다"고 답했다. 그로부터 4일 후인 4월 18일 오후, 국민의힘 공관위는 황 전 수석 단수 공천을 뒤집고, 경선을 하기로 결정한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날(4월 18일) 밤 9시 57분, 명 씨는 강 씨와 통화에서 "김진태는 내가 살린 것"이라며 "아는 분이 갔는데 벌떡 일어나서 손을 잡고 내 얘기하니까 그분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손 잡고 막 흔들더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김진태가 나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주무시면 안 돼요' 막 이러고, 사모님 그리고 그래가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다"고 발언했다. 
 
검찰 수사보고서 내용을 종합하면, "내가 김진태를 살렸다"는 명 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 
 
4월 23일 경선에서 황 전 앵커를 꺾고 강원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김 지사는 닷새 후인 4월 28일 명 씨에게 강원도 원주 소재 고깃집 주소를 보냈다. 이날은 김 지사가 명 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원주에서 선거 유세를 벌인 날이다. 김영선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최모 씨는 그날 명 씨와 김영선 의원이 원주 고깃집에서 식사를 했으며 "김진태 지사도 함께 만났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로써 강원도지사 후보 선정은 물론, 선거 기간에도 두 사람(명태균, 김진태)이 만난 사실이 확인된다. 
 
▲명태균 씨(왼쪽)가 강원도청을 방문해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찍은 사진.(2023년도 촬영 추정)
 
명태균 가족 초청한 김진태, 당선 후에도 시시콜콜 명 씨에게 도움 요청했다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김 지사가 명 씨의 가족을 강원도청과 도지사 공관에 초청해 찍은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 김 지사가 명 씨를 얼마나 각별히 챙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명 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진태가 레고랜드 사태 등등과 관련하여 저에게 자문을 구해서 도와준 일이 있다 보니, 김진태가 저희 가족을 강원도청에 초청하여 찾아간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명 씨는 그러나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김 지사의 공천을 도운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다. 오세훈, 홍준표 시장에게는 적대적이지만 김진태 지사에게는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명 씨가 강원도지사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정확히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김진태 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는 묘책을 명 씨와 상의하는 대화 장면도 다수 포함됐다. 실질적인 '공천 도움'을 받은 게 아니라면, 현직 도지사가 민간이 명 씨에게 이렇게 의존할 이유가 따로 있을지 의심될 정도였다. 그게 어떤 내용인지, 조만간 후속 보도로 밝힐 계획이다. 
 
뉴스타파는 김 지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제작진
취재  봉지욱 이명선 전혁수 박종화 이슬기
촬영  최형석 신영철
편집  정지성
디자인  이도현
출판  허현재
리서처  최혜정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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