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세력에 침탈당한 서울대..'탄반 집회' 주도자들의 정체
폭도가 휘두른 깃발에 박종철 열사 사진도 찢겨
"압도적 尹 탄핵 여론...찬반 팽팽한 듯 호도"
서울대생들 '탄핵 반대' 집회 냉담
정현숙 | 기사입력 2025/02/18 [14:38]

17일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서울대 공동행동이 탄핵찬성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17일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이날 오전 서울대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 불리는 아크로폴리스에선 외부 극우 기독교세력이 주도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지만, 서울대 학생들과 구성원 대다수는 이에 비판적이었다.
서울대 구성원들은 일부 언론의 '서울대 탄핵 찬반 양분' 등 보도에 탄핵 찬성이 압도적인데도 마치 팽팽한 듯 호도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 탄핵 찬성 집회는 <윤석열 퇴진! 쿠데타 옹호세력 규탄! 서울대 공동행동>이 앞장섰고 12.3 내란 사태를 옹호하는 윤 대통령 지지단체인 '트루스포럼'이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다.
서울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이날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소수(탄핵반대)의 의견을 마치 절반 정도의 의견인 양 보여주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냉소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현재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한 30대 남성은 극우단체의 시위를 지켜보면서 "나는 정체불명의 대자보를 붙이고 다니는 저들을 서울대 구성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인형 <서울대 민주동문회 윤석열 퇴진> 특위위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뉴스버스' 대담에서 서울대 탄핵 반대 집회 주도자들의 실체를 밝혔다. 이 위원에 따르면 서울대 집회는 트루스포럼이 ‘참존교회’ 등 신도 수백 명을 동원해 연계해 준비한 집회였다. 트루스포럼 대표 김은구씨는 서울대를 졸업한 40대 후반의 사업가로 이승만 미화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제작에 참여한 인물이다.
서울대 학부생만 16,000명이 넘는데 실제 트루스포럼 서울대지부 회원은 고작 20여 명에 불과해 대표성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조국 사태 당시 보수언론들이 이들이 주도한 조국반대 서명운동에 순식간에 만여 명이 넘게 몰렸으며, 이것이 서울대생의 민심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많은 이들이 트루스포럼을 서울대생이 대거 결집한 대학생 조직으로 착각하게 했는 것이다.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학생회관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대생이 아닌 교회 신도 등 외부 극우 세력 수백 명이 참석했다.
트루스포럼 출범때부터 대대적으로 띄어주던 '한국경제신문'마저 서울대 재학생들의 반응은 싸늘하며, 활동중인 재학생도 극소수이기 때문에 트루스포럼이 서울대생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15일 극우단체의 폭도들이 마구 휘두른 태극기 깃발에 맞아 박종철·조성만·조정식 열사 등 서울대 출신 민주화 열사들의 사진이 부서지고 찢겨 나갔다. 서울대 구성원도 아닌 외부 극우세력은 집회 도중 유독 “서울대가 탄핵 반대 깃발을 들었다”라는 점을 내세웠다. 이에 이인형 위원은 내란을 지지하는 극우 세력에게 민주화 투쟁의 본산인 서울대에서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향후 정치 투쟁의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서울공대 21학번 전찬범(재료공학부)씨는 “극우세력은 윤석열 방탄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는 내란에 동조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극우가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우리 사회에 침투하는 걸 방조한다면 결국 그들은 자유의 목을 비틀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원생 진영준씨는 “평양에서 한국이 개발한 무인기가 발견되고, 안보실이 무인기 투입과 오물풍선 타격을 지시하는 등 윤석열은 북한과의 국지전을 이용하려 했다”라며 “반대진영에게 종북, 반국가세력이라는 낙인을 찍어 독재를 획책했다”고 규탄했다.

트루스포럼 김은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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