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보 상류쪽도 ‘파임 현상’… 수공, 숨겨왔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입력 : 2012-03-12 21:51:56ㅣ수정 : 2012-03-12 23:30:36

‘바닥보호공 3m 세굴 보강공사’ 업무보고서 확인

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 바닥보호공에서 깊이 3m가량의 세굴(파임) 현상이 발생한 것을 알고도 이를 숨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창녕함안보는 하류에도 세굴로 인해 깊이 26m 규모의 대형 웅덩이가 발생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왔다. 

12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수공 창녕함안보 공사팀 ‘업무보고’ 자료에는 “상류 측 콘크리트 블록 설치 구간(바닥보호공)에 약 3m 깊이의 세굴이 발생했다”고 기록돼 있다. 보고서는 또 “상류 하상(강바닥)이 불안정해 샌드펌프(진흙과 모래를 물과 함께 퍼올리는 펌프)를 이용해 퇴적 모래를 제거했으며, 2월15일까지 매트 부설 및 시멘트 모르타르 채우기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세굴에 대한 보강 조치로 차수 매트를 수중에 설치한 뒤 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반죽한 모르타르를 시공했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수공은 지난해 홍수로 인해 훼손된 바닥보호공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함안보 상류 바닥보호공을 기존 10m에서 20m로 확장하는 보강공사를 벌였지만 함안보 상류에서는 세굴이 발생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수공은 환경단체 모임인 ‘생명의 강 연구단’이 최근 “함안보 상류 쪽 20여m 지점에 8~9m의 세굴이 발생했으며, 상류 바닥보호공 확장도 이 같은 세굴 현상을 보강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지적한 뒤에도 세굴 현상이 발생한 사실을 은폐해왔다. 

 

수공 관계자는 “보에서 상류 지점에 수심 13m에 이르는 세굴 현상이 발생했지만 지난해 임시 물막이 철거 공사 때 발생한 현상이며, 상류 측 바닥보호공 세굴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보의 상류와 하류에서 동시에 세굴 현상이 발생하면 보 밑으로 모래가 쓸려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공 창녕함안보 공사팀 관계자는 “보고서에 쓴 내용은 상류 쪽 70m 지점의 수심이 깊어져 보까지 완만한 경사가 생기다 보니 상류 쪽 바닥보호공이 3m가량 내려간 것으로 세굴과는 다르다”면서 “업무보고 자료는 상부기관에 보고하기 위한 것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다 보니 ‘세굴’이라는 잘못된 표현을 쓰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수자원 관리 전문기관인 수공이 상부기관에 보고하는 자료에 부적절한 용어를 썼다는 설명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는 이날 “달성보와 구미보, 강정고령보, 합천창녕보 등 4곳에서도 누수현상이 추가로 발견돼 보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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