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가 떠넘긴 빚갚느라 이자 늘어 
청계재단 장학금 2년째 줄었다
등록 : 2013.05.02 08:26 수정 : 2013.05.02 08:58

지난해 4억6천여만원…21% 감소
수혜자도 2년간 447→305명으로
“부동산 처분 등 사업의지 보여야”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9년 사재를 출연해 만든 장학재단인 청계재단의 장학금 지급 액수가 2년째 계속 줄어들고, 장학금 수혜자 수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재단이 이 전 대통령의 빚을 갚기 위해 빌린 대출금의 이자는 늘어나고 있다.

1일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 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청계재단의 ‘2012년 결산공시’를 보면, 재단이 학생들에게 준 장학금 액수가 2012년 4억6060만원으로, 2011년 5억7865만원에 비해 20.5% 감소했다. 2010년의 6억1915만원에 비해선 25.7% 감소한 것이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수도 지난해 305명으로, 2011년 408명, 2010년 447명에 비해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장학금이 줄어든 표면적인 이유는 이 전 대통령의 사위 조현범(41)씨가 사장으로 있는 한국타이어가 2010~2011년 해마다 3억원씩 내던 기부금을 지난해 끊었기 때문이다. 2012년엔 한국타이어를 포함해 어떤 곳에서도 재단에 기부금을 내지 않았다.

재단이 보유한 ㈜다스 지분에 대해 지난해 처음으로 배당을 받고 임대료 수입도 늘렸지만, 장학금 지급액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지난해 다스가 처음으로 주주에게 배당금을 줘, 재단은 보유중인 다스 지분 5%(비상장주식 1만4900주, 평가액 101억38000만원)에 대해 배당금 1억3112만원을 받았다. 이 주식은 2010년 사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의 부인 권영미씨가 같은해 11월 남편 김씨가 보유했던 다스 주식을 재단에 넘긴 것이다. 또한 재단은 지난해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 등 3개 건물에서 임대료·관리비를 2011년보다 6300만원가량 더 벌었다.

재단이 장학금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 전 대통령이 떠넘긴 빚 때문이다. 2008년 이 전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1717-1 건물과 토지를 담보로 우리은행으로부터 30억원을 빌려 천신일 전 세중나모 회장에게 진 빚을 갚았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이 건물을 재단에 출연하면서 빚까지 함께 넘겼다. 재단은 이 전 대통령의 빚을 갚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받은 50억원을 갚지 못하고 이자만 매년 내고 있다. 이자는 매년 증가해 2010년 2억6372만원, 2011년 2억7950만원, 지난해 2억9169만원으로 늘었다.

재단이 430억원에 이르는 자산을 일부 팔아 빚을 갚는 길이 있지만, 재단에선 부동산 시세가 좋지 않아 팔지 못하겠다며 매각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교육청이 청계재단의 50억원 대출을 승인하면서 2012년 9월까지 채무를 갚도록 조건을 붙였지만, 결국 갚지 못해 채무 상환일을 2015년 11월1일로 3년 연장받았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다스가 준 배당금 1억3112만원은 주식 평가액의 1.3%에 불과해, 차라리 주식을 팔아 빚을 갚고 나머지는 은행에 넣어 3~4% 이자를 받는 편이 장학재단으로서 책무를 이행하는 길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진후 진보정의당 국회의원은 “재단이 책임은 방기한 채 이 전 대통령의 빚을 갚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교육청은 재단이 부동산을 처분해 장학사업을 확대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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