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주도한 ‘MB맨’ 
권도엽 전 장관, 교통대 총장 유력
등록 : 2013.04.17 21:45

추천위서 1순위 후보로 뽑혀 
교육부 검증뒤 대통령이 결정 
시민단체 “국민여론 맞선 인물”

4대강 장관으로 불리는 ‘엠비(MB)맨’ 권도엽(60) 전 국토해양부 장관이 퇴임 한달 만에 한국교통대 총장 후보 1순위로 뽑혔다.
한국교통대 총장 추천위원회는 권 전 장관을 1순위, 박준훈(56) 첨단과학기술대학 제어계측공학과 교수를 2순위 총장 임용 후보자로 뽑아 교육부에 추천했다고 17일 밝혔다. 교육부가 두 후보를 검증한 뒤 대통령이 최종 결정한다.

권 전 장관과 박 교수는 15~16일 교수·직원 등이 참여하는 후보자 선호도 조사에서 2순위 안에 들었으며, 17일 학교 안팎의 추천위원 48명으로 이뤄진 추천위원회에서 소견 발표, 토론 등을 통해 최종 후보에 올랐다. 두 후보는 이날 추천위원회가 연 토론과 표결 끝에 권 전 장관이 23표, 박 교수가 20표를 얻었다. 권 전 장관과 함께 총장 후보로 등록했던 이봉화(60)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은 선호도 조사에서 2순위 안에 들지 못해 탈락했다.

권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가 누누이 강조했던 ‘섬김’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권 전 장관은 ‘약속을 지키는 섬김의 리더십, 확실한 재정 확보를 통한 힘있는 대학, 국공립 대학 톱5 진입’ 등을 약속했다. 그는 소견 발표에서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의 다양한 재정 지원 사업을 유치해 종합적이고 균형있는 연구 재정을 확충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부 부처 수장 경력 등을 에둘러 내세웠다. 권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국토부 1차관에 임명됐으며, 2011년 6월 장관으로 임명돼 지난달 11일 퇴임했다. 퇴임사에서 “4대강 사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평가가 좋아질 것이다. 그동안 반대를 위한 반대 때문에 힘겨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교수는 1991년 5월부터 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원조 교통대인’을 앞세웠다. 박 교수는 ‘전국 대학 30위권, 교육역량 20위권, 발전기금 100억 조성, 3개 캠퍼스 융합발전’ 등을 약속했다. 박 교수는 소견 발표에서 “대학에 몸담은 23년 동안 마음에 품었던 대학 발전을 이루려고 총장에 나섰다. 겸손한 자세로 권위를 버리고 가장 낮은 총장으로 있다가 4년 뒤 평교수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대학 구성원들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장관 재직 시절 4대강 사업을 주도해 국민 여론과 반대에 섰던 인물이 퇴임 한달 만에 지성의 요람인 대학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 대학 운영도 장관 시절처럼 독단적으로 밀어붙일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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