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둑 사업 '뻥튀기'> ①허위 준공검사
(전주·장수=연합뉴스) 이윤승 홍인철 김동철 기자 2013/04/18 11:05 송고

아직도 공사 중인 장수 용림저수지
아직도 공사 중인 장수 용림저수지
(장수=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4대강 사업 중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맡은 한국 농어촌공사가 공사가 끝나지 않은 저수지들에 대해 허위로 준공처리,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가 끝났다던 전북 장수군 용림저수지 공사현장에는 아직도 취수시설 공사 등이 진행 중이다. 2013.4.18 <지방기사 참고> sollenso@yna.co.kr

농어촌공사, 실적 급급해 서둘러 준공검사
공사비도 미리 지급…"전반적인 감사 필요"

<※편집자 주 =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과 함께 시작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맡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실적을 올리려고 허위로 준공검사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기업의 도덕성과 신뢰도에 타격을 입히고 대형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이번 사업의 실체와 문제점을 ①허위 준공검사 ②준공검사 뒤에도 공사 ③무너진 코리안드림 등 3편으로 나눠 일괄 송고합니다.>

4대강 사업 중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맡은 농어촌공사가 공정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저수지들을 허위로 준공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임기 내에 4대강 사업을 마치고자 '속도'를 강조한 이명박 정부의 방침에 맞춰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의 농어촌공사가 실적을 제멋대로 조작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허위 준공검사는 전국에서 시행된 다른 저수지 사업장에서도 발생했을 수 있는데다 공사 지연에 따른 공사비 증가 등도 예상돼 전반적인 감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전북도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홍수를 조절하고 충분한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부터 총 3천300억원을 들여 도내 15곳에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벌였다. 환경파괴 논란에도 4대강 사업의 하나로 강행된 도내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15개 지구 중 6개가 이명박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12년에 맞춰 준공처리됐다.

서류상으로 준공된 도내 6곳은 장수군의 천천, 지소, 대곡, 용림을 비롯해 진안군의 신반월, 남원시의 금풍저수지다. 나머지 9개 지구 중 6개는 올해, 3개는 2015년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지 확인 결과 준공처리된 6개 저수지 중 절반이 사업의 핵심인 취수시설(취수탑), 이설도로 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농어촌공사는 이들 저수지의 공사가 끝난 것처럼 세부 공정에 대한 서류를 허위로 꾸며 준공처리하고 농식품부에 거짓 보고를 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저수기 둑 높이기 사업의 성과를 발표, 국민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농식품부로부터 공사비를 이월 받은 전북도 역시 농어촌공사의 이 같은 허위 준공검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준공 시점에 맞춰 시공업체에 공사비를 모두 집행했다. 이에 따라 이미 공사비를 받은 시공업체가 부도나거나 갑자기 철수하면 이 같은 공사마저 중단돼 자칫 경주 산대저수지 둑 붕괴와 같은 대형사고도 우려된다.

아직도 공사 중인 장수 지소저수지
아직도 공사 중인 장수 지소저수지
(장수=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4대강 사업 중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맡은 한국 농어촌공사가 공사가 끝나지 않은 저수지들에 대해 허위로 준공처리,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가 끝났다던 전북 장수군 지소저수지 공사현장에는 아직도 이설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2013.4.18 <지방기사 참고> sollenso@yna.co.kr

특히 장수군 용림, 지소저수지는 둑 높이기의 핵심인 취수시설과 이설도로 공사가 끝나지 않아 준공된 지 4개월째인 이날까지 근로자와 장비 등이 총동원돼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더군다나 2010년 7월 시작된 덕유산국립공원 자락의 지소저수지는 2012년12월 공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준공처리됐으나 한달 전인 11월에서야 이설도로에 대한 용지보상이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11월에 보상하고 한 달 만에 저수지를 휘감는 도로 공사를 모두 끝낸 것으로 허위 처리한 셈이다.

현장 근로자들은 "덕유산 자락은 겨우내 눈이 오는 바람에 산에 도로를 내는 이설도로 공사는 최근까지 아예 착공조차 못했다"면서 "최근 비포장 상태의 도로 공사를 막 시작하는데 (이 저수지 사업이) 준공처리됐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제멋대로 밀어붙이니 4대강 사업하면서 사람들이 수십명이나 죽어나가지…"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달 인근 장남저수지에서 취수탑 가물막이 철거 작업을 벌이던 4명의 근로자가 건축자재가 무너지는 바람에 저수지에 빠져 이 가운데 2명이 숨진 사고를 상기했다. 또 준공처리된 이들 저수지의 산 비탈면에 대한 사방공사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산사태는 물론 환경파괴도 우려돼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이들 저수지는 공사 준공을 한 지 100일을 넘겼지만,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인 탓에 전북도에 최종 사업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 저수지 둑을 높이려면 주변 환경 등을 고려, 10년 안팎이 걸리는데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이번 사업은 불과 2∼3년에 준공, 언제라도 부실공사에 따른 대형 재해 우려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는 전국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커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인 감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농어촌공사는 "공사기간이 촉박했고 저수지 물을 활용하는데 별 이상이 없이 서둘러 준공처리했다. 허위 준공처리한 것을 인정하며 결론적으로 공기업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시인했다.

ichong@yna.co.kr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