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의 기원] '내 편 아니면 적'‥집권 내내 '자해 외교'
입력 2025-03-12 20:17 | 수정 2025-03-12 20:18 조의명 기자 
 

 
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매년 수백억 원의 해외 순방비를 써가며, 대단한 외교 성과를 거둔 양 자화자찬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철 지난 이념에 빠져 실익을 저버린 채 치우치면서, 인접국과의 관계는 파탄 내고 '적'만 늘려가는 총체적인 외교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조의명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윤석열 정부는 임기 초부터 이른바 '가치 외교' 기조를 내세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3년 8월 18일)]
"자유, 인권, 법치라는 핵심 가치에 기반한 한미일의 강력한 가치 연대는 더 평화롭고 번영하는 세계를‥"
 
미국, 일본 등 전통적 우방과 결속을 강화하며 중국, 러시아와는 대립각을 세운다는 냉전 시절의 세계관을 다시 꺼내 들었는데, 2000년대 중반 일본 자민당이 내세웠던 '가치관 외교'론과 이름도, 내용도 판박이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3년 삼일절 기념사)]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삼일절 기념사에서조차 과거사에 대한 반성 촉구 한 마디 없이 우호 협력만을 강조하고, 대법 판결까지 나온 일제 강제징용 보상 문제를 우리 정부 스스로 뒤엎어가며 일본의 비위를 맞췄지만 그 결과 돌아온 건 더 기세등등해진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이었습니다.
 
가장 공을 들였던 미국과의 관계도 대통령 본인의 실언과 미숙한 판단으로 여러 차례 삐걱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3년 국방부 업무보고)]
"대한민국에 무슨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습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지난 노태우 정부 때부터 30년을 공들여 왔던 러시아와의 관계는 3년도 안 돼 파탄 직전까지 악화됐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러시아와 밀착하며 반사이익을 챙기는데도 견제할 수단을 스스로 없애는 외교를 한 셈입니다.
 
[김흥규/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여나 야나, 보수나 진보나 러시아라든가 중국과 같은 주변의 강대국들과 적어도 적대적인 관계로 돌변해선 안 되고 그 관계를 실용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기본적인 묵계가 있었거든요. 근데 그것을 윤석열 정부는 과감하게 깬거죠."
 
철 지난 좌우 이념에 근거한 편 가르기, 동맹 아니면 적이라는 식의 흑백논리 외교는 세계 어디서도 진심으로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이 앞장서 성공을 자신했지만 결국 참패로 끝난 부산엑스포 유치전은 윤석열 외교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2기를 앞둔 엄중한 상황에서 내란을 일으켜 외교 공백을 자초한 대통령은 궁지에 몰리자 돌연 중국 탓 음모론을 꺼내 들며 마지막까지 갈등을 부추겼습니다.
 
MBC뉴스 조의명입니다.
 
영상편집 :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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