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찰 문건 대부분 전 정권때” …“웬 물귀신 작전”
등록 : 2012.03.31 17:19수정 : 2012.03.31 18:26

청와대 여야 특검요구 수용의지 표명
박근혜 “나도 당했다” 야당 “비겁한 정치”
 
청와대는 31일 새누리당의 민간인 사찰 파문 관련 특별검사 도입 제안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혔다. 다만, 권재진 법무 장관의 사퇴 요구와 관련해선 검찰 수사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인사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에 상관없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또 최근 폭로된 국무총리실의 사찰 사례 2600여 건의 80% 이상이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 이뤄진 것임을 주장하며, 총선을 앞둔 정치공세를 중단할 것을 야당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런 주장은 듣기도 민망한 책임 떠넘기기이자 불법 행위를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부도덕한 정권의 후안무치한 물귀신 작전”이라며 “참여정부로의 책임 떠넘기기로 국민적 분노에 기름을 끼얹는 실수”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상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박근혜 선대위원장 주재로 일일 현안회의를 열고, 사찰 사건에 대해 민주통합당에 특검 실시를 제안하고 권재진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를 꾸려 쇄신과 개혁을 해나가는 것도 이런 잘못되고 더러운 정치와 단절하겠다는 뜻이다.”라며 “잘못된 과거부터 뿌리뽑는 것이 정치 쇄신의 중요 과제”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에서 차량 유세에서 “어제 민간인 사찰 문건이 공개돼서 파문이 일고 있는데 저 역시 지난 정권과 현 정권에서 모두 저를 사찰했다는 언론보도가 여러 번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면서 “이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철저하게 수사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어떤 자리에 있던 사람이든 책임을 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특검이 당연히 도입돼야 할 사안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도 새누리당의 특검 제안에 대해서는 “청와대 하명 불법 사찰과 관련된 특검 도입이 여당의 공동 책임을 차단하는 정치적 꼼수가 되거나 검찰 수사의 시간 끌기 용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경계했다. 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선 “‘더러운 정치’와 단절을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만 살겠다는 ‘비겁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은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회동과 특검 제안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회피일 뿐 아니라 후폭풍을 차단하려는 정치적 꼼수”라고 지적했다. 자유선진당도 “새누리당이 현 정권과의 단절을 강조하기 위해 특검 제안 같은 물타기 발언을 하는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며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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