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번엔 '4대강 전도사' 낙하산 공천
'무상급식 반대론자'도 공천, 새누리 공천 '태산명동 서일필'
2012-03-18 07:59:36           

새누리당이 '4대강 전도사'와 '무상급식 반대운동가' 등에 대한 공천을 강행했다.

새누리당 공천위는 17일 밤까지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대구 중.남구(배영식 의원 지역구)에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을, 부산 해운대기장을(안경률 의원 지역구)에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를 투입키로 하는 등 32개 미확정 지역구 공천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공천위가 마지막 공천에서 그간 당내에서도 공천을 놓고 논란이 많은 인사들에 대한 공천을 강행했다는 점.

꼴찌로 탈락한 '4대강 전도사' 왜 전략공천?

대구 중남구에 내정된 김희국 전 차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아바타'로 4대강 반대단체들로부터 A급 낙선대상에 오른 인사다. 그는 지난 2009년 1월 '4대강 살리기 기획단' 단장으로 임명된 뒤 '4대강 살리기추진 부본부장' 등 4대강 사업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진두지휘했다. 이 대통령은 그의 공을 인정해 2010년 8월 국토부 2차관으로 승진시켰다. 

그가 애초 공천을 신청한 지역은 경북 군위.의성.청송이었으나 이 지역 신청자 5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꼴등'을 해 낙천했음에도 그를 당선 안정권인 대구로 지역구를 옮겨 전략공천, 가뜩이나 이달곤 정무수석의 '문자메시지' 들통으로 청와대 공천개입설이 파다한 가운데 이번데도 청와대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민주통합당에서는 일관되게 4대강 사업에 반대해온 박창근 관동대 교수에게 비례대표를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되고 있어, 4월 총선의 최대 전선 중 하나로 4대강사업이 급부상할 전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김두관 경남지사도 박 교수에게 비례대표 공천을 줘, 4대강사업을 총선과 대선의 핵심전선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앞서 '4대강 전도사' 이재오 의원에 대해서도 비대위의 강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천을 강행한 바 있다.

'무상급식 반대론자'도 공천 줘

하태경 열린북한방송대표 공천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지난 86년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한 뒤 전대협 조국통일위원회 간부로 일하며 두 차례 투옥되는 등 학생운동을 하다가 나중에 전향한 인사다. 

그는 특히 지난 해 8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강행했을 때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대변인을 맡아 무상급식 반대투쟁을 주도하며, 무상급식 반대에 미온적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등을 비난한 바 있다.

그는 또한 지난해말 박근혜 비대위가 출범하자 <조선일보> 주최로 열린 한 토론회에서 한나라당을 맹비난한 뒤, "곧 보수신당이 나온다. 이 당을 키워주어야 한다. 보수끼리 경쟁시켜야 우파가 대선에서 이길 수가 있다. 시민사회가 똘똘 뭉쳐서 저 무기력하고 무능한 한나라당을 박살내야 한다"며 보수신당론을 주장했으나 불과 두 달만에 새누리당에 슬그머니 비공개 공천을 신청했다.

이밖에 경기 과천.의왕(안상수 의원 지역구)에는 박요찬 변호사가 공천 후보로 내정됐다. 박 변호사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MB캠프에 정책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대표적 MB측근이다. 그는 이후 2008년 1월 'BBK 특검보'로 추천됐지만 "MB측근이 MB를 수사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여론의 비판을 받고 특검보 내정이 취소됐었다. 

또한 서초갑(이혜훈 의원 지역구)에는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서초을(고승덕 의원 지역구)에는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의 저자인 장승수 변호사가 공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남 벨트 현역 5명 중 유일호(송파갑) 의원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유일하게 살아남아 강남공천 기준에 대해 탈락 현역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후반 들어 반역사성, 성추문 인사 등에 대한 무더기 공천으로 비난을 자초했던 새누리당 공천은 결국 4대강 전도사, 무상급식 반대론자 공천으로 초라하게 막을 내린 모양새다. 한마디로 태산명동 서일필이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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