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찬성 의원들 잊지 않고 심판하겠다"
생명강기독교행동, 양재성·방인성 등 광화문 앞 1인 시위
데스크 승인 2012.03.11 22:20:34 정재원 (jlovej77)
4대강 공사 현장 곳곳에 물이 새고 보 아래쪽 강바닥이 파이고 있다. 준설한 곳에 토사가 쌓이고 추가로 준설하는 일이 반복되는가 하면, 하천은 침식되고 조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 19대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 대상 1순위로 거론되는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운하를 막기 위해 2008년 출범한 생명의강지키기기독교행동(생명강기독행동·공동대표 방인성)은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4대강 정책을 찬성하고 추진한 사람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며 1인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인간의 탐욕 때문에 죽은 줄 알았던 4대강을 하나님이 되살리고 있다"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본래 생명의 강으로 회복되는 그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3월 6일 함께여는교회 방인성 목사를 시작으로, 3월 한 달간 매주 화, 목요일 광화문광장에서 관계 단체장들과 신청자들이 1인 시위에 참가할 예정이다. 4월 2일에는 합천보 현장기도회를 계획하고 있다.
아래는 3월 8일 1인 시위에 나선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양재성 사무국장과의 1문 1답.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양재성 사무국장은 "4·11총선에서 4대강 문제를 정책적으로 이슈화하고, 책임 소지를 따져 묻기 위해 1인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정재원
-직접 광화문까지 나와서 시위를 하게 된 동기는.
4대강 사업을 찬성한 사람들에게는 책임을 묻고, 반대한 사람들은 국회에 입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4·11총선에서 4대강 문제를 정책적으로 이슈화하고, 책임 소지를 따져 묻기 위해 오늘 이렇게 1인 시위에 참가했다.
한국교회는 처음부터 4대강 사업을 창조 질서를 파괴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사업으로 규정했다. 진심 어린 충고를 많이 했는데도 정부는 계속 강행했다. 기독교뿐 아니라 5대 종단이 함께 모여 뜻을 모아 종단의 수장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간절히 호소했다. 지금까지 역대 어느 정권도 종교 수장들의 이야기를 헛되게 듣지 않았다. 국민의 70% 이상이 반대하는데도 강행한 과정에서 여기저기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4·11총선 때 당선시키거나 낙선시킬 명단이 나왔는지.
4대강 관련해서 찬성 명단들은 확보했다. 명단을 오늘 가지고 나오려다가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해서 가지고 나오지 못했다. 4대강에 관련한 정책 공약을 만들어서 다음 주쯤 정당들에 보낼 것이다. 각 정당이 4대강 관련 공약을 받아들일지 아닌지를 구분해서 향후 유권자가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투표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건설된 보를 철거하는 문제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과 교회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보가 건설되었지만 하자가 너무 많고, 붕괴 위험도 있고, 보수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든다. 누구도 보를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 결국은 애물단지가 될 것이다. 만약 관리가 안 된다면 지금보다 피해가 더 심각할 것이다. 원상복구 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금도 더 큰 것 같다.
지난 4년 동안 교회 내부를 설득하려고 여러 작업을 했다. 많은 기독교인이 4대강을 정치적인 문제로 보고 있는데, 이 부분을 신앙적 차원에서 바라봤으면 좋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가 아니라 불교 대통령이었어도 교회가 찬성했을까. 나는 대통령이면 대통령이지 장로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교계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그 정권에 비판적이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기독교 정신을 잘 구현한다면 찬성해야겠지만, 기독교 정신을 위배한다면 반대할 수밖에 없다.
세상은 경제의 논리로 간다지만, 기독교는 생명의 논리로 가야 한다. 생명이 사느냐 죽느냐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지 개발을 하면 돈이 되냐 안 되냐를 따지는 것은 잘못되었다. 기독교는 돈이 안 돼도 생명이 사는 길이라면 따라야 하고, 돈이 돼도 생명이 죽는 길이라면 따르지 말아야 한다. 이것을 기독교가 분명하게 해야 한다.
-오정현 목사는 <국민일보>에 기고한 '대운하와 문명사적 소통'이라는 칼럼에서 대운하를 찬성했다. 반면 홍정길 목사는 대운하는 오늘날 상황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찬성하는 목사에게는 책임을 묻고, 반대하는 목사와는 연대해야 할 것 같다.
오정현 목사와는 인연이 많다. 그래서 그 칼럼을 쓴 의도가 뭐냐고 물었는데, 4대강을 찬성해서가 아니라 소통이 더 커졌으면 하는 단순한 마음에 그렇게 썼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그 문제는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라 심각하게 고려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더니, 일정 부분 수긍했다.
문제는 기독교가 구원 신앙에 너무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구원 신앙만 가지고는 안 된다. 시대의 현안과 요청에 대해서 기독교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독교는 사회적으로 도태되고, 의미 없는 종교로 전락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종말론적인 우리의 시대에 기독교가 창조 신앙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창조 신앙을 살려내고 이끌어 내는 것만이 한국교회가 살아날 길이다. 구원 신앙과 창조 신앙은 인간의 두 다리에 비유될 수 있다. 그동안 잃어버렸던 한 다리를 회복할 때다.
-창조 신앙을 가진 기독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작년 구제역 사태에서도 보듯이 인류 문명에 대해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기독교 신앙이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다. 예수께서 먹을거리를 준다고 하셨다. 밥상은 성만찬처럼 하나님이 우리에게 차려주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탐욕과 식욕의 노예가 되어 모든 생명을 마구잡이로 잡아먹었다. 이것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에 대한 모독이다.
밥상 문화와 축산법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기독교에서 나와야 한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최초로 주신 사명이 창조 동산을 지키고 돌보라는 것이다. 죽어서 천당에 가기 위해서만 교회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만 가지고서는 기독교인의 사명을 다한 게 아니다.
사순절 기간이다. 이 시대의 고난과 아픔을 기독교인들이 짊어지고 가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기독교인들은 이 시대의 짐을 다 버렸다. 기독교는 십자가를 버렸는데,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이 십자가를 짊어지고 간다. 강정 해군기지나 핵 같은 환경 문제가 성서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핵은 창조 질서의 근본 원리를 다 파괴하면서 얻어지는 에너지다. 그런 차원에서 기독교가 반대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운동권이나 좌파라고 치부하는 기독교는 천박하다. 이대로 가면 기독교가 십 년 안에 끝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염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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