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지고 갈라지고…북한강 자전거 길 '누더기'
2013/03/21 11:03 송고

봄 되자 누더기로 변한 북한강 자전거 길

봄 되자 누더기로 변한 북한강 자전거 길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4대강 사업의 하나로 개설된 강원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의 북한강 자전거 길에서 행락객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이곳은 콘크리트 노면이 힘없이 부슬부슬 일어나는 박리현상으로 누더기가 됐다. 2013.3.21 <<지방기사 참조>> dmz@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dmzlife

이용자 "펑크날까 긴장…아스팔트로 재포장해야"
당국 "한파 때문인 박리현상…경기·충청서도 나타나"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4대강 사업의 하나로 개설한 북한강 자전거 길이 곳곳에서 부슬부슬 일어나는 현상이 나타나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최근 지인과 봄기운을 만끽하러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북한강 자전거 길을 달리던 주민 김한식(춘천시 신북읍) 씨는 골재인 뾰족한 자갈이 노출된 길을 마주하고 아찔했다.

그의 사이클 자전거는 MTB 자전거보다 안전에 취약해 펑크라도 나면 넘어져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 표면이 심하게 벗겨진 곳은 마치 비포장도로처럼 자전거를 떨리게 했다.

김 씨는 "자전거길이 1년 만에 부식돼 심하게 떨리는데다 뾰족한 것이 많아 펑크라도 나면 큰 사고로 이어질까 걱정"이라며 "시멘트가 염화칼슘에 약하다고 하지만 시멘트로 포장한 고속도로는 멀쩡한 걸로 봐서 이곳 자전거 길은 시멘트 배합 비율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염화칼슘에 취약한 콘크리트보다는 아스팔트로 다시 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콘크리트 노면이 일어나는 박리현상으로 인근 남산면 강촌리의 자전거도로는 누더기로 변했다.

누룽지처럼 콘크리트 표면이 벗겨지면서 자전거가 지날 때마다 모래처럼 부서져 먼지를 일으킨다.

콘크리트 부스러기가 널려 있는 커브에서는 급제동을 하면 미끄러져 다칠 가능성도 있다.

서울 목동에서 자전거를 타러 온 이정규 씨는 "넘어지면 다칠 확률이 높고, 먼지가 많이 날려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강 누더기 자전거 길은 이상기온 탓'
'북한강 누더기 자전거 길은 이상기온 탓'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4대강 사업의 하나로 개설된 강원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의 북한강 자전거 길이 노면이 일어나는 박리현상으로 누더기로 변하자 관계기관이 보완 시공을 검토 중이라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시멘트 배합 등 시공에 문제가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13.3.21 <<지방기사 참조>> dmz@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dmzlife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로 관리를 넘겨받은 춘천시는 2~3일에 한 번씩 벗겨진 콘크리트 부스러기를 빗자루로 쓸어내고 있다.
지난해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됐던 의암호 자전거 길은 일부 구간에서 내려앉아 턱이 생겼고, 틈이 벌어졌다.

원주국토관리청은 시공상의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지난 겨울 한파 때 도로에 뿌린 염화칼슘이 자전거 도로에 유입돼 박리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자전거 길의 박리현상은 강원도 북한강 뿐만 아니라 경기도, 충청 일부 등 추운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봄을 맞아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행락객이 급증하자 원주국토관리청은 북한강 지역과 의암호 자전거 도로 곳곳에 '이상 한파에 따른 보완 시공 검토'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원주국토관리청의 한 관계자는 "자전거 길의 표면이 부슬부슬 일어나는 박리현상은 28년 만의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던 이번 겨울 인접한 도로에 뿌린 염화칼슘 때문에 발생한 염해나 동해로 추정된다"면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보낸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자전거 길이 심하게 벌어진 의암호 신매대교 구간은 관리 기관이 최근 보완공사를 했다.

하지만 서둘러 공사를 하다 보니 커브길을 비춰주는 반사경에는 콘크리트가 시야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주변에는 공사하는 사람들이 버린 음료 캔과 장갑도 널려 있었다.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북한강 유역 자전거 도로는 2011년 11월 춘천시 의암호와 강촌, 화천군 화천읍 구간 등 3개 지역에 75㎞가 조성됐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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