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세종보도 부실공사? 보강공사 진행중
준공 앞두고 보강공사... 3월 14일까지 공사 진행 계획
12.03.13 09:47 ㅣ최종 업데이트 12.03.13 09:47 김종술 (e-2580)
▲ 덤프트럭이 부어놓은 사석을 강 공사에 기본도 가추지 않고 중장비가 강속에 밀어 넣고 있다. ⓒ 김종술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세워진 금강 '세종보'의 하상보호공이 유실돼 보강공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월 12일 오전 10시께 "세종보에 바위 덩어리를 쏟아 붓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찾은 충남 연기군 세종보. 현장에는 뽀얀 먼지를 날리며 임시도로에 덤프트럭이 줄지어 오가며 강바닥에 120~130kg 사석을 붓고 있었다. 바위를 부으면서도 오탁 방지막은 없었다(관련기사 : "세종보 현장조사 안 돼!"...이유는 '국가안보').
민간합동조사단 지적... 화상유지공 유실 20m 보강
"무슨 공사를 하고 있느냐?"고 묻자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4대강 공사를 하는 다른 공사장에서 연일 세굴과 화상보호공이 유실됐다는 보도가 나와 여기도 보강 차원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3월 9일 국토부 민간합동조사단(점검단)이 '수문 앞 하상보호공이 유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 기존에 45m에 추가로 20m 보강공사에 들어갔다. 9일부터 물을 빼고 보강공사를 할 계획"이라며 "자세한 것은 현장 사무실에서 확인하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미흡한 부분에 대해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하상보호공 끝나는 지점에 있는 사석과 흙이 만나는 지점이 취약해 일부 흐트러진 부분에 대해 보강공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탁방진막은 하류(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밑 약 1km)에 처져 있다. 흙이 아니고 사석이라 흙탕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니 별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지난 9일 민간합동조사단이 미흡한 부분에 대해 보강공사 요청이 있었지만, 아직 결정이 난 게 없다"며 "준공을 앞둔 마무리 점검으로 자연형 어도의 사석이 밀려난 부분 등 문제가 있는 곳은 완벽하게 보강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토해양부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세종지구(1, 2공구) 김용화 공사관리관은 "4월 30일 준공을 앞두고 최종 마무리 차원에서 점검하는 것"이라며 "9일 자문위원단이 다녀갔지만 보강공사 시행 여부에 상반된 의견이 있었지만 자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국토해양부에서 자문회의 할 때도 '자연적 현상이기 때문에 보안이 필요하느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김용화 공사관리관은 "1단계 공사가 끝나고 2단계 공사를 하면서 물골이 생겼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마무리를 해야 준공허가를 해주는 것"이라며 "다른 구간도 일부 유실되는 부분에 대해 마무리가 안 될 경우 준공검사를 해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탁방지막이 안쳐진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 보겠다"며 "시공사야 공사를 끝내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국가에서 하는 시설물이 안전하게 티끌이라도 하자 없이 마무리 한 후에 준공을 해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보강공사를 위해서는 오탁방지막과 가물막이를 설치하고 물을 뺀 이후에 바닥을 확인하고 공사를 해야 하지만 덤프트럭이 들어날 수 있는 임시 도로만 만들어 공사를 하고 있다. ⓒ 김종술
▲ 취재를 위해 머물렀던 1시간 동안 10여 대 이상의 대형덤프 트럭이 다녀갔지만, 대우건설 관계자는 보강공사에 필요한 물량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 김종술
"상당 규모의 사석이 유실된 것으로 보인다"
정민걸 공주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는 "세종보의 경우 상당규모의 유실이 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4대강 공사장에 오탁방지막이라고 쳐놓은 게 대부분 눈가림식으로 부표만 띄워지고 오일펜스를 처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별 의미는 없지만 탁수 물을 걸러주기 위해선 오탁방지막 설치가 기본"이라며 "보강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가물막이를 해서 공사를 해야 하는 게 원칙인데 가도(임시도로)만 만들어 공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생명의 강 연구단 박창근 단장은 "공사를 한다는 것은 하상유지공이 유실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라며 "이는 보의 안정성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세종보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세종보의 바닥보호공이 유실과 세굴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라며 "더군다나 준공도 되기 전에 보에 안전이나 기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바닥보호공이 문제가 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세종보뿐만 아니라 공주보, 백제보까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애초에 설계, 시공 등 공사과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가 돼 드러난 것"이라며 "이 사업에 대해서 설계 자료부터 시공과정에 전체적인 평가와 검증이 필요하고, 공사를 중단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9일, 민간조사단이 형식적으로 조사하고 갔다고 하는데 그 조사단은 대부분 정부의 홍보 활동에 찬성하고 앞장섰던 인사들로 구성됐다"며 "그런 식의 민간조사단은 운영을 통해서는 제대로 된 검증과 평가가 어렵고 대책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찬성만 하는 사람뿐 아니라 문제 제기를 지속적으로 해온 전문가나 단체 등이 포함된 새로운 국민 검증 기구를 만들어 다시 검증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 8일 '생명의 강 연구단' 시민공동조사단과 언론사가 세종보 현장을 방문했다. 방문 당시 박태균 대우건설 현장소장은 "국가보안 시설"이라며 공개를 거부하기도 했다. ⓒ 김종술
양흥모 처장은 "8일 생명의 강 시민공동조사단 방문 때는 아예 현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했다"며 "(4대강 사업을) 찬성하거나 홍보하는 사람들에게만 현장이나 시설을 개방하고, 어떤 문제나 이 사업의 안전을 확인하려고 하는 단체나 전문가들에게는 공개를 하지 않아 불신과 소통의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 처장은 "관련 자료와 현장을 공개해야 한다"며 "정부가 처음부터 끝까지 불신과 이 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현정 대전충남녹색연합 간사는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가 '4대강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사를 하더니 부실공사가 여기 저기서 드러나고 있다"며 "엉터리 날림 공사로 강바닥을 파헤쳐 놓은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며, 종합적으로 검토를 걸쳐 13일 오전 성명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5월 전국 16개 보 가운데 가장 먼저 착공된 세종보는 총연장 348m, 높이 2.8~4m의 가동보다. 세종보는 하류 물받이공(콘크리트·20m), 하상보호공(사석·45m)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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