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대표 이사 명함 가필 글씨 주인공은 'MB?'
고주홍 문서감정사.."마무리 되는 필획 처리에서 유사점 발견된다"
추광규 기자  기사입력: 2012/03/13 [05:41]  최종편집: ⓒ 신문고

이명박 대통령이 BBK 대표이사라고 밝힌 명함이 미국 법원에 소송 증거 자료로 제출됐다고 재미 언론인 안치용 씨가 공개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명함에 가필되어 있는 전화번호가 MB 자신이 직접 써넣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필적전문 문서감정사인 중앙인영필적감정원 고주홍 원장은 오늘(12일) 오후 안 씨가 공개한 명함과 이명박 대통령이 각종 방문지에서 방명록에 적어 놓은바 있는 두개의 필적과 비교했을때 '숫자의 유사점이 보인다'는 견해를 밝혀, 이 전화번호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썼을 가능성을 높였다. 
 
또 나온 '이명박 명함'...가필되어 있는 전화번호를 쓴 주인공은?
 
재미 언론인 안치용 씨는 11일 (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Secret of Korea)'에 "이명박 BBK 명함 또 나왔다"며 "이 명함에 전화번호가 가필돼 있었는데, 이 전화번호는 MB가 이사장을 맡았던 동아시아 연구원(뒤에 국제정책연구원으로 개칭)의 전화번호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BBK투자자문회사'와 'LKe BANK', 그리고 'eBANK 증권주식회사' 등 3개 회사의 '대표이사 회장 이명박'으로 명시한 명함이 다스와 김경준 씨간 미국 소송 과정에서 김 씨가 지난 2008년 8월 증거로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사실이 있다는 것.
 
실제 안씨가 공개한 명함의 왼쪽 상단에는 '이명박 회장/ 대표이사'라고 한자로 인쇄되었고, 하단에는 주소와 함께 'BBK 투자자문주식회사', 'LKE 뱅크', 'EBANK 증권주식회사'라는 3개의 회사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또 뒷면에는 같은 내용이 영문으로 적혀 있고, 앞면과 달리 전화번호와 팩스번호가 인쇄돼 있었다. 
 
특히 이 명함에서 주목되는 것은 뒷면 영문 명함 부분에 볼펜으로 쓴 것으로 보이는 '011-822-536-5967'이라는 전화번호가 가필돼 있는점. 이 번호는 명함을 주는 쪽에서 명함을 받은 사람이 한국이 아닌 미국 등에서 국제전화로 전화를 쉽게 걸기 위해 상세한 번호를 안내한 것으로 보인다. 
 
즉 '011'은 국제전화 접속번호로 미국 등에서 국제전화를 걸 때 맨 앞에 눌러야 하는 번호이고, '82'는 한국국가번호, '2'는 서울의 지역번호, 그 뒤 7자리가 개별전화번호인데 만약 이 전화번호를 적은 사람이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특정된다면 그동안 bbk관련을 완강히 부인했던 그 동안의 주장을 정면에서 뒤짚는 결정적인 증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다.
 
법원 전문 필적 감정사..."세 군데서 유사점 발견된다"
 
안치용씨가 공개한 명함에 가필된 전화번호와 관련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각종 방문지에서 방명록에 써넣은 글씨와 비교해 보았을때 이 전화번호는 당시 이명박 씨가 직접 써넣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실제 한 포털사이트에 '이명박 방명록'으로 검색어를 넣은 후 이미지를 검색했을때 얻어지는 수 많은 이미지 가운데 두 개의 방명록 서명 내용 가운데 숫자 부분만을 가져와 명함에 쓰여져 있는 숫자를 육안으로 비교했을때 '6'자와 '9'자에서 확연히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 
 
또 한 전문 문서감정사도 이 같은 이미지에 대해 세가지 점에서 유사점이 발견된다며 이 글씨가 이명박 본인이 글씨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위의 빨간색 사각 부분은 안치용씨가 공개한 명함에 수기로 가필되어 있는 전화번호. 밑의 사각 두개의 날자 이미지는 이명박 대통령이 각각 해당날자에 방명록에 서명한 글씨 가운데 숫자부분만 따로 떼서 이를 비교하기 위해 합성한 이미지다.  ⓒ 추광규 
 
중앙인영필적감정원 고주홍 원장은 12일 오후 기자가 보낸 이미지를 가지고 육안으로 판단한 결과 "보내주신 이미지는 감정을 하기에는 여러가지로 대조가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도, "'6'자의 마무리 감아도는 필획의 처리 및 '7'자의 1획으로 구성된 필순, '9'자의 기필에서 마무리되는 필획 처리에서 유사 특징이 관찰된다"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고 원장은 정확한 판단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첫째, 사본인 점, 둘째, 필기구 및 필기 조건의 심리적인 상태, 셋째, 대조하기에는 단순한 숫자이며, 그 중에서도 '8, 5'자가 대조 필적이 부족한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개략적인 검토 결과를 기자에게 보내왔다.
 
고 원장은 "'1'자의 기필에서 종필에 이르는 기울기 구성, '2'자는 감아도는 필순의 방향 구성,  '3'자의 경사 구성에 대한 기울기 각도 처리 및 숫자 연결의 자연스러운 조형미 구성 등에서 차이점,
 
'6'자의 마무리 감아도는 필획의 처리 및 '7'자의 1획으로 구성된 필순, '9'자의 기필에서 마무리되는 필획 처리에서 유사 특징이 관찰되나, 단순한 여러가지 차이와 유사 특징의 혼재되어 관찰되는 점으로 보아, 감정의 결과를 논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장춘 전 대사가 명함을 공개했을 때 이명박 대통령 측은 이 대통령이 대표이사였던 LKe뱅크가 BBK와 EBK의 지주회사였던 만큼 김경준 씨가 임의로 이런 명함이나 홍보물을 만들었을 수 있으나 실제 사용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한바 있다.
 
BBK 관련 의혹을 수사한 정호영 특별검사팀은 지난 2008년 2월21일 수사결과 발표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당시)이 2001년 5월 이장춘 전 대사에게 'BBK 명함'을 줬다는 주장에 대해 당선인은 당시에는 김경준씨와 결별한 이후로 그런 명함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면서, "명함 사용 사실을 인정한다고 해도 당선인이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및 법인자금 횡령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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