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둑 사업 '뻥튀기'> ②준공검사 뒤에도 공사
(장수=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2013/04/18 11:05 송고

장수 지소저수지는 공사 중
장수 지소저수지는 공사 중
(장수=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4대강 사업 중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맡은 한국 농어촌공사가 공사가 끝나지 않은 저수지들에 대해 허위로 준공처리,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가 끝났다던 전북 장수군 지소저수지 공사현장에는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3.4.18 <지방기사 참고> sollenso@yna.co.kr

장수군 지소저수지 둑높이기 작년 12월 준공검사
'준공' 뒤에도 중장비 굉음…산사태 등 붕괴위험

16일 오전 전북 전주에서 승용차로 출발한 지 1시간 남짓 흘러 도착한 '저수지 둑 높이기 공사 현장. 가파른 도로를 따라 올라간 전북 장수군 지소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현장에는 육중한 모습의 덤프트럭들이 굉음을 울리며 나타나기 시작했다. 벚나무 사이로 흙을 실어나르는 덤프트럭과 터를 다지는 굴착기 등 중장비들이 굉음을 토해내며 둑 높이기 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멀리 굴착기 두 대만 꿈쩍 않는다. 누군가 굴착기 엔진덮개를 열고 뭔가 만지고 있다. 한쪽에선 굴착기가 토사와 자갈을 채취해 덤프트럭에 실었고, 덤프트럭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굴착기는 저수지 물에 닿을 듯 말 듯한 지점에까지 접근해 있었다. 

조금만 뒤로 밀리면 저수지에 빠질 듯 위태로웠다. 하지만 안전장치는 눈에 띄지 않았다. 굴착기 기사 중에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고를 예방하려면 덤프트럭을 굴착기 앞까지 안내하는 유도인력이 꼭 배치돼야 하는데도 어디에서도 유도인력은 보이지 않았다. 저수지 주변 야산은 가파르게 깎아 산사태 등 붕괴 위험성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아직도 공사 중인 장수 지소저수지
아직도 공사 중인 장수 지소저수지
(장수=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4대강 사업 중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맡은 한국 농어촌공사가 공사가 끝나지 않은 저수지들에 대해 허위로 준공처리,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가 끝났다던 전북 장수군 지소저수지 공사현장에는 아직도 이설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2013.4.18 <지방기사 참고> sollenso@yna.co.kr

"위험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굴착기 기사 누구도 답을 하지 않았다. 언론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심산인 듯 보였다. 남덕유산 등산로와 토옥동 계곡에 인접한 지소저수지는 기존 둑을 5m 높이면서 추가로 102만㎥의 저수량을 늘리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곳은 '서류상' 공사를 마친 곳이다. 지소저수지는 둑 높이기의 핵심인 취수시설과 이설도로 공사가 끝나지 않아 '준공검사'를 받은 지 4개월째인 이날까지 근로자와 장비 등이 동원돼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2010년 7월 시작된 지소저수지 둑 높이기 공사는 2012년 12월 공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준공처리됐으나 한달 전인 11월에서야 이설도로에 대한 용지보상이 끝났다. 11월에 보상하고 한달 만에 저수지를 휘감는 도로 공사를 모두 끝낸 것으로 허위 처리한 셈이다.

저수지 둑 높이기는 대표적인 농업 분야 4대강 사업이다. 가뭄 때면 용수가 부족하거나 홍수 피해가 많은 저수지의 둑을 5∼15m 이상 높이는 게 주목적이다.

이 사업은 애초 목적인 홍수 예방과 농업용수 확보와는 상관없는 4대강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셌다. 이처럼 각종 중장비들로 고문당한 지소저수지는 봄이 와도 봄의 말을 하지 못하고 신음소리만 내는 중이었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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